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편집자 - 어느 여가사회학자의 행복에 관한 연구
최석호 지음 / MBC C&I(MBC프로덕션)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 당신, 지금 행복한가요? 


<시간편집자>의 부제목은 '어느 여가사회학자의 행복에 관한 연구'이다. 실제로 책의 저자는 여가사회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세계여가기구(World Leisure Organizaion)의 학술지인 World Leisure Journal의 국제편집위원이기도 하다. 저자의 이력만 봐도 그가 얼마나 여가에 대해 도가 텄는지 알 수 있는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부제목이 어느 여가사회학자의 '행복'에 관한 연구라는 점이다. 여가에 관한 연구가 아니라, 굳이 '행복에 관한 연구'라고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시간편집자>는 행복에 관한 이야기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여가를 현명하게 사용해서 행복해져야 한다고 역설하는 책이기도 하다. 저자는 묻는다. 전보다 풍요로워진 지금, 우리는 행복한지. 



# 바쁘다 바빠, 현대 사회 


산업혁명을 거쳐 대규모 생산이 가능해짐에 따라서, 우리는 전보다 더 잘 살게 되었다. 물질적인 풍요가 이루어졌지만, 도대체 왜 여유는 생기지 않는 걸까? 저자는 로빈슨과 갓비라는 학자의 학설을 예로 들며, 노동 시간과 여유로움에 대해 설명한다. 바쁜 현대인들은 더 오랫동안 일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상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과거에 비해서 모든 게 편리해진 요즘, 오히려 노동시간은 줄었고 여가 시간은 증가했다. 늘어난 시간을 주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TV를 켰고, 쇼핑을 시작했다. 올바른 여가 생활이 사라진 자리에는, 노동 시간에 대한 부담감만이 남았다. 


"노동 시간은 줄어 들었고, 여가 시간은 늘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더 오랫동안 일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생각에 오류가 있을뿐 실제 노동 시간은 늘어나지 않았고, 여가 시간이 줄어들지도 않았다. 늘어난 것은 TV시청 시간과 쇼핑 시간이다." (107p) 


"여가 활동을 점점 더 빨리 하게 된다. 여가든 일이든 더 빨리 하려고 하는 것은 한국 사람들의 성격이 급해서가 아니라, 한국사회가 시간 공황상태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60p) 



# 진정한 여가를 찾아서 


<시간편집자>에서는 '여가'에 대한 다양한 정의를 살펴본다. 중국에서는 휴한(休閒)이라고 하여 '한가롭게 쉰다'는 의미지만, 우리나라에서의 여가(暇)는 '여유롭고 한가한 때'를 말한다. 비슷해보이는 이 정의를 저자는 전혀 다른 개념으로 보았다. 휴한은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는 것을 말하지만, 여가는 여유있는 '시간'을 말한다는 것이다. 즉, 사람들은 여가에 일을 할 수도 있고, 공부를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작가는 현대인들의 여가 생활을 되돌아본다. '여가'라는 단어가 갖고 있는 근원적인 함의를 파악하기 보다는 자극적인 무언가를 해야만 진정한 여가라고 생각하게 되는 현대인들에 대한 비판과 반성이다. 

"수백 명이 죽어야만 영화는 끝이 나고, 갖가지 불륜이 저질러진 다음에야 소설이 마무리된다. 막장으로 치달아야 드라마 스토리가 전개되고, 대륙을 초토화시켜야 게임을 제대로 할 수 있다. 우리가 즐기고 있는 실제 여가의 모습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일상에서 벗어나 푹 쉬는 것을 여가라고 생각한다." (38p)



# 행복, 멀리 있지 않아요. 


저자는 말한다. '당신의 여가가 당신을 말한다'고. 또 무엇보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여가가 '이미지를 볼 줄 아는 안목'이라고도 강조한다. 하지만 <시간편집자>를 통해서 작가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바로 '행복'이다. 책을 읽는 당신은, 행복해질 권리가 있고 행복해져야 한다. 그러려면 여가를 현명하게 사용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방법은, 그러니까 여가를 현명하게 사용함으로써 행복해지는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고 말한다. 


"TV를 끄고 밖으로 나가자. 생각만 하지 말고 여행을 떠나자. 대한민국 금수강산 골목마다 발자국을 남기자. 술잔 들고 나를 망치지 말자. 멋진 나를 뽐내자. 천박하게 자랑하지 말고 공부 좀 하자. 문화 자본을 늘리자. 책이면 책, 그림이면 그림, 안목을 기르자. 상징 자본에 투자하다. 섹시한 나를 즐기자." (211p)



# 빵과 장미, 그리고 여가 


<시간편집자>는 행복에 관한 이야기다. 누구에게는 여가 시간을 어떻게 현명하게 보낼 수 있을지 조곤조곤 일러주는 책이겠지만, 저자는 책의 시작과 끝을 '행복'으로 그렸다. 책을 읽다보니 인간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물질적인 '빵'뿐만 아니라, 삶에 행복을 주는 '사랑'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내용의 <빵과 장미 Bread and Roses>라는 영화가 떠오른다. 만약 저자라면 '빵과 장미' 외에 하나를 더 추가하지 않을까? '여가' - 진정한 행복을 위한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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