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데,
신사역쯤에서 덩치 좋고 험상궂은 남학생이 하나 탔다.
밀리터리 점퍼에 크로스백을 둘러 메고 있는 그 학생은 유도선수라고 해도 다들 믿을 듯한 체격으로, 열심히 PDA로 영화 같은 걸 보고 있었다. 어찌나 덩치가 좋던지, 내 앞에 서니 주변이 다 컴컴해질 지경이었다.
그런데 내 옆에 자리가 났고, 그 학생은 털썩 앉아 계속 PDA에 집중하고 있었다. 이 아침부터 대체 뭘 그리 열심히 보나, 궁금해서 슬쩍 들여다 본 PDA 화면엔...어울리지도 않게 혼다 토오루와 소마 유키가 사라락 꽃발을 날리며 웃고 있는 게 아닌가! -_-;;; 그렇다...그 학생이 골몰하고 있던 것은 바로 <후르츠 바스켓> 애니메이션이었던 것이다!
물론 <카레카노>나 <후르바>는 남자들도 좋아할만한 순정만화임엔 틀림없지만...그래도 이 아침부터 PDA로 볼 만큼 푹 빠져 있단 말인가! 으음... 뭐 그럴 수도 있긴 하지. 만약 나도 PDA로 애니메이션 본다면 <하가렌>을 볼테니...그렇다. 우리는 편견을 버려야 하는 것이다.
남자도 순정만화를!
여자도 액션만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