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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즈 비 Boys be
가쓰라 노조미 지음, 양윤옥 옮김 / 에이지21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50개의 작업실이 모여 있는 아틀리에 빌딩에서 두 주인공은 첫 만남을 가진다.
초등학교 6학년인 가와바타 하야토는 얼마 전, 엄마가 죽었다. 그에겐 어린 동생이 있는데 그 동생은 아틀리에 빌딩의 그림교실을 다닌다. 12세라는 유난히도 어린 나이의 그는 엄마를 잃은 슬픔을 느끼는 것도 잠시일 뿐, 어린 동생의 든든한 형이 되기 위해 슬픔을 감추도록 노력한다. 그의 최대 고민거리는 어린 동생에게 엄마의 죽음을 이해시키는 것.
하루종일 걱정만 달고 사는 그는 동생이 다니는 그림교실이 끝날 때까지 아틀리에 빌딩에서 동생이 끝나기만을 기다린다. 그곳에서 그는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한 등을 보게 된다. 그는 70세의 구두 직인인 소노다 에이조. 그런데 웬일인지, 자신의 곁엔 어느 누구도 가까이 다가올 수 없다는 기운을 내뿜고 있다. 그는 항상 멋진 구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그도 이제 늙은 것일까. 좀처럼 예전과 같은 멋진 구두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인간적인 관계는 늘 귀찮게만 느낀 소노다 에이조는 어느 날부터 인가 하야토가 신경이 쓰인다. 온종일 근심 가득한 표정의 어린 소년은 도대체 무엇이 걱정일까. 그렇게 서로는 가까워지게 되고, 서로의 고민을 해결해 나간다.
울지 않는 어린 형. 어떤 고난 앞에서도 어린 하야토는 울지 않았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대견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안쓰럽기도 했다. 초등학교 6학년이라는 나이는 결코 많지 않음에도, 형이니까 울지 않았다. 그렇게 강한 척만안해도 되니 한번쯤은 속시원하게 울어도 되는데. 라는 생각도 들었다.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또 그걸 동생에게 깨닫게 하기엔 그도 너무 어렸다. 그런 그를 보면서 책을 읽는 내내 나도 얼마나 울음을 참았던지.
하야토의 수많은 걱정 중 하나가, 엄마가 늘 해주던 푸딩과 똑같은 것을 동생에게 또 한번 맛 보게 해주고 싶어 한다. 그런 그를 도와주는 것은 역시 괴팍한 에이조. 그렇게 그들은 엄마가 만들어 준 하나뿐인 푸딩을 만들기 위해 한다. 그러면서 에이조는 사람들 사이에 있던 벽을 허물어 버린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도움 끝에 알게 된 엄마 푸딩은 슈퍼에서 파는 인스턴트 푸딩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엄마가 해줬던 푸딩이 슈퍼에서파는 간단히 만들 수 있는 인스턴트 푸딩이라는 사실에 하야토는 실망을 하지만, 그런 경험들을 통해 인생을 배워 나간다. 그 밖에 수많은 걱정과 그걸 해결해 나가며 많이 성장해 간다.
참 따듯한 책이다. 동생에게 엄마의 죽음에 대해 설명하려는 하야토와 그런 그에게 친구가 되어주며 함께 고민을 해결해 주는 에이조의 이야기. 또, 사람과는 어떠한 관계도 맺으려 하지 않는 에이조와 그런 그의 모습에서 자신의 아빠의 모습을 보는 하야토의 이야기. 어느 순간엔 가슴을 아리게 하고, 또 어떤 순간에 입가에 미소를 띄게 하는 책이었다. 그만큼 따뜻하고, 그만큼 아름다운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