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休
반지인 지음 / 마음길(도서출판마음길,마음길어린이)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사계절이 오롯히 담긴 이 책은 제목 그대로 휴식같은 책이다.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에 비할게 무엇이 있을까. 자연이 주는 안정감과 평안감을 주는게 무엇이 있을까. 뚜렷한 사계절이 흐르는 동안 아름답고 싱싱한 색상을 머금은 풀과 꽃과 나무, 하늘 그리고 길. 우리가 사는 이 땅이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구나 라는걸 새삼스레 깨닫게 되었다.

세밀하고 자세하게 찍히는 디지털 사진보다는 사람 냄새와 삶의 냄새가 폴폴 풍기는 아날로그 적인 사진이 더 맘에 든다. 전문 작가가 찍은 예술같이 멋진 사진보다는 아마추어가 찍은, 그래서 촛점은 맞지 않더라도 친근한 사진이 좋다. 책 속의 사진은 인공적인 냄새가 배제되고 자연스럽고 친숙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계속 봐도 질리지가 않는다. 질리지 않기 때문에 읽었던 페이지를 계속 들춰보게 되고 봤던 사진을 계속해서 보게 된다. 이거 꽤 중독성 있다.

특히 "꽃" 사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 조차도 이 책에 들어있는 다양한 꽃 사진은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아무리 사진을 잘 찍는다 해도 꽃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과 그 향기는 온전히 사진속에 담을수 없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 책만은 달랐다. 예쁘고 화려하게 손질되진 않았지만 담벼락을 수놓은 장미 꽃에 마음이 흔들렸고, 바람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아카시아 나무가 향기로워 보였고, 땅바닥에 떨어진 능소화가 아름다워 보였다. 이렇게 사진으로 보는데도 그향기와 아름다움이 느껴지는데 직접 그 향기를 맡고 그 꽃길을 눈으로 본다면 어떨까.

사진과 곁들어진 짧다면 짧은 글들은 참 "착했다". 저자는 참으로 고운 심성을 가진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연을 담은 사진과 조화롭게 자극적 이지도 않고 날 선 느낌도 들지않는, 정말 자연을 담은 글 이었다. 사진 보다 튀지도, 그렇다고 사진이 주는 느낌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뒤떨어지지도 않는 조화로운 글. 책과 같이 온 음악 씨디를 이어폰을 통해 들으면서 책을 보다가 스르르 잠이 들 뻔 했다. 아마 그대로 잠들었다면 정말로 편안하고 깊은 잠을 잤을지도 모른다. 책이 주는 평안과 휴식같은 여유로움을 느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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