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추석
전날부터 흐린 날씨에
위쪽은 물난리가 났단다.
산소에만 가면 되는 추석은
맏며느리인 나에게는
보너스같은 것.
딱 한 번
비가 추적추적 오던 추석
집에서 차례상을 차리게 되었을 때의
그 번거로움이란...
그러나
나보다 더
시어머니께서 비가 와도 산소에서 지내시겠단다.
솔솔 내리는 비를 맞고
산소로 떠나시고
동서와 나는 시내 커피숍으로...
시어머니가 되었건
큰며느리가 되었건
작은며느리가 되었건
명절을 반기지 않는 건
다 똑같다.
반기는 사람없는 추석
이제는 많은 변화가 필요한데
꾸역꾸역
전통이라는 허울좋은 이름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머지않아
동서가 원하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바뀔지도 모르겠다
물론 남자들은 아쉬워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