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의 트럼펫 - 지혜가 자라는 책꽂이 1 지혜가 자라는 책꽂이 1
엘윈 브룩스 화이트 지음, 프레드 마르셀리노 그림, 윤여숙 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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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참으로 어엿한 장애 백조 이야기다.

일러스트 또한 사랑스러워 집에 두고 보고 싶은 책이다.

다음은 내가 꼽는 이 책의 장점 세 가지!

 

* 목소리가 안나는 백조, 루이가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글을 배우고, 트럼펫을 연습하여 자신의 삶의 의의를 찾는 과정이 잘 나타나 있다. 

 

* 자식을 위해 절도를 저지르는 아버지, 아버지의 죄값을 치르기 위해 고민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자식의 모습 등 윤리적 갈등은 또 하나의 생각할 거리를 준다.

 

동물을 사랑하여 루이를 돕는 샘이라는 아이를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고, 그것을 열심히 하면서 기쁨을 느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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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놀이 - 우리들의 작문교실 003 우리들의 작문교실 14
현길언 지음, 이우범 그림 / 계수나무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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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말기의 제주도를 배경으로 초등학교 1학년 세철이네 가족 이야기. 전쟁의 참혹한 모습을 알려주는 이야기인 동시에 철부지 꼬마 세철이가 성숙해지는 모습을 그린 성장동화이다.
  일본의 침략 전쟁이 막바지에 이르렀던 당시,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 삼촌, 고모, 형과 함께 대가족을 이루고 사는 세철이는 세상 걱정 하나 없이 날마다 전쟁놀이에 한창이다. 대일본제국을 찬양하는 분위기의 학교에서 일본군이 세계 최강이라고 배우고 있는 세철이는 전쟁이 왜 무서운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삼촌이 군인으로 가게 되었을 때에도 자랑스러운 일본 군인이 되었다는 생각에 흐뭇하기만 하다.
  그러나 그 삼촌은 유골이 되어 돌아온다. 일본군을 상대할 적은 없다고, 일본군은 절대 지지 않는다고 하던데 왜 삼촌은 죽은 것일까? 이러한 의문들과 함께 전쟁이 끝나고 일본이 항복하면서 세철이는 점점 자라난다.

“ 나는 군인이 죽는다는 말이 이해되지 않았다. 총도 있고 칼도 있고 대포도 있는데, 왜 미련하게 죽는가? 우리 전쟁놀이에서는 아무도 죽지 않는데..." - 본문 63쪽

 

     국내 작품 가운데, 어린이의 시각에서 우리 나라 역사를 바라본 작품. 한국사에 대한 역사의식과 어린 주인공의 성장에 대해 다룬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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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를 따라간 메주 창비아동문고 180
오승희 지음, 이은천 그림 / 창비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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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모두 잘 읽었다. 헌데 무당집 아이가 주인공인 <하얀 깃발 우리 집> 가장 잘 된 작품으로 꼽고 싶다. 그러기에 몇자 적는다.

 

무당집의 아이, 인희는 자신의 현실을 싫어하여, ‘나는 이 집 아이가 아니야. 우리 엄마는 진짜 엄마가 아니야.’하고 생각하고, 친구들에게는 일본인 엄마와 함께 사는 부잣집 아이 행세를 한다. 그런데 인희네 동네에 미선이라는 아이가 할머니와 함께 산다. 미선이는 인희에게 자신은 신문을 돌리고, 엄마 아빠는 없고, 할머니랑 산다는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한다. 아이들은 미선이에게서 냄새가 난다며 미선이를 따돌린다. 인희는 그런 미선이가 싫었다. 그래서 미선이에게 가서 호통을 쳤다. ‘넌 왜 바보같이 네 이야기를 다 하고 다니니! 그러지 말란 말야!’ 어느날 엄마 심부름을 가다가 인희는 미선이와 마주친다. 미선이는 친구와 정답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때 미선이는 인희 엄마에게 인사를 했다. 미선이와 미선이의 친구 앞에 인희의 엄마와 집의 하얀 깃발이 모두 드러났다. 인희는 내일 학교에 가면 자신이 무당집 아이라는 것이 밝혀질까 봐 두렵다. 인희는 눈물을 흘리며 생각한다. 나는 왜 이렇게 불행한 걸까. 그리고 친구와 함께 밝게 웃던 미선이를 떠올린다. 인희는 미선이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모두 하자고 마음먹는다.

 

무당집 아이, 인희의 갈등이 진솔하게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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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야 너구리의 심부름 - 오늘의 동화 선집 1 창비아동문고 200
권정생 외 지음, 원종찬 김경연 엮음 / 창비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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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작품이 있으나, 내가 좋아하는 김중미 님의 <희망>에 대해 말하려 한다.

 

주인공 석이는 알코올 중독인 아버지의 구타에 마음의 상처를 입은 아이이다. 어느날 학교에서 오는 길에 6학년 형들을 만나고, 몸집이 큰 2학년 아이(진영이)를 때리라는 명령을 받는다. 진영이와 싸우게 된 석이는 싸움을 부추기는 친구 찬식이를 때리고, 찬식이 머리에서 피가 흘러, 학교에서 벌을 받는다. 학교에 불려온 엄마는 아버지에게와 마찬가지로 선생님에게 잘못했다고 빌었다. 석이는 교무실을 뛰쳐나간다. 공중전화 부스에서 엄마에게 전화를 건 석이는 엄마에게 말한다. 내가 꼭 아버지가 된 것 같았어. 무서워.

집에 돌아온 석이는 엄마와 함께 저녁을 먹는다. 그날도 아버지는 술을 마시고 들어와서 폭력을 휘둘렀다. 이날 새벽 엄마는 석이를 깨워 함께 외할아버지 댁으로 간다. 안개가 짙다. 석이는 아침햇살 속에 창 밖을 바라본다.

 

          알코올 중독인 아버지의 폭력 속에 처한 아이의 어려운 상황이 진실하게

          와닿는다.

석이는 아버지의 폭력에 대한 두려움과 자신이 아버지를 닮아 폭력을 휘두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는다.

비록 아버지는 병들었지만, 자신을 그렇게 살지 않으려는 석이의 갈등에서, 외할아버지 댁에서 새로 건강한 생활을 찾으려는 어머니의 결단에서

작품의 제목처럼 <희망>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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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산어보를 찾아서 1 - 200년 전의 박물학자 정약전
이태원 지음, 박선민 그림 / 청어람미디어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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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산어보를 찾아서>는 서울의 한 고등학교 생물교사인 저자가, 정약전의 <자산어보>를 보고, 흑산도에 가서 수산 생물을 조사, 채집하고 현지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정약전의 옛모습을 살리고, 과거와 현재를 꿰뚫는 한반도의 자연 생태를 살펴본 책이다.

200년 전 정약전의 실사구시(實事求是) 정신은 2002년 책을 옮기고 펴내는 이에게서도 그대로 확인된다. 지은이와 엮은이 서문을 비교하면, 동네 사람에게 흑산도 풍물과 생물을 취재하는 대목이 나오는데 해양생물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의 사투리, 요리법, 잡는 법, 속담 등을 소개했다는 점에서 서로 상통한다. 그러니까 이 책은 실학자들의 세계관과 자연과학을 소개하면서도 지역 문화 답사기로 손색이 없다. 특히 400여 컷에 이르는 세밀화와 800여 컷의 자료 사진이 책의 완성도를 높여 주었다. 친절한 해석과 주석, 편안한 여행기 투의 문체가 긴 분량에도 불구하고 지치지 않고 책을 읽도록 돕는다.
    서지학적인 이해를 넓혀주는 정약전과 약용 형제의 처지와 사상, 행적도 소개된다. 이 책에서 새롭게 밝혀진 사실--단독 집필이 아니라 정약용의 제자 이청과 흑산도 주민 장창대의 도움으로 책이 씌어졌다--은 주목할 만하다.

 

   개화기 이후, 자연과학은 서양에서 이전되어 온 것으로 여겨졌으나, 우리 나라 전통의 천문학, 지리학, 생물학 등등 자연과학이 존재해 왔다. 한글 전용화 때문에 한문 서적이 읽히지 않은 것도 한 이유였다. 정약전의 행보를 더듬으며, 직접 흑산도의 수산 생물과 사람들을 쫓은 저자의 태도가 주체적이고 신토불이의 학문 방식이어서 함께 읽어볼 만하다.

         정약전의 원전이 나오는 부분에서 한문이 많아 읽히지 않는 점이 있으나,

        그것을 따라 읽으면 공부도 되고, 노력의 보람과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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