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동료 2인의 추천을 받고 [마스터 앤 커맨더]를 DVD로 빌려 봤다.

[마스터 앤 커맨더]는 마스터이자 커맨더인 오브리 함장(러셀 크로우 분)이 프랑스 함대 아케론 호를 격침하라는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분투한다는 내용의 해양 영화이다.

영화는 시종 오브리 함장이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197 명의 대원들을 어떻게 이끌고 위기를 극복했는가에 초점을 맞춘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리더십의 교과서' 같은 영화라고나 할까.

그런데 문제는 이 '리더십의 교과서'라는 말이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말 뜻 그대로라는 데 있다. 영화는 마치 <겅호!> 또는 <하이파이브>와 같은 자기계발서를 읽듯이 197명의 대원이 목표를 완수하는 데 있어 일어날 수 있는 위기, 그리고 대처 방안을 나열하고 있다. 내용을 분해하여 단락을 나누고 싶을 정도이다.

Chapter 1. 공동의 목표를 팀원들에게 자각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Chapter 2. 부관이 팀원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할 때 리더는 어떻게 조언해야 하는가?
Chapter 2. 가장 믿었던 동료가 자신의 리더십에 대해 불신을 표출할 때, 리더는 얼마만큼 단호해야 하는가?
Chapter 4.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회의주의가 팽배해 있을 때에 리더는 이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교과서는 이렇게 리더십의 항목을 어마어마한 세트와 고증된 역사 속에 끼워 하나씩 보여준다. 왜 예시를 보여주기만 했을까? 러셀 크로우가 잠깐식 연기를 멈추고 부연 설명이라도 곁들여 주었으면 더 좋았을 걸. 온통 카리스마로 휘감은 러셀 크로우가 부하들을 향해 일갈하고는 카메라를 향해 말한다. "이럴 때 리더는 이렇게, 저렇게, 요렇게 행동하여 팀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목표를 향해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믿거나, 말거나... "

십 몇 년의 학교 경험으로 미루어 보건대, 교과서들은 대략 재미있지 않다. 학창 시절 버릇이 도졌나? 실은 영화를 보다가 중간에 30분 이상을 졸아서 영화를 제대로 봤다할 수도 없다. (하긴 난 영화를 보다 자주 졸기는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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