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무라카미 류 지음, 정윤아 옮김 / 문학수첩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무라카미 류 지음/ 정윤아 옮김/ 문학수첩


-흔하디 흔한 나의 이야기 들어 보실래요?


 

 무라카미 류라는 작가를 알게 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의 책들을 미친 듯이 찾아 읽는 광팬도 아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꼭 그의 작품을 제대로 읽어보겠노라! 다짐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신간을 만났다. 작고 아담한 사이즈의 단편소설을.



 

  책의 제목을 보고 있노라면 최근에 하는 드라마 ‘에어시티’가 생각난다. 뭐 책의 내용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듯하지만, 공항이라 하면 내겐 낯선 그런 곳이기 때문에. 떠오르는 것도 고작 그것뿐이었다. 참으로 무식하게도 공항 근처엔 얼씬도 해본 적이 없기에 공항이라는 소재만으로도 신비하게 다가왔다. 공항이라는 약간은 사무적이면서도 자유로운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과연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 사람들을 누군가 관찰하고 그들의 행동과 그에 따른 자신의 생각들을 가미해서 묘사하고 있다. 편의점, 술집, 노래방, 공항 등의 공통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다양한 곳에 많은 사람들이 있다. 단 한명의 주인공이 아닌, 매 편마다 나오는 사람들이 모두 주인공이었다. 비록 얼마 등장하지 않는 짧은 인물이라도 무라카미 류는 대단한 묘사력으로 인물 하나하나의 개성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작은 사이즈의 짧은 내용의 단편 소설집. 어떻게 보면 이 책의 대체적인 줄거리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책은 자유분방했다. 각 각 다른 장소에서 다른 인물이 과거의 일들을 회상하기도 하고, 자신의 꿈에 관해 논하기도 하였다. 아주 짧은 내용이었지만 그 내면에 있는 인물들의 감정이 충분히 다가왔다. 작은 벌레도 놓치지 않고, 인물의 표정 하나도 놓치지 않고 훌륭하게 묘사했다. 그만큼 무라카미 류의 글 솜씨는 기대이상으로 훌륭했다. 화려함으로 무장된 글이 아닌, 솔직한 글로 한 순간에 빨아드린 자유분방한 이 책. 비록 기쁨과 슬픔. 등의 자극적인 감정은 받지 못했지만 편안한 일상에서 느껴지는 감동은 훌륭했다.




 흔하디흔한 이야기들로 어디서나 누구는 한 번쯤은 있을 법한 이야기를 작가는 참 담백하게 그려냈다. 단편집이라는 특성 때문에 분량도 그리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읽는 동안 삶이라는 데에 감동을 느꼈다. 비록 많은 인물들은 서로 소통을 하지 않았지만, 한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소통을 했다. 입과 귀를 사용한 소통이 아닌, 눈으로 하는 소통을 말이다.


 

 지금부터 나의 이야기를 시작할까 한다. 지금 나는 나의 집 거실 안에서 컴퓨터를 앞에 두고 ‘공항에서’라는 책의 서평을 타이핑하고 있다. 바로 옆에선 드라마가 방영되는 프로가 tv에서 방영되고 있다. 밖에선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기분 또한 우울하다. 하지만 이런 흔하디흔한 나의 이야기를 누군가와 눈으로 소통하고 싶다. 흔하디 흔한 나의 이야기를 들어 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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