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십 다운의 열한 마리 토끼 1 사계절 1318 문고 21
리처드 애덤스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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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개성이 다른 토끼들이 인간에 의해 서식지가 개발되면서, 함께 워터십 다운이라는 이상향을 향해 떠나며 겪는 모험을 그린 작품이다. 지도자인 개암, 군인 출신의 더벅머리, 신기한 예감을 지닌 닷째, 왕의 조카인 은배, 머리가 좋아 도구를 발명하는 머루, 이야기를 잘 하는 민들레 등의 토끼들은 모두의 생존을 위해 혼자 위험한 임무를 맡기도 하고, 협조하고, 희생하고, 각자의 역할을 맡으며 워터십 다운이라는 희망을 나눈다.

 

전쟁에 참전했던 작가는 자동차에서 이야기를 조르는 딸들에게 들려 주기 위해 이야기를 만들어 냈는데, 출판되자 곧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고 한다. 토끼의 모험이라는 판타지와 경험을 토대로 한 인간 공동체의 우화가 성공적으로 표현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이 작품은 인간과 자연에 대한 우화이기도 하며, 동물로 빗대어진 인간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토끼의 습성과 토끼 언어 등이 자세히 묘사되어 판타지의 세계 안으로 빠져들게 되며, 이들이 생존을 위해 벌이는 사건들은 인간 세계의 진실을 담고 있다.

 

토끼들의 세계는 미지의 것들로 둘러싸여 있고, 그것은 곧 위험을 뜻한다. 그 속에서 생존과 이상을 위해 귀를 쫑긋 세운 토끼들의 삶의 자세가 사뭇 인상적이다.

 

사족 :  생존을 위해 공동의 운명체가 된 토끼들 각자의 역할과 입장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사방이 미지의 위험으로 둘러싸인 가운데서도

  그들은  왜 한 발자국씩 전진하는가 하는 질문을 떠올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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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 - 3단계 문지아이들 10
게리 폴슨 지음, 박향주 옮김, 고광삼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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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은  미국의 한 시골에서 13살짜리 소년 엘든이 잘난 체하는 장난꾸러기 형과 부지런한 부모님, 고향과 젊은 시절을 그리워하며 똑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하는 할아버지들과 살아 가는 이야기이다. 이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각 계절마다 농가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아이들이 해야 하는 일들, 사람들의 이야기가 잔잔하게 그려진다. 그 과정에서 주인공 엘든은 사계절의 변화와 농사일, 소, 돼지를 잡는 역겨운 광경 등도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인다.

제목이 ‘겨울방’이듯이, 사계절 중에서 ‘겨울’이 가장 재미있고, 주제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겨울이 되면, 엘든의 식구들은 난롯불이 켜진 겨울방에 모여, 전설인지 경험담인지 모를 할아버지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겨울 동안 추위를 피해 한 곳에서 몸을 녹이며, 봄이 와 다시 씨를 뿌릴 때를 기다리며,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젊었을 때…”로 시작하는 이야기를 듣곤 하던 이 아이들에게 일어난 갈등은, 웨인 형이 어느날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믿지 않고서부터이다. 엘든의 형, 웨인은 굳게 믿었던 그 이야기들이 거짓이라고 외치며 눈물흘린다. 그것을 그 할아버지가 보게 되고, 엘든과 웨인은 불신에 빠진다. 그것은 할아버지 당신들의 인생과 꿈에 대한 부정이며,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말하는 ‘인생은 한번 살아볼 만한 것’이라는, 삶의 재미나 가능성에 대한 부정이다. 아이들의 눈물을 본 할아버지는 풀이 죽는다. 자신도 이미 늙어 젊은 시절의 이야기는 이미 거짓이 된지도 모른다는 실의에 빠진 것이다. 하지만 작품의 끝부분에서, 할아버지는 자신의 모든 기운을 모아, 벌목꾼으로서 도끼를 잡던 젊은 시절의 자신으로 돌아가 한번에 나무토막을 사이에 두고, 두 도끼를 마주쳐 보이는 묘기를 혼자 해 본다. 아이들은 통나무 벽 너머로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게 된다. 할아버지의 허풍은 거짓이 아니었다.

   

    겨울방은 꿈을 꾸고, 힘을 모으는 어린이의 시기와도 비슷하다. 농가의 생활과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흥미있고, 아이들의 발견이 뜻 깊게 느껴진다.

   

 

               사족 : 뉴 베리상을 두 번이나 수상했던 게리폴슨.

                   작가의 말 중에 한 부분 인용한다. 

                      “어린이들은 누구나 어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한다.

                      하지만 죽음을 맞아 보지 않고서는, 노인들이 굳세게 살아 낸 거친

                      삶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철든 어른이 되지 못한다.

                      엘든은 이 두 가지를 가장 성실하고 겸허하게 겪어낸다.

                      엘든은 이제 어린이가 아니라 작은 어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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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은 책상이다
페터 빅셀 지음, 이용숙 옮김 / 예담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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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어느날 갑자기 '책상을 책상'이라 부르는 변함없는 법칙에 진저리가 난다. 그는 책상을 양탄자라고, 신문은 침대라고, 울린다는 세워놓는다로 바꾸어 자신만의 언어를 창조한다.
그것은 즐거운 게임이었지만, 게임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그는 사람들의 언어를 잊어버린다. 급기야 그가 사람들의 언어를 이해하려면 번역(통역)이 필요하게 되고, 자연히 그는 소외된다. 아무도 그를 이해하지 못한다.

스위스의 대표적 현대작가인 빅셀은 간결한 우화를 통해 '언어와 소통의 문제'를 다룬다.  

 

사물과 언어, 그리고 타인과의 의사소통에 대해, 관계에 대해, 두고두고 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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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 앤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클레어 지퍼트.조디 리 그림, 김경미 옮김 / 시공주니어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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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없는 농부 오누이가 양자를 삼기 위해 사내 아이를 고아원에 부탁했더니, 일이 잘못되어 여자 아이가 오게 되었다. 그 아이가 빨간 머리 앤이다. 아마도 이 이야기는 만화와 축약본 등 줄거리는 익히 알려져 있다. 헌데 완역본을 읽자, 작품의 맛이 감칠 맛 나게 느껴졌다. 작품 전체는 감수성이 풍부한 한 고아 소녀가 우여곡절을 겪으며 성장하는 이야기로 시공사판은 모두 3권이다.

 

잘못 배달된 소포인 듯 커스버트 오누이를 난처하게 하였던 빨간 머리 앤은 이 오누이를 사로잡고, 사랑스런 아이로 남게 된다. 이 작품에서 눈 여겨 볼 것은 빨간 머리 앤이라는 캐릭터이다. 앤은 상상력과 끊임없는 수다와 격한 감정, 솔직한 표현 등으로 사람들과 갈등을 겪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웃음과 눈물을 안겨주기도 한다.

아이들이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빨간 머리 앤을 만나고, 이 아이가 어떤 이야기인지 알게 되고, 왜 그렇게 말이 많고 상상을 해대는지 이해하는 것 – 빨간 머리 앤이라는 한 아이를 만나는 것도 의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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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손님과 어머니 - 9, 다시 읽는 주요섭 다시 읽는 한국문학 25
주요섭 지음 / 맑은소리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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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손님과 어머니>는 1935년에 발표된 주요섭의 단편소설이다. 어머니와 사랑 손님 사이의 연정과 갈등을 어린 아이의 시선으로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옥희는 여섯 살 난 어린이로, 과부인 어머니와 단 둘이 산다. 사랑 손님은 죽은 어버지의 친구요 외삼촌의 친구이기도 한데, 이 동네에 학교 선생님으로 와서 옥희네 집에 하숙하게 된다. 어머니와 사랑 손님은 날이 갈수록 서로 마음이 끌리지만, 각자 자신의 위치를 지키고 그 시대의 관습에 순응하여 결국 헤어진다.

이 작품은 초등학교 고학년 어린이부터 읽을 수 있는, 몇 안되는 국내 단편소설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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