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의 기억법 - 영원한 것은 없지만, 오래 간직하는 방법은 있다.
김규형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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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를 쓰면서 매일을 기록하던 내가 일기를 끊게 된 순간이 있었다.

그게 바로 사진이었는데 사진으로 모든 걸 기록하기 시작했었다.

물건을 놓아주지 못해서 심리적으로 힘들어 하다가 우연히 발견했던 사진으로 남기기를 시작한 후로는 다행히도 조금씩 괜찮아졌다.

그래서인지 사진으로 거의 모든 것을 기록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모든 걸 사진으로 기억해내려고 하는 것 같았다.

사진으로는 오래도록 간직 할 수 있는 추억이 많기 때문이다.



어중간한 내가 참 싫었다. 저자의 글을 보니 나를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사진으로 무언가 해보려고 마음을 먹었고 진행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 내가 그것들을 손에서 멀리하고 있었다.

더는 머리 아프고 생각하기 싫어서 였던 것일까? 

그치만 나도 꾸준히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저자가 기록에 대한 글을 적었는데 그야말로 우리의 인생을 저장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 듯 했다.

메모는 예전의 내 생각을 저장하는 것이고 사진은 예전의 내가 본 시선을 스크린샷 하는 것과 같다는 글을 보니 말이다.

정말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저장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그냥 보내버린 적도 많았다.

그런 시간들이 아까웠다. 모든 것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것은 어찌보면 나에게 당연한 일이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것조차 손에서 놓아버린 것 같아서 내가 뭐가 그리도 바쁘기에 내 하루를 기록하고 느끼는 것을 버리고 지냈나 싶었다.


봄이라는 글이 유독 나를 설레게 했다.

2020년을 많이 답답하고 지친 상태로 마무리를 했고 또 2021년을 시작하면서 뭔가 새해를 시작하는 느낌이 없었기 때문이었을까.

계절에 대한 기대감이 엄청 낮아진 탓에 무미건조해진 내 마음에 초록색 봉투가 들어온 것 같다.

저자의 글로 인해서 이번 봄은 조금 기다려지게 된 것 같다.

희망이 조금이나마 내 맘속에서 자라나는 것만 같다.



저자의 글과 함께 사진을 보니 저자와 함께 그 공간을 거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에필로그의 저자의 글을 읽고나서 나도 모든 순간을 기록하고 싶어졌다.

그 기록을 하는 이유는 그 순간의 나를 기억 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김규형 저자의 사진은 사진만으로도 한 눈에 반해서 인스타그램을 팔로우 하고 있었는데 저자의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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