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단편전집) 카프카 전집 1
프란츠 카프카 지음, 이주동 옮김 / 솔출판사 / 199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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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엊그제 카프카 작품집을 다시 읽었습니다.

카프카를 처음 만난 것은 어릴 때였는데, 그때 읽었던 ‘변신’과 엊그제 읽은 ‘변신’은 느낌이 많이 달랐습니다.

예전에 읽었던 기억으로는 주인공이 어느날 아침 갑자기 벌레로 변했고, 그러다가 죽는다 정도였다면, 이번에 읽으면서는 정말 슬픈 느낌이었습니다.

카프카는 보통 난해한 소설을 쓴 작가로 알려져 있고, 어느 정도 타당한 내용입니다.

그가 쓴 글들 대부분은 고도의 상징과 은유를 내포했지만, 실제 표현하는 방식은 매우 사실적이고 구체적이어서 현실과 환상을 구분할 수 없게 합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 ‘변신’만큼은 ‘사실적 환상’보다는 ‘상징과 은유’라는 면이 더 도드라지는 것 같습니다.

주인공의 삶은 결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모품으로 전락한, 인간이란 ‘벌레’와 같은 미물이라는 존재를 강렬하게 일깨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특히, 가족과의 관계에서 가족과 개인, 가족의 근본적인 의문을 이 작품은 드러내고 있다고 봅니다.

가족에게서도 소외된 주인공은 결국 자신을 ‘벌레’로 만들어버리고 맙니다.

주인공이 ‘벌레’로 변신한 이유는 중층적이어서 자본주의 사회, 자본주의적 가족 관계에 동시에 걸려 있고 그런 체제와 제도, 관계 속에서 소외당하는 ‘인간’, 자연인으로의 인간의 좌절을 그린 작품이라고 봅니다.

카프카의 ‘변신’이 오늘날, 우리나라와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여전히 유효한 것은 우리 사회가 카프카가 살았던 그때와 본질에서 다르지 않다는 것을 뜻합니다.

사회의 구조가 억압적일수록 사회와 개인, 가족과 개인의 관계가 비인간적으로 변하게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일 것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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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세계 - 대학교양총서 18, 개정판 대학교양총서 18
박세희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부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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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지난 주에 [수학이 세계를 지배한다]를 다 읽었습니다.

이 책은, 한 과학자이자 철학자가 세계의 수학자를 찾아다니며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수학은 발견되는 것인가, 발명하는 것인가?’

가상의 수학자들은 각기 자신의 분야에서 수학의 본질에 관해 설명합니다.

수학은 인간의 ‘정신’에 의해 ‘발견’되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지만, 역시 많은 부분에서 의문이 남습니다.

인간의 삶은 무수한 수학적 원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실제 수학적 응용이 적용되지 않고는

문명의 발달이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뿌리는 ‘피타고라스’로 이어진다고 필자는 믿고 있습니다.

고대 이집트, 바빌로니아, 그리스, 메소포타미아, 양자강 문명이 인류의 시작이었다고 하더라도

수학이 특별히 그쪽에서-서양-만 발달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동양과 아프리카는 정말 ‘미개’했기 때문인지, 문화나 과학의 수준이 낮아서 그랬던 것인지…

어느 곳보다 수준 높은 정신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는 동양에서

과학 문명에 대한 영향력이 이렇게 낮은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온통 의문투성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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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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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현대작가 위화가  쓴 [허삼관 매혈기]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작가의 말대로, 허삼관은 중국 인민을 상징하는, 보통 중국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의 현대사 속에서 중국 인민들이 살아가는 삶 자체가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고, 비극적이면서 한편으로는 웃기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이 느껴지는데, 이걸 ‘비애와 연민’의 감정이라고 평론가는 말하는군요.

중국 인민의 삶이지만, 크게 보면 인간의 삶이 ‘비애와 연민’의 삶이 아닐지…

허삼관의 낙천적이고 넓은 마음이 중국을 있게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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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마르크 블로크의 [이상한 패배]와 [향수]를 거의 동시에 읽기를 끝냈습니다.

[이상한 패배]는 주로 전철에서, [향수]는 집에서…

마르크 블로크를 알게 된 것은 80년대 중반인 것으로 기억되는데 그때 한길사에서 단행본으로 [역사를 위한 변명]이라는 책으로 나온 것이 기억납니다. 아마 집에 뒤져보면 그 책이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이 책을 읽으면서 퍽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특히, 마르크 블로크가 대독 항전에서 레지스탕스로 활약하다 독일군에 체포되어 사형 당한 사실을 알게 되면서, 더욱 그 감동이 커졌습니다.

마르크 블로크는 유태인이지만 자신은 결코 어떤 인종을 인식하지 않은 보편적 지식인이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고, 결국 2차 대전이 끝나기 전에 독일군에 의해 죽임을 당했으나, 그는 유럽에서도 알아주는 뛰어난 역사학자였습니다.

국내에도 그의 저작들이 잘 번역되어 나왔습니다.

 저는 [봉건시대], [역사를 위한 변명], [이상한 패배]를 읽었군요.

현실의 악(독일)에 대항해 펜대신 총을 든 실천하는 역사가, 마르크 블로크에게 존경의 마음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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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김영사에서 500질 한정판으로 제작한 [고은 전집] 38권을 구입했습니다.

국내 작가의 전집으로는 최대이고, 원고지 매수로도 25만매가 넘는, 엄청난 분량이라고 합니다.

고은 선생의 문단 45년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간행되었다고 하는데, 잠깐 책을 본 소감은,

책을 정말 잘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김영사(!)가 왜 [고은 전집]을 냈을까 하는 것입니다.

김영사는 아주 철저하게 돈 되는 책만 내는 출판사입니다.

그런 출판사가 엄청난 돈과 인력-2년 작업에 100명의 인원-을 들여서 그것도 한정판 500질을 만들었다면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는, 출판사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고은 선생은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유명한 한국의 작가이며 민주화 투사입니다.

고은 선생의 이미지를 통해서 출판사의 이미지도 높여보겠다는 의도가 전혀 없지 않을 것같더군요.

둘째는, 당장은 아니지만, 나중에 대박을 터뜨리기 위해서입니다.

고은 선생이 노벨상 후보에 오른 것은 다들 아실 겁니다.

만에 하나…그리고 가능성도 높습니다. 고은 선생이 노벨문학상을 받게 되면

미리 준비를 해 둔 김영사는 대박을 터뜨리게 됩니다.

정가가 190만원, 교보문고에서 171만원에 판매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입니다.

이 전집을 만드는 데 투입된 돈은 적어도 몇 억은 들어갔겠지요?

김영사가 이 정도 돈을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은 그만한 대가를 나중에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믿었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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