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방세를 내러 주인집에 올라갔더니 등기우편이 왔다며 전해주었다.

열어보니 던킨 도너츠 브라우니 케잌 교환권 세장.

이게 우찌 생긴 케잌 교환권이냐는 지난 달로 거슬러 올라간다. 내가 자주 즐겨듣는 '김성주의 굿모닝 FM' 이란 라디오 프로그램에선 아침 7시 40분경 '퀴즈 진검승부'라는 코너를 한다. 청취자 두 사람을 전화로 연결해서 퀴즈를 풀고 승수를 쌓을 때마다 선물을 주는 것이다.

MBC 게시판에 들어가 장난삼아 신청을 했더니 연락이 왔다. 출연하라고 해서 좋아라 했다. 전날 신문 두개를 사서 꼼꼼히 읽고, 다음 / 네이버 / 엠파스에 들어가서 최근 인기검색어를 샅샅이 훑었다.

그리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아침 일찍 사무실로 출근하여 방송국에서 오는 전화를 받았다. 신기하게도 별로 떨리지는 않았다. 라디오를 들을 수도 없고 단지 유선으로 흘러나오는 소리만 듣게 되니, 실감이 안났다.

암튼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그날 패배했다. 3문제 중 두 문제를 먼저 맞춰야 하는데, 난 한 문제밖에 풀지 못했다. 그날따라 문제가 정말 어려웠다. 어려워 봤자라고? 진짜다.. 몇몇 지인들에게 그날 나온 퀴즈를 내보았지만 제대로 맞추는 사람이 없었단 말이다.. -.-

아무튼 난 그날 이후로 '퀴즈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이 생겼다. 예전에 좋아라 맞추던 아침의 '퀴즈 진검 승부' 듣기가 괴롭다. 오늘 나온 세 문제도 모두 출연자들보다 먼저 맞췄다. 내가 출연한 날 문제는 그렇게 어렵더니...T.T

패자는 말이 없다고 했지만,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건 사실이다. 한번만 더 기회를 준다면 잘할 수 있을 것도 같지만... 아니야. 그랬다가 또 지기라도 하면 '난 안되나봐.. 재수없는 애인가봐' 하며 심각한 징크스가 생길지도 모르니까.. 미련을 버리자.

'퀴즈에 대한 안 좋은 추억'도 버리고, 케잌이나 맛나게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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