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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재발견 - 과대평가와 과소평가 사이에서 제자리 찾기
이우광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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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우리에게 복잡한 감정으로 다가오는 나라이다. 과거 역사의 쓰라린 아픔은 일본과의 경쟁에선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의식을 고취시키고, 경제 문화등 모든 방면에서 자존심 대결을 펼치기도 한다. 같은 아시아 국가로서 동반 성장을 꿈꾸고 평화를 위해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역사적 감정의 앙금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웃나라와 앙숙이 아닌 나라가 어디 있겠냐만은, 나쁜 점 보다는 좋은 점을 더 많이 보고 배워야 할 건 잘 취하는게 어떨까 싶다. 확실히 일본의 사회가 흘러가는 모습중엔 우리에게 낯익은게 많고, 유행되는게 빠른 속도로 한국에 넘어오니 더 이상 남의 나라 일이 아닌 것 같다.
일본의 '하류'현상으로 인해 생긴 프리터와 니트족 이라는 용어도 낯설지 않은데, 한국의 청년 실업과 다른 점은 일본 젊은이들이 자발적으로 비정규직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장기불황의 여파가 아닐까 싶지만 경제 호황기에도 줄지 않고, 정규직이 싫어서 선택했기에 고용불안 문제도 아니다. 배우지 않을 권리를 주장하고 책임지는 것을 싫어하는 일본 젊은이들의 사고방식의 문제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줄어들지 않을거라고 분석한다.
이렇듯 삶에 대한 의욕이 낮은 일본의 젊은이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젊은층과 장년층에 따라 다를 것 같다. 젊은 층은 이해를 하고 동질감을 갖게 되는 반면, 윗 세대들은 풍족한 경제 상황에서 제대로 일하지 않고 책임지려는 일도 거부하는 이들이 이상하게 보일테니 말이다. 비정규직이 많기 때문에 소비 형태도 다른데, 윗 세대들이 자동차와 값비싼 보석과 취미 등을 통해 자신의 부를 과시하고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소비를 했다면 지금의 젊은이들은 버는 것이 적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것만 사고 대부분은 저축을 한다. 즉 남에게 보이기 위한 소비엔 돈을 안 쓰지만 자신의 쾌적한 생활과 납득하는 수준의 실질소비엔 지갑을 연다는 것이다.
이런 초식성 소비, 자기 만족적 소비를 지향하는 젊은이들은 특히 '소셜 소비'에 많은 지출을 한다. 이들은 사회 공헌에 도움이 되는 상품에는 아낌없이 돈을 투자하고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필요 최소한의 생활 인 '미니멈 라이프'을 하는 젊은이들과 황혼 이혼을 하는 장년층 등 싱글들이 많은 사회의 특성을 이용한 기업의 마케팅도 점점 활성화되고 있다. 특히 소득 감소 추세인 젊은 층과 고령층에게 부담인 자동차를 안갖는 탈자동차 사회가 되면서 기업들에게 새로운 방향을 세울것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오타쿠 문화는 처음엔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이제는 전문가로 인식되면서, '쿨재팬'의 핵심 코드가 됐다. 만화뿐 아니라 드라마 영화 등 일본의 이미지 개선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망가는 일본 대중문화의 중심이 있다. 일본만화 '시마과장'이 60세가 된 해에 사장으로 취임했는데 이 뉴스가 일본의 주요 신분 뿐 아니라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에도 실렸으니 그 영향력은 꽤 크다고 할수 있다.
1장에선 일본의 하류현상에 대해 이야기 했다면 2장부터는 경제 전반에 대해서 분석해준다. 대부분이 익숙한 이야기 였지만, 귀담아 들을 내용도 많았다. 특히 한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의류업체 '유니클로'등을 비롯한 세계적인 브랜드의 성공 노하우와 경영 이념은 빨리 성공하려고 무리수를 두는 대신, 남들이 걷지 않거나 오랫동안 한 우물을 파는 뚝심등을 배울수 있었다. 일본을 양식진주산업의 대국으로 만든 미키모토 고키치,경영의 신으로 불리우는 마쓰시타 고노스케,극심한 불황속에서도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유니클로의 야나이 다다시는 불황을 기회로 삼을줄 알았다.
신뢰를 중요시 여기는 일본 기업의 독특한 특징은 많은 장점이 있어 보이는데, 이런 신뢰를 바탕으로 한 장기 거래는 기술 개발, 품질 개선, 비용 절감을 실현하고 서로의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믿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특히 세계적 부품, 소재 기업이 많은 것은 이런 시스템이 있었기에 생겨날수 있었다. 소재,부품 분야의 시장 점유율이 높고 마진 율도 높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뉴스를 보면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수출이 늘어났다고 하지만, 그 상품에 사용되는 부품들중 상당 부분이 일본을 비롯한 외국제가 많아 실제 이득은 그렇게 크지 않은것 같다. 더 경쟁력을 높이고 많은 이익을 내려고 한다면 우리나라 중소기업들과 손을 잡고 부품을 생산해야 되지 않나 싶다.
일본을 높게도, 그렇다고 낮게도 보지 않는 균형적인 시각을 유지하면서 좋은 이웃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