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글을 쓰지 않았다. 누군가의 글을 읽어내는 것도 어려웠다. 일상적으로 책을 주문하고, 책장을 뒤적이고, 무언가를 끄적거렸지만 머리 속에는 먼지만 쌓였다. 황정은의 소설집 <파씨의 입문>을 읽다가 불현듯 깨달았다.

 

글을 쓰지 않아서, 글을 쓰지 못하게 되어버렸구나.

영영, 글을 쓰지 못하게 되어버렸구나.

 

언제 다시 닫을지 모르는 방문을 열고, 오랫동안 보관해 두었던 낡은 파일들을 정리했지만, 이 곳은 아직 내 방이 아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