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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나도 우리 - 고승의 환생, 린포체 앙뚜 이야기
문창용 지음 / 홍익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고승의 환생으로 태어난 소년, 그 아이를 돌보는 늙은 승려의 이야기로 세계 영화계의 기립박수를 받은 문창용 감독의 [ 다시 태어나도 우리 : Becoming Who I Was ] 의 다큐멘터리가 원작 단행본으로 출간이 되었다고 해서 읽어보고 싶었던 책입니다. 다큐멘터리 예고편을 보고 그 짧은 예고편으로도 뭉클하고 가슴으로 전해지는 감동이 있어서 먼저 책으로 만나보고 싶었는데 책으로 읽어본 책도 너무나 좋았네요.
한 번의 삶이 끝나면 모든 것이 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지도 모르겠지만 티베트 사람들은 전생과 현생, 그리고 이후의 생이 실타래처럼 엮여서 하나로 계속 이어진다고 믿는다고 합니다.
티베트에서는 전생에 고승이었던 사람이 생명이 다한 후에 전생에 다 이루지 못한 업을 잇기 위해 다시 인간의 몸을 받아 환생을 한다고 전해지는데요,, 그렇게 환생을 한 사람을 린포체라고 부릅니다.
이 책의 이야기는 인도 북부 잠부 카슈미르 주에 있는 지역인 해발고도 3,500미터로 세계에서 가장 고도고 높은 지역의 하나인 라다크, 그 라다크에서 또 가장 오지에 속하는 삭티 마을의 산골대기에 있는 사원에서 티베트 고승의 환생으로 증명되어 린포체가 된 소년 앙뚜와 앙뚜의 스승이자 가까이에서 보필하는 노승인 우르갼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 저는 전생에 티베트에 캄이라는 곳에서 살았습니다. 지금도 그 마을이 생생이 기억나고, 제가 몸담았던 사원과 제자들이 기억납니다." - 24
태어날 때부터 남들랐던 어린 아들을 목욕시키다 등에 티베트어로 '옴'이라는 글자가 점점 선명히 나타나는 걸 보게 된 엄마에 의해 5살의 나이에 사원에 들어왔고 여섯 살의 나이에 린포체로 공식 인증을 받아 즉위식을 올린 앙뚜와 앙뚜의 스승이자 집사, 때로는 보모이자 부모가 되어 앙뚜의 모든것을 보필하는 우르갼의 이야기는 전생에서부터 이미 정해진 듯 두 사람의 사이는 너무나 각별해 보입니다.
고승의 환생이 알려지면 제자들이 찾아와 전생에 살던 사원으로 모셔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앙뚜의 사례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중국 정부가 티베트를 무력으로 완전히 정렴한 채 티베트 불교를 탄압하여 국경을 단단히 통제하고 있어서 캄에 있는 고승의 제자들이 앙뚜를 데리러 올수 있는 상황이 못되어 앙뚜는 마냥 자신을 데려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점점 나이를 들어가면서 전생의 기억이 사라져만 가는데 사원이 없다는 사실은 늘 앙뚜의 가슴을 송곳처럼 찌르고 이 모습을 지켜보면서 보필하는 우르갼의 마음 또한 더하면 더했지 앙뚜 못지않게 걱정이 많습니다.


린포체로 즉위하고 애정을 품으며 머물러 있었던 사원에서 한 사원에서 두 명의 린포체가 존재 할 수 없다는 티베트 불교의 오랜 불문률에 따 앙뚜는 더이상 그곳에서 머물 수 없다는 통보를 받고 사원에서 쫓겨나기도 하고 , 제자들이 데리러 오지 않아 노승과 함게 산꼭데기 사원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이유로 가짜라고 의심을 받기도 하면서 어느새 찾아온 사춘기로 반항기도 겪으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힘이 되어 살아가는 우르갼과 앙뚜에게도 앙뚜의 앞날을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하는 시기가 오고 맙니다.
" 티베트에서 나를 찾아오지 않는다면, 내가 직접 사원과 제자들을 찾아낼 것입니다. 그것이 나의 운명이라면 기꺼이 그렇게 하겠습니다,." - 186
광활한 인도 대륙의 동부 지역을 그 어떤 교통수단도 없이 오로지 두 다리에 의존해서 가로지른 두 달 반의 여정끝에 도착했지만 신은 자연은 앙뚜와 우르갼에서 캄 사원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이때 앙뚜의 눈물과 외침이 참 가슴아프게 다가왔네요,,
그리고 이제 헤어질 시간이 옵니다. 7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한 번도 놓은 적 없던 손을 이제는 놓아야만 하는 시간입니다.
늙은 노승은 더이상 린포체가 마땅히 배워야 할 공부를 가르칠 능력이 안되고 어린 제자이자 위대한 고승이 환생인 존재인 린포체의 앞날을 위해 어쩌면 영원한 이별이 될지도 모를 작별을 하는데,,,
여태까지 담담하게 때로는 가슴아프게 때로는 감동적으로 읽어내려가던 책이 책 후반에 몇페이지에서 훅~~하고 한꺼번에 밀려드는 감정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습니다.
노승은 앞으로 15년동안 이어질 앙뚜의 공부 끝에 자신이 그런 앙뚜의 모습을 과연 살아서 볼수 있을지가 걱정이 되고, 앙뚜는 때로는 보모였고 부모였으며 스승이기도 했던 노승의 품을 이제는 떠나야 한다는 그런 감정들이 한꺼번에 저에게 밀려오더라구요.
스승님은 고개속여 소리없이 울고 있었고, 어린 제자는 그런 스승님과 헤어지기 싫습니다.
헤어지지 전의 어느날 잠들기 전에 나란히 누워 두런두런 나누었던 이 대화가 기억에 남습니다.
" 15년 후에는 제가 공부를 다 맞쳤겠죠?"
" 저는 늙어서 아이처럼 되어 있을 텐데요."
" 스승님은 제가 모실겁니다."
" 모신다고요? 상상만 해도 행복해지네요 ."
린포체 앙뚜에게 환생전 고승의 제자들이 찾아와 모셔갔으면 하는 것과 아니면 앙뚜만의 사원을 가져서 우르갼과 함께 수도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최근에 가장 가슴속에 울림이 많았던 책으로 마지막에 읽을 때는 눈물이 흘러서 책으로 떨어질 지경일 정도로 저에게는 큰 감동으로 전해졌던 이야기였습니다,
이제 책으로 읽은 만큼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진 영상을 보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꼭 한번 읽어보기시를 강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