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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으로 협상하라 -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궁극의 하버드 협상 전략
디팩 맬호트라 지음, 오지연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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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빈손으로 협상하라>라는 제목으로 발간됐지만, 책의 원제는 <Negotiating the Impossible: How to Break Deadlocks and Resolve Ugly Conflicts (without Money or Muscle)> 이다. 원제나 한국에서의 제목이나 저자인 디팩 맬호트라가 밝히고자 하는 바는 하나다. 불가능한 것을 가능한 것으로 바꾸는 협상 방법. 그리고 그 협상 방법이 언제 어느 곳에서나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
협상은 때론 쉽고, 때론 어렵다. 어려운 협상은 종종 갈등을 만들기로 한다. 그리고 당신은 협상으로부터 비롯된 갈등을 제거하고자 작은 권력 등을 활용하기도 한다. 책의 저자이자 하버드 대학의 교수인 디팩 맬호트라는 <빈손으로 협상하라>를 통해 가장 폭발 가능성 있는 상황을 없애고 불가능함을 극복해서 성공하는 법을 알려준다.
디팩 맬호트라는 크게 세 가지의 관점에서 협상의 방법론을 제시한다. '프레이밍의 힘', '프로세스의 힘', '공감의 힘'이 그것이다. 첫 번째 방법론인 프레이밍의 힘에서는 협상을 위한 큰 프레임을 재구성하는 것을 제안한다. 프레이밍을 재구성하는 것이 협상이 타결되는 데 장애가 되는 요인을 극복할 만한 강력한 도구가 된다는 것이다.
"협상의 프레임을 통제하라. 협상을 지배하는 프레임은 협상 당사자가 대안을 어떻게 평가하고 결정 내릴지 그 방식을 형성하며, 결국 무엇을 승낙할지 결정한다." (30p)
"협상 쟁점에 대해 대가가 큰 양보를 하지 않아도, 협상이 방식과 구조에 대한 현명한 양보만으로도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33p)
저자가 첫 번째 장에서 제시하는 것은 큰 프레임을 찰흙처럼 잘 떼었다 붙여야 한다는 점이다. 현명하게 양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양보가 보상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리스크를 없애기 위해 여러가지 쟁점을 동시에 협상하라는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즉, 관심을 분산 시키는 것도 협상의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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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말하는 협상의 좋은 자세 중 하나는 '쟁점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방식에 대해서는 유연하게'이다. 협상에는 융통성이 필요하다. 첫 번째 장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모든 사람이 간과하거나 실수하는 협상의 방법이기도 하다. 우리는 종종 협상을 시도할 때에 자질구레한 변명을 가져다 붙인다. 협상하는 당사자에게 구차하게 보일 뿐더러, 제대로 된 협상이 이루어 질리 없다. 저자는 바로 이러한 점을 경계한다.
"당신의 제안을 정당화하되, 절대 변명하지 마라." (68p)
저자가 제시하는 두 번째 방법론은 '프로세스의 힘'이다. 모두가 머릿속으로는 생각하지만, 계획대로 되는 일이 많이 있을까? 디팩 맬호트라는 협상 프로세스도 전략적으로 접근해서 충분한 효력을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올바른 프로세스를 짜기 위해서는 꼼꼼한 전략가가 될 필요성이 있다.
"현재의 위치에서 원하는 위치에 어떻게 이를 것인가? 협상 프로세스를 위한 전략을 마련하라. 실질적인 협상의 가능성, 시기, 방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고려하라." (11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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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협상이라는 것이 전략만 세운다고 일사천리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프로세스를 이행하기 위한 전략 또한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상대의 주장을 예측하고, 본인이 주장할 내용들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해야 한다.
두 번째 장에서 가상 인상 깊었던 부분은 상대가 프로세스를 위반했을 경우에 대처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이런 거다. 상사와의 연봉 협상을 앞두고 있다. 그는 작년 이맘 때 즈음에 연봉 10%를 올려주기로 약속 혹은 협상했었다. 그런데 일 년이 지난 지금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은 그가 말을 바꾸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저자는 협상 테이블을 떠나라고 말하고 있으나, 그 협상 테이블을 떠날 때에도 다음과 같은 방법을 사용하라고 제안한다.
"상대가 프로세스를 위반해서 협상 테이블을 떠나야 한다면 그전에 물어 보자. 첫째, 상대도 그것을 프로세스 위반이라고 생각하는가? 둘째, 양측의 손실은 얼마나 되는가? 셋째, 당신이 협상 테이블을 떠난 것을 어떻게 정당화할 수 있는가? 넷째, 상대가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는가? 다섯째, 상대가 체면을 잃지 않고 해결 방법을 실천할 수 있는가?" (132p)
그가 마지막으로 제시하는 방법론은 '공감의 힘'이다. 책의 서두에 저자는 협상이란 인간 기본 상호작용에 관한 것이라고 밝혔을 만큼, 어쩌면 마지막 방법론이 그가 생각하는 가장 큰 협상의 성공적 방법이 아닐까 싶다. 그는 공감을 할 때 비로소 분쟁의 해결에 이를 수 있을 정도의 선택지를 제공한다고 밝힌다.
"공감은 분쟁을 해결하는 방법에 관한 선택지를 넓혀 준다. 상대의 관점을 더 잘 이해할수록 해결책을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20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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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심지어 다음과 같은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공감은 가장 받을 자격이 없어 보이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하다. 참기 힘든 행동일수록, 그것을 이해하는 데서 오는 잠재적 혜택은 크다." (206p)
사실 가장 어려운 부분이 아닐까. 협상을 하기 위해서는 보다 냉철해질 필요성이 있는데, 공감이라는 것은 이성보다는 감성의 영역이라고 생각되기 쉽다. 더군다가 협상 테이블에 앉아있는 상대방을 공감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상대방의 주장을 경청하고, 공감하라고 말한다.
저자는 협상의 근본은 인간 상호작용이라고 밝히며, 인간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협상의 처음과 끝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협상은 인간과 인간이 진행하는 것이고, 인간의 영역이다. 빈손으로 협상하라는 책의 제목과는 반대로, 우리는 협상 테이블에서 준비해야 할 것이 꽤 많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상대에 대해 더 많이 듣고 공감하는 일련의 상호작용으로부터 비롯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