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빈치 코드 - 전2권 세트
댄 브라운 지음, 양선아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나도 읽었다. <다빈치 코드>. 이미 많은 분들이 <다빈치 코드>를 읽고 난 감상을 정확하고 성실하게 써주셔서 첨언할 게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냥 넘어가기 아쉬우니 몇자 남기기로 한다.

우선 소설로서의 <다빈치 코드>는 평이한 수준이라 하겠다. 비밀이 풀려가는 과정이나, 갈등과 반전의 지점, 그리고 인물의 묘사는 전형적인 편이라 신선한 맛은 없었다.

다만 흥미로웠던 것은 '성배'와 '예수'에 대한 새로운 시각의 설명이었을 것이다. 책을 읽고 호기심이 발동하여 인터넷을 여기저기 뒤져 찾아보니 막달라 마리아에 대한 재평가는 과거에도 있었던 듯 싶다. 마틴 스콜세지의 영화 <예수의 마지막 유혹>에서도 예수가 신의 아들 자리를 버리고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하여 세속적인 인간으로 살아가는 묘사가 나온다고 하니 말이다.

하지만 다빈치 코드에서는 대담하게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히기 전, 이미 그는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한 상태였고,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의 아기를 임신한 상태였다고 말한다. 게다가 그는 자신이 죽고 난 후, 교회 재건이라는 임무를 막달라 마리아에게 남겨, 베드로를 비롯한 제자들로 하여금 막달라 마리아에 대한 질시를 일으킨다.

이러한 기독교에 숨겨진 '여성'의 의미를 드러낸 부분은 나를 흡족하게 하였다. 미술, 음악, 건축 등 다양한 문화영역에서 여성주의의 시선으로 재발견하는 작업이 이루어지는 이때에 종교 역시, 이러한 시선을 피해가기는 힘들 것이다. (심지어 소설에서는 '예수는 페미니스트였다'라고 딱 집어 단정짓기도 하는데, 이건 좀 오바라고 느껴짐)

소설은 나름대로 종교, 미술, 역사에 관한 온갖 지식과 암호학, 기호학의 가지들을 버무려 매력적인 스토리를 만들어 냈다. 책을 읽다가 등장하는 그림과 역사적 사실을 찾아보기 위해 중간 중간 독서를 멈춰야 했다. 네이버 검색창에 '시온수도회'를 치고 찾아보니 검색 예측 단어로 '시온', '암굴의 마돈나', '프리메이슨', '오푸스데이', '다빈치코드'가 나온다. 나 같은 사람들이 이미 꽤나 있었던 모양이다. ^^

많은 분들 평가대로, 돈이 아깝거나 지루하지는 않다. 다만 위에서도 지적하였듯 사건의 전개나 캐릭터의 묘사에 번뜩이는 무언가, 2%의 부족이 아쉬움을 남긴다.

p.s.(프린세스 소피? ^^) 책을 읽는데, 마침 OCN 에서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 편을 해준다. 이 영화 역시 '성배'를 찾아나서는 존스 부자의 모험을 그리고 있다. 영화에서의 '성배'는 정말 있었다. 수천 년에 걸쳐 기사들에 의해 지켜져 오고 있었으며, 성배는 으리으리한 보석잔이 아니라 나무잔이었다. 예수의 아버지가 목수인 데서 착안한 것이다. 정말 기독교 문화에서 성배의 존재란, 비밀스런 역사를 찾는 원정의 대상으로 남아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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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inara 2004-06-27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인디아나 존스..최후의 성전보고 다빈치코드가 생각나서 웃었습니다..^^
다빈치코드는 너무나 뻔한 캐릭터의 주인공들때문에..조금 그렇긴 하죠?

mannerist 2004-06-27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악, 스포일러닷. -_-;

sunnyside 2004-06-28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죄송. 표시를 한다는 걸 깜박 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