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인생은 로맨틱 코미디- 여자로 산다는 것은.
너무나 예쁜 표지이다. 마치 순정만화책을 집어든 것처럼. 매력적이고 예쁜 표지가 눈길을 끄는 책이다.
로맨틱 코미디. 여자들을 사로잡는 제목이다. 로맨틱함과 코미디함이 어우러져있는 소설. 과연 어떤 내용일까. 라는 호기심으로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여성의 심리를 사로잡을 만한 책이었다. 게다가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시나리오 작가이자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유브 갓 메일'을 연출한 여성 영화감독 노라 에프런의 에세이라는데 이만으로도 우리들의 관심을 받을만한 책의 조건을 만족하지 않았을까.
로맨틱 코미디. 이 책은 한 때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파리의 연인의 ‘박신양’처럼 로맨틱한 책일까. 아니면 배꼽잡고 쓰러질 정도의 코미디가 묻어난 소설일까. 이렇게 따로 본다면 이 책은 아마도 저 두가지 사항 모두 해당되지 않는 책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정말 제목 그대로 ‘로맨틱코미디’스러운 책이지. 그저 로맨틱하지도 코미딕한 책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 이 책의 내용은 어떤 것일까. 이 책의 내용을 한마디로 나타내자면 ‘여자들의 늙는 이야기.’라고 표현하겠다. 이 책은 말 그대로 60이 넘은 노라 에프런이 늙는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이다. 늙어가면서 늘어가는 목주름이나 자신의 집, 핸드백에 관한 이야기. 등등. 자신에겐 슬프게 느껴질 이야기들을 유쾌하게 담아내고 있는 이야기이다. 마지막으로 죽음과 병에 시달리는 친구와 자신의 이야기마저도 슬프면서도 유쾌하게 풀어낸 이야기이다.
‘로맨틱 코미디’ 이 책은 제목을 너무나도 잘 살려낸 이야기들로 구성이 되어있다. 하지만 내겐 조금 지루함이 느껴졌다. 목주름의 걱정도 없고, 뉴욕의 거리가 어떤 모습인지 알지 못하는 내겐 그런 유쾌함마저도 때론 지루하게 느껴졌다. 물론, 노라 에프런과 비슷한 연령대의 여성이라면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더 유쾌하게 읽지 않을까. 생각된다.
노라 에프런은 참 당당한 여성인 것 같다. 자신의 비밀마저도 이렇게 담담하게 써내려 갔으니 말이다. 조금도 망설임 없이 써내려간 것 같은 느낌이다. 그녀가 경고했던 목주름, 지금부터 관심을 갖고 관리를 해야 할 것 같다. 뭐, 아직은 그런 걱정은 없지만 말이다.
인생이라는 진부할 수도 있는 소재마저도 참 독특하게 담아낸 작가이다. 하기야 인생 뭐 별거 있냐. 긴지 짧은지는 알 수 없는 인생이지만, 앞으로 남은 인생 나도 로맥틱하고 코미디스럽게 살아볼 테다. 이 책의 저자가 알려준 것처럼, 아직 목주름 걱정이 없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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