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요! Mr.코치 - 당신의 인생을 소중하게 바꾸어줄 Mr.코치의 인생 상담!
짐 스테픈 지음, 이수정 옮김 / 에이지21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면서 살아온것 같은데 막상 제대로 해낸게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을때의 허무함이란! 내가 하고자 하는 목표를 위해 노력한것 같은데 점점 더 그 목표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꿈을 잡기위해, 내가 꿈꾸었던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면 할수록 더 힘들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 그래서 쉽게 지치고 낙담하고 좌절하게 된다. 이게 아닌데..내가 원하던 삶은 이게 아닌데 하면서 말이다.

레이와 캐롤 부부도 나와 같은 입장에 놓여있다. 회사 일이 끝나고 집으로 가는 내내 레이의 기분은 그야말로 처참했다. 하루 동안 정신없이 바쁘게 일했지만 막상 퇴근 시간이 되면 일이 줄어든게 아니라 더 늘어나 있었고 그로인한 짜증을 가족들에게 풀고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심정을 아내 캐롤에게 털어놓았는데 놀랍게도 캐롤 또한 힘들어 하고 있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자기 시간이 없어지고 해야 할 일은 많아 레이 못지않게 삶의 의욕을 잃고있었던 것이다.

하루 일이 끝나면 개운하고 뿌듯한게 아니라 새로 불어난 일 때문에 허탈하고 마음이 무거워지는 생활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었다. 그로 인해 짜증을 느끼게 되고 만족스럽지 못한 생활 때문에 좌절감이 생겼다. 그들이 꿈꾸었던 삶은 온데간데 없었고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할 시간도 부족했다. 삶에 대한 공허함이 느껴지는 그들은 결국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기 위해 레이와 캐롤은 자신들의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인 것이다.

자신들보다 더 힘든 여건 속에 있지만 언제나 즐겁게 사는 부부에게서 'MIN의 비밀' 이라는것을 알게 된 그들은 레이의 학창시절 코치인 에릭을 찾아가게 되고 서서히 변화를 겪게 된다.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것에 모든 행동을 맞출수 있다는 그의 말에 처음엔 의심을 품었지만 코치가 소개해준 사람들을 통해 그 효과를 알게되고 자신들도 몸소 그 효과를 체험하게 된다. '조화로운 사고가'로 살게 되면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도 전혀 다르게 반응할수 있게 되고 그들이 원하는 삶을 얻을수 있다는 것을 알게된 것이다.

우리들은 항상 많은 일거리에 치여 살고있다. 그리고 그로인해 좌절감을 겪게 된다. 이건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코치는 그 일들 중에서 자신의 가치,소망,욕구를 파악해 우선순위를 정한뒤 필요없거나 나중에 해도 될 일들은 미루라고 말한다. 그런 것들은 일단 휴지통에 넣어두고 자신이 오늘 할수 있는것들을 다 해낸다면 저녁때 좌절감 대신 성취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아주 사소하고 간단한 방법이지만 사람의 심리는 이렇게 하늘과 땅 차이가 된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파악하게 된다면 우리는 쓸모없는 것에 시간과 열정을 쏟지 않을수 있을 것이다. 그 대신 훨씬 더 중요하고 행복한 삶을 얻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니, 이게 무슨 영어야?! - 맨날맨날 틀리는 그 영어만 고치면 영어가 된다!
Chris Woo.Soo Kim 지음 / GenBook(젠북)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세상에, 정말 오 마이 갓! 이다. 우리가 일상 생활속에서 콩글리쉬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걸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많이 쓰일줄은 몰랐다. 그야말로 콩글리쉬의 범람이다. 우리가 쓰고있는 잘못된 영어표현을 외국인에게 한다면 당연히 대화가 될리 없다. 난 제대로 말한것 같은데 상대방 외국인의 머릿속엔 "???" 이라는 표시만 둥둥 떠다니고, 결국 답답하고 지리한 대화끝에 남는것은 크고 작은 오해 뿐 일것이다. 생각만해도 얼굴이 뜨거워지고 창피해진다.

그런 실수를 바로잡아주고 바른 영어표현을 알려주는 이 책은 나같은 영어초보자들에겐 딱 알맞은 책이다. 이제는 너무 익숙해진 콩글리쉬 때문에 어떤게 잘못된 표현이고 어느게 맞는건지 헷갈릴 정도였는데 이런 나의 궁금증을 속시원히 풀어주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영어단어 에서부터 가게의 영어간판, 영어가 쓰여진 티셔츠 에서도 콩글리쉬는 쉽게 목격된다. 이제 그런 콩글리쉬를 바른 영어표현으로 바꾸는것이 바로 영어 공부의 첫 단계가 아닐까 싶다.

우리가 애인이라는 뜻으로 알고있는 lover가 외국에선 "애인 외에 육체적인 관계를 맺는 사람"을 일컫는다는걸 알고 있었는가? 만약 이것을 몰랐다면 외국인 커플을 만났을때 큰 실수를 할수도 있을것이다. 또 샐러리맨,스포츠맨 이라는 말을 많이하는데 이 말을 듣는 외국인은 슈퍼맨이나 배트맨같은 만화속 슈퍼히어로를 떠올란다고 한다. 콩글리쉬의 대표적인 예인 화이팅을 비롯해 수많은 콩글리쉬가 우리의 영어 실력을 가로막고 외국인과의 대화를 어렵게 만든다.

특히 독일어,프랑스어 등에서 유래한 단어들이 많이 쓰이고 있는데 내가 그동안 영어단어라고 생각해왔던 것들이 많아서 정말 많이 놀랐다. 맥주를 파는 호프집의 호프는 독일어, 루즈는 프랑스어,그리고 우리가 날마다 사용하는 스킨과 로션도 콩글리쉬라고 하니 놀랄수밖에. 그리고 우리의 콩글리쉬처럼 일본에도 장글리쉬가 있는데 이런 장글리쉬를 우리가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 마후라,빤스,잠바,쓰레빠 등등 말이다.

영어 공부를 많이 하고 잘 아는 사람들은 이런 것들을 다 알고있기 때문에 이 책에서 얻을수 있는게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영어라면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즐겁게 공부할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준다. 벅차지 않게 만들어주고 즐겁게 흥미를 돋구어주니 머리아픈 영어가 아니라 즐거운 영어를 알려준다. 또한 풍부한 사진자료와 지루하지 않게 느끼게 해주는 재미있는 상황그림은 책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쉽고 재미있고 즐거운 영어책은 실로 오랜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들지 않는 진주
이시다 이라 지음, 박승애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이시다 이라 에게 원하는 이야기는, 그에게서 듣고싶은 이야기는 이런 시시하고 뻔하디 뻔한 사랑이야기가 아니었다. 게다가 공감도 안될뿐더러 깊이도 없는 이런 이야기는 더더욱 아니었다. 작가에 대한 믿음과 실망이 계속 반복되어지는데 이 작품은 또 다시 내게 실망감을 안겼다.[LAST] 라는 작품으로 굉장히 특별한 작가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그게 아니라는 생각마저 든다. 아니면 그가 잘 쓸수 있는 이야기는 [LAST]나 [이케부크로 웨스트게이트 파크]같은 작품이지 SF소설인 [블루타워]나 이 책 처럼 사랑이야기는 아닌것 같다.

갱년기 후유증을 앓고있는 45세의 중년 여성과 영화 감독 지망생인 28살의 젊은 청년의 사랑 이야기는 17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 차이를 생각하면 꽤나 파격적이다. 하지만 그 소재를 적절하게 살리지도 못했고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할만큼 공감가는 이야기를 보여주지도 못했다. 여주인공인 사요코가 겪는 갱년기의 우울증과 핫플래시라는 후유증은 충분히 고통스러운 경험임을 이해한다. 그렇지만 그녀가 계속해서 보여주는 자기연민은 솔직히 같은 여자가 봐도 못봐줄 정도이다. 흐르는 세월을 왜 그토록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는 걸까.

마흔 다섯 살. 더이상 젊지도 않고 거울을 보면 자글자글한 주름과 탱탱하지못한 피부, 축 늘어진 뱃살을 가지는게 당연하다면 당연한 나이다. 그리고 사요코가 느끼는 절망감은 당연한 것이고 감정이 예민한 사람이라면 우울증에 걸릴수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이 여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런 자기 연민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젊은이들의 생기발랄함과 자신의 모습을 비교하고 질투하고 절망하기에만 바쁜 모습이다. 이런 모습은 전혀 매력적이지도 않을 뿐더러 짜증만 불러 일으킨다.

그리고 사요코가 17살의 연하를 만나고 진정한 사랑(글쎄,내가 보기엔 사랑보다는 욕망인것 같다. 그리고 젊은 사람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를 붙잡고 싶어하고 갖고싶어하는 심리로밖엔 보이지 않는다.)을 하게 되면 겉모습에 덜 치중할줄 알았다. 하지만 그녀는 겉으로는 새롭게 변화된것처럼 보이지만 내가보기엔 그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검은 사요코에서 하얀 사요코로 변화하는게 내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는 말이다. 오래된 로프들을 보면서 세월이 흘러 겉모습은 낡고 변했지만 그것이 가지고 있는 본 모습은 그대로라고 말하는 그녀지만 정작 그말을 자기 자신에겐 적용하지 못한다. 계속 나이를 의식하는 그녀. 아직 덜 자란 어른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주 가는 까페의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는 모토키와 부딪히고 결국 그와 사귀게 되는 과정도 너무 급작스러워서 쉽게 공감이 되지 않았다. 특히 사요코가 만나고 있던 불륜상대가 모토키 앞에서 사요코와의 섹스 체위에 대해서 말하는 장면은 솔직히 뜨악스러웠다. 불륜상대의 말에 놀랐던것 보단 그 후 모토키의 반응이 놀라웠는데 보통 이런 경우라면 당황해하고 분노를 느끼는 사요코에게 위로의 말을 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모토키는 불륜남이 아는것을 자신도 알고싶다고 말한다. 즉 당신과 자고싶다는 말이다. 아직 정식으로 사귀는 것도 아니고 그런쪽으로 진지하게 얘기해본적도 없는데 이런 말을 서슴없이 하다니 솔직히 예상밖의 말이었다.

만약 내가 이런 일을 겪었다면, 특히 은근히 마음에 두고있던 연하의 남자앞에서 자신의 애인이 저런 말을 한다면 수치심에 눈물이 나고 분노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럴땐 따뜻한 위로의 말이 듣고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연하의 남자가 이런 상황에서 "당신의 모든것을 보고싶습니다."라고 말한다면 난 너무 황당하고 놀랄것이다. 그러나 사요코는 수치심에 떨던 모습을 금방 털어버리고 수줍은 소녀마냥 기뻐하면서 승낙한다. 내가 다른 사람과 다르게 반응하는건지, 아니면 이 커플이 이상한건지 정말 묻고싶을 지경이다.

17살이나 차이나는 커플에게 이별은 어쩌면 예정된 수순일지 모른다. 지금 이 순간은 서로에게 강하게 끌리고 행복할지 몰라도 결국엔 흐르는 세월을 막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자신의 나이에, 자신의 외모에 너무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요코라면 더더욱 그럴것이다. 항상 거울을 보면서 신경쓰고 걱정할테니까 말이다. 그런 걱정과 미래 때문에 사요코는 모토키의 미래를 위해 기꺼이 이별을 결심한다. 많이 봐오던 멜로 드라마 속 얘기처럼 말이다. 마지막 결말마저 상투적인 모습을 벗어나지 못한채 그렇게 재미없게 끝나버렸다. 이걸 과연 이시다 이라가 썼나 하는 의심마저 드는, 정말 너무도 실망스러운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립스틱 정글 1
캔디스 부쉬넬 지음, 서남희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빽빽이 들어선 빌딩들이 꼭 립스틱들이 숲을 이룬 것처럼 보인다는 뉴욕은 여자들이 살아남고 지배도 할수있는,세계에서 몇 안되는 멋진 도시이다.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인 빅토리,니코,웬디는 뉴욕에서 자신들만의 커리어를 쌓으며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꿈을 위해 힘차게 나아가고 있다. 마흔이 넘은 그녀들은 어느정도 안정적인 생활을 해나가고 있고 최고의 자리에 올라와있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 속에서 안주하는 삶이란 곧 패배를 의미한다. 살아남기위해,자신의 꿈을 위해,그리고 빼놓을수 없는 사랑을 위해 3명의 여성은 치열하게 살아간다.

의류 디자이너 빅토리는 이번 봄 컬렉션에 모든것을 쏟아부었다.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이미지를 탈피해 새로운 변화를 꾀했고 그녀는 이 변화에 도박을 걸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녀의 디자인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것은 곧바로 수입의 하락으로 이어졌다. 새로운 도전을 하지않고 지금까지 대중에게 사랑받아온 디자인을 계속하면 사업은 안정되겠지만 그건 곧 디자이너로서의 끝을 의미한다. 이건 남자와 여자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젝트가 난관에 부딪치고 지금까지 이룩해낸 모든것이 사라질수도 있는 현실은 누구에게나 닥쳐올수 있는 문제다. 

셋 중에서 가장 야심차 보이는 니코는 마흔 둘의 나이에 첫사랑같은 가슴 설렘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남편이 있고 아이가 있는 그녀에게 다가온 사랑은 다름아닌 연하의 젊은 모델이었다. 세상이 피곤하고 권태로운 삶 속에서 찾아온 젊은 남자와의 육체적인 사랑은 그녀를 그녀답지 않게 만들었다. 평소의 그녀라면 절대 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설레지도 않았을텐데 말이다. 그리고 일 에서도 그녀는 상사와 경쟁을 해야한다.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자신보다 능력이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높은 자리에 앉아있는 그를 물리치고 더 높은곳으로 오르고 싶어한다. 그런 상황에서 불륜은 그녀에게 독이 될수도 있다.

빅토리, 니코보다 더 공감이 가는 캐릭터인 웬디는 12년간의 결혼생활로 아이 셋을 얻고 능력없는 남편 뒷바라지를 하고 있다. 잘생긴 남편을 사랑하는 그녀는 남편의 기를 꺽지 않기위해 애쓰고 있고 지금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돈을 벌지 않는 남편을 대신해 하루종일 일하느라 아이들과 같이 놀아주지 못하는게 아쉽지만 그녀는 자신의 가정이 완벽하다고 느낀다. 남편이 이혼을 요구해오기 전까진 말이다. 하지만 이런 힘든 상황을 이해해줄거라 믿었던 웬디의 어머니는 오히려 딸을 질책한다.

"네가 그렇게까지 성공할 필요가 있었니?"라고 묻는 웬디 어머니의 말은 대다수 사람들이 은연중에 내비치는 진심이 아닐까 싶다. 남편보다 더 성공하는 여성들에게 쏟아지는 질투의 시선과 남편의 자존심을 짓뭉갠다는 평가는 성공한 여성들에게 따라붙는 꼬리표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엔 (남편이 돈을 벌어 아내를 부양하는 경우)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뼈가 으스러져라 열심히 일해왔지만 남편은 자신의 수고는 알아주지도 않은채 돈을 흥청망청 쓰고 아이들은 엄마 보다 아빠를 더 잘 따르는 상황에서 웬디는 절망한다.

또 그녀가 하는 일에선 오랫동안 준비해온 영화가 감독과의 불화로 어려운 지경에 처하게 된다. 가정과 일 모두에서 어려움을 겪고있는 웬디의 모습은 어째 남 일 같지가 않다. 빅토리와 니코,그리고 웬디가 겪는 일들은 직장 여성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물론 화려하고 부유한 생활을 하고있는 그녀들과 비슷한 점은 없지만 일을 하는 여성으로서, 그리고 사랑을 하는 여성으로서의 모습은 우리와 별반 차이가 없어보인다. 그리고 작가는 [섹스 앤 시티]와 마찬가지로 여성들의 삶을 콕 콕 잘 집어내서 보여준다.

다만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동양인에 대한 묘사가 불쾌했다는 점이었다. 중국풍 잠옷에 그려진 강아지를 보고는 중국인들은 인간의 절친한 친구를 잡아먹는걸 가장 좋아한다는 말을 하는데,동양하면 떠오르는게 개고기 밖에 없는건지 절로 한숨이 나왔다. 그리고 빅토리의 일본 바이어의 모습과 일본 여성의 모습은 너무 극단적으로 비춰진다. 특히 일본 여성을 너무 수동적이고 비개성적으로 묘사하는게 심히 거슬렸다. 그런 부분만 없었다면 더 즐겁게 봤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강하게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슬롯 - 2007년 제3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신경진 지음 / 문이당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카지노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라스베가스의 화려하고 거대한 축제같은 모습과 도박으로 전 재산을 탕진하고 최악의 상황까지 몰린 사람들의 모습이다. 동전의 양면처럼 극과 극의 상황이 같이 공존하는 곳. 사람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슬롯머신 앞에 앉아 도박을 하지만 결과는 언제나 역시나다. 간혹 터지는 잭팟으로 어마어마한 돈을 버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바로 내 이야기가 될수있다고 믿는 사람들, 아니면 그저 본전생각 때문에 스스로 불구덩이에 들어가는걸 알면서도 멈출수 없는 사람들을 보면서 난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도박을 답답한 일상을 벗어나게 해주는 잠깐의 유흥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소액의 돈으로 잠깐의 스릴을 얻고 깨끗하게 돌아서는 사람들 말이다. 하지만 카지노를 단지 레저로 즐기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그런 사람들은 일반 직장인들이 받는 한달 월급을 몇분만에 잃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는 재력을 가진 사람들일 것이다. 하지만 그들도 윤미의 말처럼 결국은 도박에 중독될수 있다. 도박에 빠지는건 시간이 차이일 뿐 결국은 다 똑같은 길을 가게 되니까 말이다.
 
사람들이 카지노를 가는 이유는 돈을 따기 위해서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로또 한장을 사면서 일주일동안 가슴 설레며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것처럼 그들도 잭팟이라는 로또에 당첨되길 바라면서 게임을 한다. 하지만 카지노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돈을 잃을거라는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차라리 몇푼 되지 않는 이자를 받을지언정 은행에 고이 모셔두면 원금이라도 잃지않을것이다. 그런데 굳이 카지노에 가서 돈을 쏟아붓고 그 순간부터 그 돈은 자신의 손에서 영영 사라지게 된다는걸 사람들은 너무도 잘 알고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핑크빛 미래를 꿈꾸며, 혹시나 하는 기대를 품고 카지노에 들어간다.
 
국가에서 합법적으로 도박을 인정하는 곳인 카지노. 이곳에 주인공과 그의 옛 여자친구인 수진이 오게된다. 그런데 이들의 방문 목적이 꽤나 독특하다. 남편과 이혼하게 된 수진은 주인공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가진 10억을 카지노에서 모두 다 써버리고 싶다고 말한다. 아마 위자료로 받았을법한 엄청난 돈을 그녀는 잃기를 원하고 이 무모한 계획에 주인공이 동참하게 된다. 그 또한 자신의 돈을 잃기위해 카지노로 향한 것이다. 돈을 얻기위해서가 아니라 처음부터 잃기위해 간 그들의 휴가 계획과 옛 연인이라는 조금은 이상한 관계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자극적이고 흥미진진해 보이는 모습과는 달리 소설은 시종일관 차분하게 진행된다. 카지노의 현란하고 화려한 겉모습은 거의 없고 주인공의 심리상태와 그 속에서 만나는 인물들과의 관계에 중점을 두고있기 때문이다. 꽤나 평범한 인생을 살고있는듯한 주인공의 모습처럼 이야기는 심심하기 그지없다. 거칠지도 멋있지도 않고 환호와 흥분도 없었다. 그저 카지노라는 거대한 기업안에서 기생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피곤한 모습만이 있을 뿐 이었다. 사람들의 피와 땀으로 점점 더 거대해져가는 공룡같은 모습의 카지노의 모습만..
 
10억을 다 써버리겠다며 온 수진이 결국 이 곳에 온 이유가 밝혀지고 너무나 싱겁게도 BMW를 타며 떠나는 모습과,어린 나이에 카지노 세계로 들어온 윤미의 모습,그리고 많은 돈을 잃어버려 더이상 어찌할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른 명혜어머니의 모습은 카지노가 만들어낸 씁쓸함 이었다. 이처럼 돈을 잃기위해 카지노에 온 주인공의 도박과 주변 여자에 관한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어떠한 흥분도없이 조용하고 우울했다. 책 속의 카지노는 시끌벅적하고 시끄러운 모습이 아닌, 피곤하고 우울한 얼굴로 기계적인 동작을 반복하며 도박을 하는 재미없는 공간이었다. 이 책만 읽으면 카지노에 절대 가지 않을것 같다. 차라리 내가 사는 이 일상이 더 치열하고 재밌을것 같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