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정화 조선의 표상 서강학술총서 45
강희정 지음 / 서강대학교출판부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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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이 현세의 부모를 위하여 불국사를 세우고 전생의 부모를 위하여 석불사를 세웠다는 기록(삼국유사 大城孝二世父母條)은 <향전(鄕傳)>과 불국사에 전래되던 〈사중기(寺中記)〉를 바탕으로 기술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오늘날의 석굴암은 일제에 의해 재발견된 것이다. 석굴암을 포함하여 일제의 복원과 수리는 고적의 '기술적 근대화' 과정이었으며 이러한 유물 유적의 물리적 근대화는 박물관으로 옮겨져 관람되거나 관광의 대상으로 탈바꿈되는 탈맥락화로 이어진다. 이후, 석굴암은 한국미술의 정점이라는 위상을 갖게 되고, 인도에서 중국을 거쳐 전해진 석굴사원이자 불교미술의 꽃이라고 규정되어 타자 조선을 대표하게 된 것이다. 다시 말해 이미 타자화된 과거 중국과 조선의 미술은 '낭만화된 과거'이자 일본이라는 동양의 선구자를 뒷받침해주는 '화석'이며 '박물'로 기능했던 셈이다. 이 책은 석굴암에 대한 인식의 기초를 살펴봄으로써 그 패러다임의 형성 과정을 고찰한다는 점에서 우리의 근대를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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