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마르크 블로크의 [이상한 패배]와 [향수]를 거의 동시에 읽기를 끝냈습니다.

[이상한 패배]는 주로 전철에서, [향수]는 집에서…

마르크 블로크를 알게 된 것은 80년대 중반인 것으로 기억되는데 그때 한길사에서 단행본으로 [역사를 위한 변명]이라는 책으로 나온 것이 기억납니다. 아마 집에 뒤져보면 그 책이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이 책을 읽으면서 퍽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특히, 마르크 블로크가 대독 항전에서 레지스탕스로 활약하다 독일군에 체포되어 사형 당한 사실을 알게 되면서, 더욱 그 감동이 커졌습니다.

마르크 블로크는 유태인이지만 자신은 결코 어떤 인종을 인식하지 않은 보편적 지식인이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고, 결국 2차 대전이 끝나기 전에 독일군에 의해 죽임을 당했으나, 그는 유럽에서도 알아주는 뛰어난 역사학자였습니다.

국내에도 그의 저작들이 잘 번역되어 나왔습니다.

 저는 [봉건시대], [역사를 위한 변명], [이상한 패배]를 읽었군요.

현실의 악(독일)에 대항해 펜대신 총을 든 실천하는 역사가, 마르크 블로크에게 존경의 마음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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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김영사에서 500질 한정판으로 제작한 [고은 전집] 38권을 구입했습니다.

국내 작가의 전집으로는 최대이고, 원고지 매수로도 25만매가 넘는, 엄청난 분량이라고 합니다.

고은 선생의 문단 45년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간행되었다고 하는데, 잠깐 책을 본 소감은,

책을 정말 잘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김영사(!)가 왜 [고은 전집]을 냈을까 하는 것입니다.

김영사는 아주 철저하게 돈 되는 책만 내는 출판사입니다.

그런 출판사가 엄청난 돈과 인력-2년 작업에 100명의 인원-을 들여서 그것도 한정판 500질을 만들었다면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는, 출판사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고은 선생은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유명한 한국의 작가이며 민주화 투사입니다.

고은 선생의 이미지를 통해서 출판사의 이미지도 높여보겠다는 의도가 전혀 없지 않을 것같더군요.

둘째는, 당장은 아니지만, 나중에 대박을 터뜨리기 위해서입니다.

고은 선생이 노벨상 후보에 오른 것은 다들 아실 겁니다.

만에 하나…그리고 가능성도 높습니다. 고은 선생이 노벨문학상을 받게 되면

미리 준비를 해 둔 김영사는 대박을 터뜨리게 됩니다.

정가가 190만원, 교보문고에서 171만원에 판매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입니다.

이 전집을 만드는 데 투입된 돈은 적어도 몇 억은 들어갔겠지요?

김영사가 이 정도 돈을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은 그만한 대가를 나중에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믿었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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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루이스 세풀베다 지음, 정창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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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루이스 세풀베다의 [귀향]을 다 읽었습니다.

[연애소설 읽는 노인]에 이어 루이스 세풀베다의 작품입니다.

일단, 흥미진진하고 아주 재미있습니다.

작품이 밀도 있게 진행되고 현대 역사의 감춰진 이면이 드러납니다.

어떤 사람은 누아르 형식이라고 했는데, 그런 점도 있더군요.

유럽에서 공산주의의 붕괴, 남미 군부독재의 후퇴-소멸은 아닙니다-의 필연적 결과로 살아남은 ‘인간’의 삶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동독의 특수부대 요원 출신, 남미 좌익 게릴라 출신의 대결…

이븐 바투타-잘 아시죠? 요즘 책으로 많이 나온 그 아랍의 걸출한 여행 기록문을 남긴 이븐 바투타-의 여행을 기념해 만든 금화 100개 가운데 남아 있는 63개-약 6천만 달러-를 두고 은밀한 공작이 벌어지고…

작품의 내용은 동독 출신의 두 사람이 각각 전문가를 고용해 금화를 찾는 것입니다만, 그것보다 더 흥미있는 것이 배경 설명입니다. 동독의 특수부대 요원들이 동독이 잘나가던 시기에 어디에서 무슨 일들을 했는지, 남미 좌익 게릴라가 어디에서 어떤 단체로 활동했는지…

역사의 새로운 부분을 알게 되는 것이 재미있더군요. 일독을 권합니다.

지금은 세풀베다의 세번째 작품 [파타고니아 특급열차]를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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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양장)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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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를 다시 읽었습니다.

지금까지 [향수]만 4번 정도 읽은 것 같습니다.

[향수] 초판본과 가장 최근에 나온-개역판-을 모두 읽은 셈인데, 아무래도 나중에 번역된 것이

읽기가 좀 좋았습니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는 참으로 독특한 문학작품입니다.

결코 역사적 사실일 수 없는 이야기를 가장 사실적인 배경과 역사 속에서 그려내고 있으니 말입니다.

[향수]에는 유럽의 단면이 고스란히 나타납니다.

16세기라면, 그리 멀지 않은 역사이고, 말 그대로 르네상스가 활발하게 일어나던 시대였는데,

바로 그때, 이렇게 신비하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등장한다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여러 번 읽었지만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놓기가 아까울 정도로 재미있는 책입니다.

국내에 번역된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책은 초판본이 나올 때 이미 다 읽었습니다.

이 작가 자신의 정체 또한 재미있더군요.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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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오농민전쟁 8 - 새야 새야 파랑새야
박태원 지음 / 깊은샘 / 199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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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박태원의 [갑오농민전쟁]을 읽기 전에 송기숙의 [녹두장군] 10권짜리를 읽었는데, 같은 갑오농민전쟁을 다룬 대하 소설이지만 주제나 사건 전개 등이 좀 다릅니다.

물론, 전봉준 선생이 소설의 핵심을 이루고는 있습니다만, 전봉준 선생의 주변 인물에 대한 묘사가 매우 뛰어난 점을 볼 수 있습니다.

두 작품 모두 시대를 뛰어넘는 매우 훌륭한 작품임에 틀림없습니다.

이번에 읽은 박태원의 [갑오농민전쟁]은 박태원이 전쟁 후 북한에서 쓴 작품이어선지, 북한 문학의 느낌이 조금 나더군요.

언어라던가, 미국과 일본을 극도로 미워하는 시각이라든가, 봉건제 사회에서 양반에 대한 분노 등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대목이 있습니다.

물론, 실제 그 당시 민중들이 당하는 고통이 충분히 그러했으리라는 것을 설득력 있게 묘사하고 있기 때문에 수긍할 수 있습니다.

양반의 가렴주구가 얼마나 혹독한 지를 구체적인 역사적 사례와 민중의 생활을 통해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갑오농민전쟁과 관련해서 소설, 역사 관련 서적 등을 나름대로는 읽었지만, 늘 전쟁 마지막 부분에서는 읽기가 싫어집니다.

우리는 이미 결말을 알고 있고, 비극적인 종말을 다시 기억하기 싫어서 그렇습니다.

하지만 소설에서는 마지막 장면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습니다.

전봉준은 비록 참수를 당해 남대문 앞에 그의 목이 걸렸지만 전쟁에 참여한 수 십만의 민중들은 그 기억을 잊지 않기 때문이지요.

더 좋은 날을 위해 다만 기다릴 뿐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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