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wup 2005-11-02  

뒤늦은 커밍아웃
먼저 아는 체 하려고 했는데, 머뭇대다가 선수를 빼앗겼습니다. 너무 다감하셔서, 놀랐습니다.^^ 인생은 타이밍이 중요한 거라고,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이 고스트 월드에서 이렇게 실체를 드러내는 순간들이, 저에겐 여전히 특별한 느낌입니다.
 
 
sudan 2005-11-02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이미지 바꾸셨네요. 사이드웨이.
마지막 장면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영화에요. 주인공 남자가 서둘러 집에 돌아가는 발걸음을 눈으로 쫓으면서, 어우, 저 아저씨 좋은 날을 기념하기 위해 아껴두었던 와인-슈발 블랑이었던가요?-을 저 날 저런 기분으로 마셔버리겠구나.. 하면서 안타까와했었죠. 과연, 패스트푸드점에 궁상맞게 혼자 앉아 햄버거를 먹으며 일회용 컵에 와인을 따라 홀짝거리던 그 표정은 정말이지. 흑.(이 부분에서, 빙긋 웃으시면서 말없이 공감해주신다면 고맙겠지만.) 아. 그래서 전 그 영화 이후로 누군가가 올해 본 영화 중 최고의 명장면이 뭐냐고 물어봐주기를 기다렸는데, 뭐 남은 올해는 두 달 뿐이고 그런거 물어보는 사람은 통 없고, 생각해보니 앞으로도 물어봐 줄 사람이 있을리 없고 해서, 저도 아끼던 와인 마셔버리는 심정으로-는 좀 과장이지만-나무님 서재이미지 보고 얘기를 좀 풀어봤어요. 뭔가를 자꾸 놓치고 사는 건 아닌가 싶은 시점에, 짠 하고 나타나셔서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다 말씀해주시다니. 씨익. 커밍 아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렇다면 누구인지 정체를 밝혀주시면 잘해드리겠다 했던 제 약속도 지켜야하겠어요. 잘 부탁드려요.

blowup 2005-11-03 0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빙긋 웃으며 말 없이 공감해요. 그 장면으로 저 영화가 완성되었다고 생각하거든요. 참. 저도 아직 못 본 영화인데, 제가 신뢰하는 몇몇 지인들이 이구동성으로 추천하는 영화가 <이터널 선샤인>이더라구요. 수단 님이 좋아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떻게 잘해주실지 두근두근 기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