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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추석 

 

전날부터 흐린 날씨에 

위쪽은 물난리가 났단다. 

산소에만 가면 되는 추석은 

맏며느리인 나에게는 

보너스같은 것. 

딱 한 번  

비가 추적추적 오던 추석 

집에서 차례상을 차리게 되었을 때의 

그 번거로움이란... 

그러나 

나보다 더 

시어머니께서 비가 와도 산소에서 지내시겠단다. 

솔솔 내리는 비를 맞고 

산소로 떠나시고 

동서와 나는 시내 커피숍으로... 

시어머니가 되었건 

큰며느리가 되었건 

작은며느리가 되었건 

명절을 반기지 않는 건 

다 똑같다. 

반기는 사람없는 추석 

이제는 많은 변화가 필요한데 

꾸역꾸역 

전통이라는 허울좋은 이름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머지않아 

동서가 원하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바뀔지도 모르겠다 

물론 남자들은 아쉬워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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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 이회영 선생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드라마를 보았다. 

신채호, 김구 선생 만큼 알려지진 않았지만, 귀에 익은 이름이었다. 

우리 민족이 나라를 잃고 고통과 설움속에서 몸부림칠 때 

이회영 선생은 엄청난 재산을 처분하여 일가친척들을 데리고 

만주로 가셨다.  

그 유명한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하여 

젊은이들에게 자주독립의 중요성을 알리고  

자주독립을 위한 훈련을 체계적으로 시켰다. 

그러나 기세등등한 일제의 기는 꺾일줄 모르고 

이회영 선생의 가세는 기울기 시작했다. 

가족들은 모두 뿔뿔이 흩어지고 일제의 표적이 되어 

몸을 사릴 수 밖에 없었다. 

나라를 잃은 그 순간부터 독립을 위하여 뛰어왔던 선생이었지만 

굶어 죽어가고 있는 형님을 대하는 순간 

그 당당한 자세는 어디로 가고 

가문과 형제들에 대한 회한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비록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한 일이었다고는 하나, 형제들과 가문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죄, 갚을 길이 없습니다...라며 울부짖던 그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 지독한 일제 치하에서 우리 민족은 살아남았다. 

우당 이회영 선생같은 독립투사가 있었기 때문이고 

우리말과 글의 소중함을 잊지 않은 수많은 민초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36년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건만, 우리는 독립을 이루었다. 

다만, 우당 이회영 선생은 물론 온 백성들이 원하던 자주독립이 아니었기에 

우리 민족은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가 되어 

눈에 보이지도 않는 이념으로 대립각을 세우며 지금도 싸우고 있다. 

사상이 무엇이건간에 하나의 민족이 시시각각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고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난리가 나서 시체가 둥둥 떠내려와도 

구호물자를 보내기 위한 실리를 따져야하는 

우리는 지금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우당 선생이 그토록 바라던 우리 민족의 모습은 이런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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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노 소리, 가끔 멈춤

 

 

며칠째 찌뿌둥한 비

야금야금 내리고 있다.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

가끔은 멈추곤 하는

그것은 순진무구함.

 

며칠째 살짝살짝

쳐다보는 햇살

그 사이사이

비는 내리고

가득 쌓인 빨래.

 

시원한 가을 바람

사이사이에

찐득한 장마철 바람

삐질삐질 맘을 접고

켜지 못하는 에어컨.

 

멀리 초록빛 산에서

들려오는 매미 소리

가끔 아랫쪽 자동차소리

크고 작음이 확연히 드러나는

이순간  

그것은 잡음.

 

시간은 흐르고

피아노 연주 소리는

아름답기만 하다

그 선율만큼이나

세월은 밝음.

그러나 가끔 멈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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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ppo 2010-09-17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詩를 몰라서....뭐라 ^^
잘 읽어보고 떠납니다.....

아름드리 2010-09-25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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