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

이 책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
가쿠타 미쓰요 지음, 민경욱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7년 10월

제목을 보면서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이 있다. ‘이 책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말 단순하고 어처구니 없는 생각이지만, 또 너무도 당연한 생각이기도 했다. 이 책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의 내용은 간단하다. 한 편,한 편 다른 주인공들이 나와 모두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계속 자신의 주위를 멤도는 책이 있는가 하면, 우연히 만난 책도 있다. 또한, 어릴 적 훔친 책값을 훗날 작가가 되어 돌려주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주위에 있는 사사로운 일들이 책과의 특별한 만남으로 인해 더욱 특별하게 그려진다. 단지 그것뿐이다. 온통 책 이야기뿐이라는 것. 그것이 이 책을 더 특별하게 만들었다.

  내가 궁금해 했던 것. ‘과연 이 책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에 대한 해답은 없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엔 무척 실망했다. 아주 짧게 구성이 된 단편들로 인해 흐름도 많이 끊어졌던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책과의 좀 더 특별한 인연들을 상상했기 때문에 이렇게 사사로운 일들일 줄이야. 좀 더 특별한, 좀 더 특이한 이야기들 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이 책의 작가가 쓴 ‘대안의 그녀’라는 책을 불과 몇 달 전에 읽고 반해버린 적이 있다. 그 책 역시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 책 역시 사사로운 일상들을 담아내고 있었고, 읽을 당시엔 그 책을 별로 좋게 보지 않았다. 하지만 후에 그 책을 읽고 난 후 그 책에 대한 여운이 끝없이 생각나 한동안 그 책을 계속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 때의 그 일을 생각해보며 이 책도 언젠가 다시 꺼내볼 날이 오길 바란다. 그 땐 지금과 다른 느낌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