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된 악인, 유다 - 누가 그를 배신자로 만들었는가
피터 스탠퍼드 지음, 차백만 옮김 / 미래의창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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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예정된 악인, 유다 ] 누가 그를 배신자로 만들었는가.... 이책은 책 제목이 저를 강렬하게 이끌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다 알듯이 유다는 예수를 배신했습니다.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하나였던 이스라리웃 유다는 인류 최초의 성찬식이 거행되었던 < 최후의 만찬 >에 참석하는 영광을 누렸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를 적대시하는 제사장들에게 고작 은화 30냥으로 예수를 팔아 넘겼습니다.

이로 인해 유다는 2000 년 동안이나 기독교에서 모든 악인 중에서도 최고의 악명 높은 배신자로 낙인 찍혀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배신자를 의미하는 단어로 '유다'라는 명칭으로 활용되고 있기도 하죠,,

그런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배신자 유다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유다의 배신을 만든 왜곡의 신화를 재구성하고 유다의 배신이 만든 편견의 역사를 재해석(소개문구) 하니 이책의 내용이 너무나 궁금해서 아니 읽어볼 수가 없네요



과연 유다는 뼛속까지 사악한 배신자일까, 아니면 원대한 신의 섭리에 따라 쓰인 부속품이였을까?

- 프롤로그 P 21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책은 1부에서 4대 복음서에서 다루는 유다라는 인물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 배경지식과 유다에 대한 공식적인 기록들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4대 복음서에는 총 22번 유다의 이름을 언급했는데요,, 마가복음에는 고작 3번의 언급을 그리고 마태복음은 5회, 누가복음은 6회, 요한복음에는 8회로 총 22번 그의 이름을 언급했네요..

하나님의 자식인 예수를 배신하고 죽음으로 이끈 유다라는 인물에 대한 언급치고는 너무나 작습니다. 게다가 배신의 상징인<유다의 입맞춤>을 남긴 채 유다는 마가,누가,요한 기록에서 사라져버립니다, 유다의 최후에 대한 기록은 오직 마태복음에만 남아 있는데 그건 왜 또 그런것인지?  책속에서 유다가 예수를 배신한 동기에 대한 의문이나 복음서에 등장하는 유다에 대한 세가지 다른 시시선이나 저자가 의문을 가지고 요목조목 따져다는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보면은 읽을 수록 좀더 유다라는 인물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갈수록 함께 의문이 찾아듭니다.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하나였던 유다가 스승인 예수를 배반하고 피의 대가로 받은 은화 30냥은 그 시대상황에 따져봐도 푼돈에 지나지 않는 금액이라고 하네요,,게다가 마가복음 기록에 따르면 돈을 요구한 건 유다가 아니였다고 하고요,,그렇다면 유다가 배신한 이유 가운데 돈은 중요한 요소가 아닌듯 한데 유다는 왜 예수를 배신했을까요? 이런 동기에 대해 실마리를 던지는 사대 복음서의 기록된 이야기들이 이치에 맞는지도 저자는 차근차근 확인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배신의 행동인 < 유다의 입맞춤 >에 대한 의문도 제시를 합니다, 책표지를 보면 바로 유다와 예수의 입맞춤에 대한 그림이 있는데,,,이게 그 유명한 유다의 입맞춤이였군요,,

저자는 말합니다, 로마병사들이 누가 예수인지 몰랐을까요? 로마병정들은 예수가 누구인지 이미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누추한 어부들 속에서 타고나길 고귀한 풍모를 가지고 있을 예수는 누가보다 한눈에 알아볼 정도로 돋보였을 거라고요,,

유다 입을 맞추어 신호를 보내야 했던 까닭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는 마태복음의 이야기들도 근거가 미약하다고요,,

입맞춤에 담긴 깊은 의미나 요한복음에 등장하는 유다에 대한 세가지 다른 시각( 타고난 악인이었기때문에 자발적으로 죄를 저질렀다, 신이 예비해둔 계획에 따라 사용된 것일 뿐이라는 시각, 악마에 사로잡혀 그랬다는 시각 )에 대한 이야기나 오늘날 유다를 보는 시각이나  왜곡된 신화를 재구성하고 유다의 배신이 만든 편견의 역사를 재해석에 몰입해서 책을 읽었습니다.


유다는 배신을 상지하면서, 한편으로는 전진을 상징한다. 유다는 교회는 물론이고, 그 반대파도 각자의 목적을 위해 휘둘렸던 무기이자 희생양이다. 또한 유다는 사탄의 도구이면서 동시에 신의 대리인이다. 이런 유다의 양면성 덕분에 그의 일생은 수많은 사건으로 점철되었다. - 376


​나조차도 그동안 배신의 아이콘으로 강력하게 낙인되었던 ' 유다'라는 인물을 좀더 깊게 파고 들어가서 알고 나니 그냥 희대의 악인으로만 생각하고 더이상 그를 생각하지 않았던 그에게서 유다는 과연 자신의 행위가 예수를 죽음으로 이끌 것을 알았을까? 그리고 예수의 죽음으로 인해 얼마나 괴로웠으면 절망에 바져 스스로 목을 메어 죽었을까?  하는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도 되네요

어떤 논문에서는 역사적 맥락에서 보면 유다가 실존 인물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하지만 사대 복음서의 저자들이 유다라는 가상인물을 창조했다면? 하는 1세기에 창조한 가상 인물로도 존재할수도 있다는 주장도 하네요

이 책을 읽고 기독교인들은 상당부분 인정할 수도 없겠지만 역사상 가장 악명높은 배신자 유다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 둔다는 점에서도 한번쯤 읽어볼만 한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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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엔딩 노트
tvN [내게 남은 48시간] 제작팀 지음 / 북폴리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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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2017년의 해가 밝은지도 어느새 보름이 지났습니다,

매년 새해를 맞을때마다 새로운 계획을 세워보고 다짐도 해 보는데요,,

올해도 어김없이 제가 가장 바라는 것은 부모님의 건강과 우리가 늘 한약을 달고 사는

저의 건강을 포함해 식구들 모두 건강하기를이 제일 큰 바램입니다,


티비를 즐겨 보는 편은 아닌데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가 TVN 의 < 내게 남은 48시간 > ​이라는 프로를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뭔가 전하고자하는 메시지가 분명 있는 프로이더라구요..


내게 남은 시간이 48시간 뿐이라면 ....

나는 과연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예전 나의 지나온 시간들과 현재 그리고 남은 48시간에 대한 생각이 머리를 꽉 채우게 되더군요,


티비에선 유명 연예인들이 나와서 그들에게 남은 시간이 48시간 뿐이라면 그들이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자 하는지?를 따라가 보던데,,,누군가는 은사를 만나기도 하고 사랑하는 연인에게

마지막 편지를 남겨보기도 하고 사랑하는 친구들과 만나기도 하는등,,,,

인생의 의미와 삶의 의미를 다각도에서 보여주더라구요


그 프로속에 등장한 책 한권,,,바로 이책 [해피 엔딩 노트] 입니다.

프로그램에서 출연진은 ‘배달’된 죽음과 함께 [해피 엔딩 노트]를 만나게 되는데요.

이 노트는 프로그램 에서 출연진이 직접 작성하여 화제가 된 책이라고 하네요


저에게도 이 책이 제 품으로 배달되어 왔습니다,

이 책속에는 어떤 내용들이 있을까요?


한장 한장 책장을 넘겨보니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이 되어 있네요.


1장 따옴표 _ 나는 누구일까?

2 장 쉼표 _ 지금 나를 말하는 것들 

3장 느낌표 _ 추억과 상처 돌아보기

4장 마침표 _ 시작과 끝의 공존


이렇게요,,,, 

 

 

 

1장에는 몇 개의 숫자와 단어들로 채운 나의 신상명세서를 시작으로,,

죽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버킷 리스트가 있는데 반드시 이뤄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하나하나 이루고 싶은

것들을 작성할때 왠지 모를 설레임과 상상하는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그러면서도 하나하나 왠지

헛트로 적을 수가 없게 만드는 것 같아요,,

그외에 내게 너무 특별한 365일과 먼슬리 플랜 12달 정도가 1장에 있습니다,

 

 

 

 

 

 

 

2장에는 지금 나를 말하는 것들로 채워져 있는데,,,

지금의 나의 뇌지도나 내몸 사용설명서, 나만의 못 말리는 습관들 적어보기, 나를 화나게 하는 것들을 적어보고 스트레스

지수를 표시해보는< 분노 유발자들 > , 그리고 저를 가장 깊은 생각에 젖어들게 만들었던 < 내게 남은 48시간 >,

별명의 역사, 내 인생 최고의 성공과 내인생 최악의 실패 등 지금 나를 말해 줄수 있는 이것저것들이 있습니다,


내게 48시간이 남았다면 48시간을 알차게 보낼 시간표가 필요한데 꼭  해야 할 것 한가지를 구체적으로

적어보는 페이지가 있는데 저는 이 페이지에서 펜을 들고 한참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마 이 페이지에서 쉽게 넘어가지 못했을 듯도 하고 의외로 너무 쉽게 페이지에 구체적으로

적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네요,,

 

 

시작과 끝의 공존인 4장에서 왠지 경건해집니다,

내 자신에게 남기는 편지를 써보고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한느 당신에게도 편지를 써 봅니다.

그리고 나의 장례식에 관한 모든 사항들과 환생에 관한 이야기도 해 볼수 있는 페이지가 있네요..

특히 저는 < 내 무덤에 놓일 짧은 묘비명> 을 보고 ,,,참 생각이 많이 들더라구요.


장기기증 서약서와 연명치료에 대한 의사, 그리고 마지막 10초가 남았다면 내 인생에서 가장 강렬했던

다섯 장면을 떠 올려보는 페이지도 있는데 얼핏 떠오르는 몇장면이 저에게도 있네요

그리고 미리 쓰는 유언장도 제 인생에 대해서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줘서 좋았구요,,


처음엔 가벼운 마음올 책장을 넘겼고 시작도 재미있었습니다,

한장 한장 지루하지 않게 나를 채워갈수 공간이였고 또 나를 알아 가는 공간이였습니다

그런데 뒤로 갈수록 좀더 깊게 와닿으면서 내 삶에 내 인생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는 계기가 되네요.

2017년을 시작하면서 보았기에 더 좋았던 노트 같아요

이 책에 기입했던 저의 개인적인 사항들과 앞으로 더 후회없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인생노트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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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이사카 고타로 지음, 최고은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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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카 고타로 작가의 책은 참 여러권을 읽은 것 같습니다,

<마리아비틀>을 시작으로 <SOS원숭이>,<사신의 7일>,<남은 날은 전부 휴가> 등등 여러권을 읽었지만 읽을때마다 독특하고 새로워서 실망없이 전부 재미있게 읽은 책들입니다,

그런 이사카 고타로가 최고의 연애소설집을 냈다고 하니 또 아니 읽어볼 수가 없네요,, 기존에 책들의 주인공들을 보면 살인청부업자, 초능력자, 저승사자, 도둑이나 강도 등 평범하지 않은 인물들이 이끌어가는 독특한 상황들 속에서 또 반전도 주고 해서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번엔 그런 특징적인 인물이 아니라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하니 어떻게 그려 놓았을지 살짝 기대가 되네요,,자! 그럼 저와 함께 ~~~


이 책은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속에서 어쩌면 운명적이라도 할수 있는 특별한 만남에 관한 여섯 편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의뢰를 받은 조사 내용에 맞춰 설문을 준비하고 응답 표본을 모아 계산하고 통계를 내는 일을 하는 사토는 아내가 도망간 시스템 관리가 직원의 실수로 인해 인터넷에 수집한 설문조사 데이터를 다 날려버린 사고로 인해 퇴근도 못하고 수당도 안나오는 길거리 설문조사 작업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힘든 격무에 시달리지만 마음속에선 아직도 운명적인 만남을 기다리는 순수 청년의 이야기가 친구인 오다부부와의 대화속에서 잔잔히 펼쳐지는 < 아이네 클라이네 >, ​미용사일을 하고 있는 미나코는 친하게 지내는 손님이 소개한 남자와 한번도 만나지 않고 오직 전화로만 거의 1년째 이런 저런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며 관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상대 남자 미나부의 직업도 모른채 그저 조금 특수한 직업이라 정기적으로 바빠 아무 언질도 없이 연락이 뚝 끊기기도 하지만 남들이 보기에 독특한 연애를 하고 있는 미나코와 미나부의 이야기가 있는 < 라이트헤비 >, 앞선 이야기에서 등장한 아내가 딸을 데리고 집을 나가서 당황하고 있는 후지마 선배는 5년마다 한번씩 돌아오는 자동차 운전면허 갱신 기간마다 자동차 면허 센터에서 만난 어쩌면 자신의 도플갱어라고 해도 좋을 그녀를 만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힌트를 얻게 되는 이야기가 있는 < 도쿠멘타 >,  절대 아버지처럼 직장에 얽매이며 살기 싫다는 고등학생 가즈토는 교내인기짱인 여학생 미오와 함께 무임주차하는 얌체족을 잡으로 주차장에 갔다가 그곳에서 뜻밖의 인물을 만나게 되고 동시에 짝사랑 하는 미오의 마음도 얻게 되는 이야기가 있는 < 룩스라이크 >, 학창시절 뚱뚱해서 눈에 띄지 않는 학창시절을 보내던 유이에게 반의 중심에 군림하면서 유이를 일부러 왕따를 시키며 괴롭혔던 아키를 28살의 나이로 사회에서 다시 만나게 되면서 왕따 가해자와 다이어트로 환골탈퇴한 왕따의 이야기가 있는 < 메이크업 >, 앞선 5편의 주인공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그렇게 저렇게 다 연결되어 있는 것이 글을 읽으면서 알게되는데 마지막 이야기 < 나흐트무지크 >에서 마무리를 아주 훌륭하게 잘 해놓았네요,,,그들의 자녀들의 이야기까지 나와서 한권을 마무리하기에 딱 좋은 것 같습니다,,주된 이야기는 라이트헤비에 나오는 일본인 최초로 세계 헤비급 챔피언 자리에 올랐던 인물인 마나부를 중심으로 앞선 단편들 속의 등장인물들이 속속들이 나오고 서로 그렇게저렇게 다 연결되어 있음을 알수 있네요..


역시 이사카 고타로 는 저에게 실망감을 주지 않네요..한편 한편들이 잔잔한것 같으면서도 마지막에는 작은 반전들을 다 주고 있어서 한편이 마무리 될때 어!~~ 하면서 약간의 반전으로 살짝 놀라는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하고요,,

각 편마다 서로 등장인물들의 사연들이 자잘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다음 이야기에 앞선 이야기나 다음 이야기들이 살짝씩 등장하기도 해서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하네요,,즐겁게 놀라게 하는 반전도 좋았구요,,

충격적인 장면이나 임펙트 있는 줄거리나 소재는 아니지만 잔잔하면서 소소한 즐거움을 주면서 조용히 깊은 울림을 남기네요,,

이사카 고타로가 이런 잔잔한 연애물도 잘 쓰시는 군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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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를 구할 수 있을까
루스 오제키 지음, 민은영 옮김 / 엘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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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너를 구할 수 있을까 ] ​책제목이 어떻게 보면은 참 남만적이고 판타스럽기합니다

저도 책 소개글과 책 제목을 보고서는 은근 시공간을 넘어서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낭만적으로 펼쳐질것으로 예상을 했었는데 제 예상으로 빗나가버렸네요.

마법처럼 연결되어 있는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소개문구)​라 ~~~  이 문구가 어떻게 와닿게 되는지는 긴긴 이 책의 이야기를 다 읽었을때 갑가기 확 와닿습니다,,책을 받자마자 엄청난 두께와 깨알같은 작은 글씨가 가득찬 페이지에 놀랐지만 중반을 넘어서 책 속에 빠져들자 두 명의 화자가 번갈아가면서 진행하는 이야기에 빠져들어 속다감 있게 읽은 이야기였습니다

자!~~ 그럼 마법처럼 연결되어 있는 16살 소녀 나오와 소설가 루스의 이야기 속으로 가 보실까요?


캐나다의 조그만 섬에 살고 있는 소설가 루스는 더이상 글이 잘 쓰지 않아서 절망적인 감정에 빠져 있습니다,,그날도 어김없이 산책길에 들어선 해변에서 여기저기 긁힌 밀봉용 비닐봉지를 발견하고 주워다가 버릴생각으로 집으로 들고 들어옵니다.

그런데 그 비닐봉지 속에서는 바닷물의 부식작용으로부터 내용물을 보로한 헬로키티 도시락이 있었고 그 안에는 손으로 쓴 조그만 편지 묶음 하나와 빛바랜 붉은 표지로 장정된 도톰한 책 한권, 그리고 골동품 손목시계 하나가 들어 있었죠..

책을 펼쳐보니 보라색 젤 잉크 펜으로 쓴 동글동글한 아이의 일본어 글씨체로 보아 이것은 일종의 일기임이 분명한데요,,,그렇다면 그 먼거리에 어떻게 일본아이의 일기장이 흘러들어왔을까? 하는 의문에 루스의 남편은 이렇게 말하죠,,어쩌면 쓰나미가 발생했을 때 일본 가정에서 바다로 쓸려나갔을 온갖 물건들이 환류의 궤도를 따라 캐나다 조그만 섬으로 흘러 들어왔을 지도 모른다고요,,

자신을 나오라고 소개하는 일기장의 주인인 16살의 여중생 나오는 수다를 꽤 잘 떠는 소녀처럼 보입니다.

자신이 이 일기를 적는 이유는 외딴 산속의 무너져가는 절에 사는 나이가 104세가 넘은 비구니 할머니, 자신의 증조할머니인 지코 할머니를 기억하고 싶어서라고 말합니다,


지코 할머니의 삶에 대해 내가 아는 모든 것을 프루스트의 책에 쓴 다음, 다 쓴 책을 어딘가에 두어 당신이 찾게 하겠다!. 멋지지 않아요? 마치 시간을 앞질러 나아가 당신에게 닿는 느낌이에요. 이제 이걸 찾았으니 당신도 시간을 거슬러 내게 와 닿고 있는 거죠! - 42 


나오의 이야기를 조금씩 읽어내려 갈수록 그냥 수다 잘 떠는 여중생이인줄만 알았는데 뭔가 심상치 않음을 예감하게 되는데요

마지막 페이지까지 채울 즈음이면 지코 할머니는 돌아가셨을 테고 그럼 그땐 내 차례가 되겠죠. (44) 이런 문구에서 말이죠,,

루스는 궁금해집니다, 야스타니 나오라는 아이는 누구일까?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대놓고 자살하겠다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아이는 확실히 그런 뜻을 내 비치고 있는데 내가 너를 구할 수는 없는 것일까? 하는 생각에서 루스는 일기에서 야스타니 가족을 찾아낼 단서가 있을 거라고 확신하고 백방으로 나오를 구할 방법을 찾아나서게 됩니다,


시간을 헤치고 나아가 당신에게 닿고 있어요.

당신도 시간을 거슬러 내게 와 닿고 있는 거죠.



처음에는 이 책에서 즐겁고 신비스러운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고 책을 펼쳐지만 글을 읽을수록 가슴속에 답답해져 왔습니다,

한때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잘 나가던 컴퓨터프로그래머였다가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져 직장을 잃고 빈털터리가 되어서 가족을 이끌고 일본으로 다시 돌아온 나오의 아버지 하루키는 끊임없이 자살 충동에 시달리는 히키코모리가 되어있고 남편 대신 가족의 생계을 책임져야 하는 엄마는 나오에게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모르고 있으며 나오는 아기때부터 미국생활을 했던지라 일본어에 서툴며 전학온 학교에서는 엄청난 이지메를 당하고 있지만 누구에게나 말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나오가 오직 상담하고 의지하고 있는 이는 104세가 넘은 외딴 산속의 무너져가는 절에 사는 비구니 증조할머니뿐인데요,,

그래서 나오는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다음 차례는 자신이라 생각을 하고 있던 것이였죠.


나오의 생활, 아버지의 상황, 지코 할머니가 비구니가 된 상황들이 나오의 이야기속에서 펼쳐지는데,, 제2차세계대전 속에 가미카제(자살폭탄)병사였던 지코 할머니의 외아들 하루키1번의 이야기, 지진과 쓰나미, 원전에 대한 이야기와 지구 온난화, 쓰레기더미섬, 환경문제, 9.11테러 등의 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

나오가족의 가족사를 통해서 일본의 전근현대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어서 상당히 묵직한 이야기들이 한 가득합니다

루스가 어떻게 나오와 나오의 아버지 하루키2번을 구할 수 있는지 책을 보면서 놀랐네요,,이래서 책 제목이 그렇게 정해졌고, 사람과 사람은 '마법'처럼 연결되어 있다~~ ​라는 문구가 이제서야 이해가 되더라구요,,

뭔가 가슴이 찡했습니다,,지코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마지막으로 온 힘을 다 끌어모아 남긴 마지막 한 글자,,


生......다섯 획, 세이. 이카루. 살다. -508


이 글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너무 크게 와닿아서 눈물이 찔끔 흘렀습니다.

나오의 아버지가 진정 어떠한 사람인지, 가미카제로 돌아가신 하루키1번에 대한 진실도 밝혀지고 , 루스가 어떻게 나오가족의 삶으로 들어가서 그들을 구하게 되었는지도 알게되면은 환상적이고 뭔가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오네요,,

시간을 건너 과거로부터 온 구조 요청과 일기를 펼칠 때마다 글이 몇페이지씩 더 있는 또는 뒤쪽 페이지들이 갑자기 백지가 되는 이상한 일기장을 통해 나오와 루스의 교감이 참 감동적이였습니다

엄청난 두께의 책이였는데 빨려 들어가듯 미스터리한 이야기속에 빠져서 순식간에 읽은 책이였습니다

오랜만에 가볍지 않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을 깊게 깊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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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 개정판
안나 가발다 지음, 이세욱 옮김 / 북로그컴퍼니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기욤 뮈소나 베르나르 베르르베르 외에 아는 프랑스 작가도 별로 없고 프랑스문학을 접할 기회도 없던 저에게 프랑스가 가장 사랑하는 작가 안나 가발다의 대표작이라는 이책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가 출간됐다는 소식은 반가웠습니다

더군다나 이책이 국내 번역 후 2002년 첫 출간되었으나 절판되었다가 숱한 재출간 요청으로 드디어 재출간된 것이라고 하니 읽기 전부터 한껏 기대가 되더라구요,,평소 로맨스소설을 즐겨 읽는 저에게 이 책의 소개글 -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앞에서 온 마음을 다해 열심히 아파하는 세 남녀의 이야기 - 라는 글 또한 책에 대한 기대감함을 한껏 올려주네요,,

자!~~~ 그럼 프랑스가 가장 사랑하는 작가가 그려놓은 아름다운 소설 속으로 가 보실까요?


지금 이 시간에 그는 어디에 있을까?

그리고 누구와 함께 있을까?

우리의 삶은 이제 어떤 모습으로 변해갈까? - 26


한 남자(남편 아드리앵)과 사랑에 빠져 결혼하여 두 딸아이를 낳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사랑하며 살아온 결혼생활 7년,

그도 나를 사랑한다고 믿고 있었건만 아드리앵은 어느날 갑자기 내가 아닌 다른 여자를 사랑하기 때문에 떠난다며 가방을 싸들고 훌쩍 떠나면서 버림을 받은 클로에....그를 전적으로 믿었기에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한 것일까? 그동안 아드리앵은 클로에를 속이면서 젋은 여자와 바람을 피웠고 그렇게 클로에에게 "미안해 내가 실수를 했어,"라는 말을 남긴채 떠나버립니다.

절망에 빠진 클로에에게 그녀의 시아버지는 클로에가 좋아하던 시골집으로 무작정 클로에와 두 딸을 데릭 내려가자고 하며 끌고 오는데요,,  아무것도 먹고 싶지도 않고 잠도 설치며 수시로 눈물이 쏟아지는 클로에, 그럼에도 아직 어린 두 딸에게는 내색할 수도 없는데요,,그런 클로에게 시아버지는 식사를 마련하고 이것저것 말을 붙이며 늦은 밤 와인을 준비해서 마시면서 이것저것 자신의 이야기들을 틀어놓습니다,

젊은 나이게 사랑이 원인이 되어서 세상을 떠난 형 이야기부터 주절주절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 시아버지의 모습은 너무나 의외입니다,,왜냐하면은 시아버지는 너무나 과묵하고 하여 말이 없어서 가족들을 무시하거나 경멸하는 것에서 오는 친묵이 아닐까할 정도로 말이 없는 남자였기때문이죠,, 무뚝뚝하고 고지식하던 시아버지가 회상하듯 풀어놓는 이야기 속에서는 클로에게 경악할 정도의 이야기가 있었으니 ,,,자신이 한때 한 여자를 사랑했으며 이 세상의 그 무엇보다도 사랑했던 그녀를 만나 사람이 다른 사랆을 그렇게까지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정도로 진정 사랑했노라 그리고 헤어졌다는 이야기를 풀어놓지요,,


이책은 처음 제가 소개글과 책 제목으로 상상했던 이야기와는 좀 색다른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등장인물도 별로 없고 오직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것은 클로에와 시아버지와의 오고가는 대화입니다.

이야기의 초반은 사랑하는 이로부터 갑작스레 버림받고 남겨진 클로에의 깊은 절망과 상처 가득한 모습이 그려진다면은 중반 이후에는 시아버지의 입으로 통해서 독자들에게 들려주는 마흔줄의 유부남이 젊은 아가씨와 만나 절대적인 사랑에 빠지고  마음을 다해 사랑했지만 그 사랑을 놓을 수 밖에 없었던 아픈 사랑의 이야기가 펼쳐지네요


" 우리는 언제나 남아 있는 사람들의 슬픔에 대해서만 말하지. 하지만 떠나는 사람들의 괴로움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 있니?" - 98


한없이 안쓰러워 보였던 클로에의 모습에서 이제는 시아버지가 겪은 사랑의 이야기에의 그녀 마틸드의 사랑과 상처가 전해져서 시시때때로 뭉클함이 밀려오더라구요,, 이야기는 내내 담담한 문체로 조곤조곤 들려주는 시아버지의 말을 통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때문에 아파하는 그들의 모습이 잔잔하게 전혀져옵니다,,

가만히 시아버지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은 저는 그래,,, 내려놓자~~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구요,,

마음은 다른 여자에게 가 있는 남자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억지로 붙잡고 살면 또 뭐하겠느냐~~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상처받은 클로에의 마음은 한없이 안타깝게도 느껴지고 시아버지의 이기적인(?) 사랑앞에 한없이 가슴아프고 절망적으로 무너졌을 마틸드의 마음이 느껴져 클로에 못지않게 안타깝고 안쓰럽게 다가왔던 이야기였네요..


독특한 소설이였습니다,.. 전개방식도 그렇고 문체도 그렇고 좀체 접하지 못한 소설이네요.

공들이지 않은 간결하고 담담한 문체속에서 독자들에게 잔잔하게 전해져오는 뭉클함이 있는 소설입니다.

자극적이지 않은 이야기전개 속에서 찰나의 사랑과 영원한 마음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시아버지가 클로에게 한 이 말이 앞으로 클로에게 남편과 헤어지고 주어지는 삶에 대처할때 계속 되뇌어 봤으면 하는 말이 있었습니다,


" 내 생각엔 이게 오히려 잘된 일인 것 같구나!. 너의 가치를 생각할 때, 네 삶은 지금보다 한결 나아져야 해.

네가 약간 억지스럽게 쾌활한 모습을 보이려고 애쓰면서 살았다는 거 알아. 그건 부당해. 내가 보기에 아드리앵은 너에게 걸맞지 않아. 그 애한테는 네가 과분해. 내 생각은 그래. 너는 제대로 사랑받지 못했어. " - 124


마치 한편의 연극을 보는 듯 오고가는 대화속에서 우리의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받고 어루만져주는 그런 소설을 만났습니다

재미있게 잘 읽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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