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토이치 : 座頭市 - [할인행사]
기타노 다케시 감독 / 인트로미디어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기타노 다케시는 얼마나 좋을까?

그는 자기가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만들고, 맡고 싶은 역할을 만들어 연기를 한다. 연기도 했다하면 조연이 아니라 주인공만 하는데, 그가 주인공을 맡은 영화들은 보통 더큰 호평을 받곤 한다. 하나비, 소나티네, 키쿠지로의 여름이 그랬고, 이 영화 자토이치도 그러하다. 게다가 자토이치의 주인공은 얼마나 매력적인가? 그는 주사위 굴러가는 소리만 듣고도 이것이 홀인지 짝인지 귀신같이 알아맞히는가 하면, 냄새로 상대가 여자인지 남자인지 구별하고, 칼 뽑는 솜씨 또한 전광석화처럼 빠르다. 악의 두목의 두목까지 찾아가 철저하게 밟아주고는 또 다시 방랑자의 삶을 살아가는 자토이치는 강하다. 쿨하다. 멋진 남자다! 이 정도면 기타노 다케시가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본인이 연기를 하는 것인지, 멋진 연기를 하고 싶어서 멋진 영화를 만드는 것인지 헷갈리려 한다.

아무튼 '자토이치'는 색다르고 매력적인 영화였다. 전형적인 무협검객영화 같다가도 슬랩스틱적인 요소가 튀어나와 사람을 어이 없게 만들고, 마지막엔 갑자기 뮤지컬로 변모하며 온 출연자의 탭댄스로 경쾌한 대단원을 맞는다. 또한 영화의 중간 중간에 나오는 노동과 리듬의 만남도 매우 즐거웠는데, 밭에서의 곡괭이질, 목수의 망치 소리가 배경음악의 리듬과 절묘하게 맞어 떨어지는 것이다.

기타노 다케시. 프로필을 찾아보니 우리 나이로 쉰 하고도 예닐곱이 되더라. 말 그대로 낼 모레면 환갑인 나이에 그렇게 장난꾸러기 같을 수 있다는 것이 부럽다. 그의 재치와 감각이 환갑이 아니라 칠순 팔순까지 이어져 관객과 오랫동안 만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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