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EBS 에서 '사마귀'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았는데, 그 인상이 너무나 강렬하여 잊혀지지가 않는다.

사마귀는 이 지구상에서 가장 야수성이 강한 동물 중 하나일 것이다. 사마귀는 다른 곤충들을 사냥해서 먹고 산다. 곤충 뿐만 아니라 작은 개구리처럼 만만하다 싶은 상대는 모두 잡아먹는다.

사마귀는 배가 고파서 사냥하는 것이 아니다. 공격성을 본능으로 지니고 태어났기에, 아무리 배가 불러도 눈앞의 먹이를 그냥 보내주는 법이 없다. 

사마귀가 동족을 잡아먹는다는 이야기도 이미 유명하다. 교미를 끝낸 암컷은 수컷을 잡아먹어 교미에 소모한 에너지를 보충한다. 꼭 교미를 했을 때 뿐만 아니라, 보통 때에도 자기가 이길 수 있는 상대라면 동족상잔의 비극을 마다하지 않는다. 

사마귀의 앞다리를 보라. 오로지 사냥을 위해 발달한 도구다. 저 날카로운 톱니를 뻗어 먹이를 잡아챘을 때는 이미 게임은 90% 이상 끝난 것이다. 가끔 왕거미를 건드렸다가 성가신 거미줄에 혼쭐이 나 물러나는 경우는 있지만, 흔치 않다.

사마귀의 앞다리에 움짝달싹 못하게 된 먹이는 산채로 사마귀에 잡아먹힌다. 마취도 기절도 필요 없다. 사마귀는 오로지 살아있는 생명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니까.

생태계는 보면 볼수록 신비롭다. 조물주는 각각의 종에 생존할 수 있는 도구를 주었을 것이다. 스프링폭스에게는 빠른 다리를, 사자에게는 강한 이빨을, 박쥐에게는 어둠 속에서 날 수 있도록 초음파를 감지하는 힘을, 개미에게는 질서와 규율을, 그리고 사마귀에게는 야수성(공격성)을 주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면 늘 본원의 질문으로 돌아온다. 조물주는 인간에게 무엇을 주었을까? 커다란 뇌...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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