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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이치는 강가에서
온다 리쿠 지음, 오근영 옮김 / 노블마인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처음으로 온다리쿠의 소설을 보았다. 그리고 난 그녀에게 반해버렸다. 그녀의 대표작인 "밤의 피크닉"을 꼭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책은 끝까지 보게 만드는 재미가 있었다. 처음엔 10대 소녀들의 여름 이야기 정도로 생각했는데 갑자기 미스테리한 일들이 펼쳐져서 그 뒷이야기가 너무도 궁금하게 만들었다. 조금만 읽고 자야지 하는 생각으로 펼쳐들었는데 결국은 끝까지 다 보게 만들었으니 작가의 유려한 글솜씨는 내게 무척이나 인상적 이었다.
순수하고 밝은 성격의 마리코는 어느날 짧은 인사만 하고 지내던 선배 가스미 에게서 합숙 제의를 받게 된다. 연극제에 쓸 무대배경을 그리는 작업을 위해 일주일 정도 가스미의 집에서 합숙을 하며 작업을 하자는 그 제의는 평소 가스미와 그녀의 단짝친구인 요시노 선배를 동경해온 마리코에겐 실로 가슴벅찬 사건이었다. 하지만 들뜬 마리코에게 친구 마오코는 지극히 질투가 섞인 충고를 하게 되는데 그 말인즉슨 그 선배들이 아무런 목적없이 너를 초대할리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갑자기 나타난 한 남학생은 가즈미와 얽히지 말라는 이상한 말을 하게되니 웬지 안좋은 일이 일어날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단순히 배경그림을 그리기위해 합숙을 하는건줄 알았는데 가스미와 요시노, 그리고 가스미의 사촌인 쓰키히코와 그의 친구인 아키오미까지 참가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점점 미스테리한 쪽으로 흘러가게 된다. 평범한 고등학생들의 평범한 일상과 이야기가 오가는게 아니라 가끔씩 뭔가 숨기고 있는 분위기를 풍기는 이들의 이야기는 조마조마 하다. 영문을 모르는 마리코에게 아키오미는 어린시절의 일을 기억해 나라고 하고,서로 연관이 없어보였던 이들 5명이 유년시절에 하나의 사건으로 이어진 관계라는게 드러나게 되는 등 이야기는 대체 무엇이 진실이고 이들이 말하는 그 "사건"이라는게 무엇인지 궁금하게 만든다.
그리고 책의 화자는 마리코에서 요시노로, 그리고 마오코로 이동하게 되면서 서서히 진실에 접근해 가게 된다. 어린시절 가스미 엄마의 죽음이라는 사건을 통해 그 진실을 밝혀내려고 하고 결국은 서로의 이야기를 종합해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하지만 진실이라고 믿었던 그 추리가 완전히 빗나가게 되면서 다시한번 충격을 준다. 책을 덮고나서도 쉽사리 잊혀지지 않은 이야기였다. 각 인물들에 대한 섬세한 관찰과 묘사, 그리고 진실이 무엇인지 궁금하게 만들다가도 나중엔 진실보다는 인물들의 행동에 더 관심이 가게 만들었던 작품이었다. 섬세한 소녀적 감성의 추리소설이라고 해야할까. 아니면 성장소설 이라고 해야할까. 한가지 분명한건 내가 이 작가의 글솜씨에 반해버렸다는 것이다. 정말..반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