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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7집 - The Livelong Day [재발매]
이승철 노래 / 티엔터테인먼트/코너스톤 / 2006년 4월
평점 :
귀밑 단발머리 중학교 시절, 어린 내 맘을 설레게 한 남자 중 한명이 바로 가수 이승철이다.
난 '희야'가 포함되어 있는 이승철의 1집 [안녕이라고 말하지마]를 늘어질 때까지 듣고 또 들었다. 나의 이름이 '희'로 끝난다는 이유 하나로 '이 노래는 오빠가 날 위해 만든 것'이라는 환상에 빠져 허우적 거렸다. 이승철이 그 애절한 목소리로 '희야~ 날 좀 바라봐~'를 부를 때 전국의 'OO희'들 중 최소 35만 2천명 정도는 '오빠아악~'을 외쳤을 것이다. 난 지금도 '희야'가 포함된 이승철의 1집 앨범을 한국 가요사에 큰 획을 그은 명반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희야'는 부활의 1집 앨범 타이틀곡이다. 하지만 그때 부활은 잘 몰랐다.) 지금 찾아보니, 당시 이승철의 1집에는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마지막 나의 모습', '잠도 오지 않는 밤에'와 같은 그야말로 주옥 같은 명곡들이 줄줄이 들어 있다.
그러던 이승철이 십 몇 년 모진 생명력을 자랑하며, 일곱번째 정규 앨범을 냈다. 타이틀 곡은 '긴 하루'.
마술모자를 쓰고 있는 앨범 쟈켓 속의 이승철의 외모는 예전에 비하면 볼품 없지만 (아저씨다.. 그 누구도 피할 수 없지만. ^^; ) 이승철의 애절하고 감미로운 목소리만은 여전하다. 오히려 과거에 비하면 기교가 줄어 담백한 맛까지 느껴진다.
인트로에 바로 이어지는 두번째 트렉 '신의 질투'는 피아노와 현악기의 조화 속에 장중하게 흐른다. 첫 노래부터 무게를 확실히 잡아 주어서인지 다음 노래부터는 편하게 들을 수가 있다. 타이틀 곡인 '긴 하루'는 약간은 평이한 듯도 싶지만, 들을수록 맛이 난다.
한국 가요계가 어렵다는데, MP3 때문에 가수들이 앨범을 팔아서는 돈을 못번다던데.. 이승철이 이만큼 자리를 지켜주어서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10년 후, 20년 후에도 그 감미로운 목소리로 인생을, 사랑을 노래해주길. 나의 추억과 함께 아름답게 채색되는 가수로 남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