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진짜 인생은
오시마 마스미 지음, 김난주 옮김 / 무소의뿔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한 분야에서 대가로 성공한 어떤 사람이 문득 나에게 " 지금 당신이 삶이 진짜 당신의 인생일까요?" 라거나 " 당신의 진짜 인생은 여기에 없어. 당신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지?" 라고 묻는다면 나는 곧바로 무슨 말이라도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때로는 저의 지금 삶이 진짜 내 인생이 아니였으면 하는 생각도 해보고 또 다른 나의 삶을 꿈꾸기도 하는데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나는 과연 무엇이라고 답을 할런지,,,,

이 책은 제목부터 독특했지만 책 띠지에 있는 문구... 누군가를 만나 인생이 달라졌다면.... 나의 진짜 인생은 무엇일까? 라는 글귀에 읽어보고 싶었던 책입니다.

무언가 써야만 살아 갈 수 있는 그녀들의 이야기가 있다는데,,,,,저는 하루라도 무언가를 읽어야만 하는 활자 중독자로써 그녀들의 진짜 인생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책을 펼쳤고 금새 책속으로 빠져들어서 한권을 뚝~ 딱 읽어버린 책입니다

자!! 그럼 그녀들 앞에 어떤 " 진짜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궁금하시다면 저와 함께 고고 ~~~



운 좋게 신인상에 당선되었지만 점차 슬럼프에 빠져 이렇다 할 글을 쓸 수가 없어 자신감을 잃어갈 쯤 담당 편집자의 권유로 어릴적부터 존경하던 작가 모리와키 홀리씨의 저택에 제자로 들어가 가까이에서 시중을 들고 글쓰기도 배워라는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 홀리의 저택에 오게 되는 신인 작가 구니사키 마미 의 이야기부터 시작됩니다.

모리와키 홀리씨의 저택에는 원래 비서로 채용되었지만 언젠가부터 소설을 쓰지 않는 작가때문에 거의 가정부나 집사 쯤이 되어 작가의 모든 일들을 처리하고 있는 우시로 게이코 씨가 있습니다,, 그녀는 약 24년 전 모리와키 홀리씨가 어느 지방에 강의를 하러 갔다가 시민회원에 직원으로 있는 우시로씨를 만나 그녀에게서 강한 인상을 받게 되는데요,,,아, 이 여자, 언젠가 사람을 죽였겠군~~ 하는 뜬금없는 생각이 바로 들면서 곧 꼬리에 꼬리를 물고 펼쳐지는 의식의 나래 속에서 어떤 장면을 보게 되는데요

그러면서 우시로에게 말하지요,.." 당신의 진짜 인생은 여기에 없어. 당신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지?" -19

그녀의 이런 쌩뚱맞은 질문은 당시에 두번째 이상한 불륜관계에 빠져 있던 우시로에 자신의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되고 그때 그 말을 꽉 붙잡은 우시로는 작가의 집으로 들어와 비서가 되었던 거죠..


그리고 이 저택에는 이야기의 중심인 소설의 대가인 노년의 작가 모리와키 홀리가 있습니다.

그녀는 베스트셀러 ' 비단 배' 시리즈의 작가로 판타지 소설의 대가로 불리우는 주니어 소설의 여왕입니다. 최근 그녀는 두 번째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증상이 가볍지는 했지만 제대로 서 있을 수도, 걷는 것도 불안정해 조수를 한명 부탁을 했는데, 마미가 이런 이유로 이 책에 오게 된거죠,,

책을 읽으면서 이 소설의 대가인 모리와키 홀리는 참 뭔가 신비롭기도 하고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인물이였습니다

그녀는 뭔가 영적인 기운이 있는 사람이였는데 문득문득 어떤 계시를 받은 것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펼쳐지는 의식의 나래속으로 빠져들기도 하고 그럴때면 누군가의 어떤 모습을 눈앞에 펼쳐지기도 하는데  어디를 보고 있는지 모를 눈빛으로 주절주절 자신도 모르게 말을 쏟아내기도 하는데 이게 이 노년의 여작가를 신비롭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그녀가 우시로를 처음 보았을 때 아, 이 여자 언젠가 사람을 죽였겠군~ 하고 떠올렸다던가, 마미를 처음 만났을 때 " 처칠을 닮았네. 내 여행도 이제 곧 끝날 거야, 처칠 ." 이라면서 마미를 처칠이라고 부릅니다.

처칠은 ' 비단 배 ' 시리즈에 나오는 원래는 인간이었던 검은 고양이인데요 쌩뚱맞게 자신을 고양이라고 하니 처음엔 황당했지만 마미는 점점더 그렇게 불리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고 편안하기까지 하죠,,


묘한 시기에 저택에 모인 세 여자는 모두 알고보면 무언가 써야만 살아 갈 수 있는 그녀들인데요,, 함께 부대끼고 각자 펼쳐놓는 그녀들의 인생 이야기가 조용히 담담하게 그려지는데 자극적이지 않은 이야기 속에 어느새 흠뻑 바져들게 만들어서  책장은 술술 잘 넘어갑니다,,

이게 또 무슨 마력인지,,, 문득 문득 계속해서 반복되는 문구... 당신의 진짜 인생은...... 이라는 문장을 읽을 대마다 내 진짜 인생은 여기에 없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자문을 해 보기도 하고 알찬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 보게 되더라구요

몇 십 년전의 홀리의 인생이야기를 들으면서 몇가지의 추억과 기억의 단편들이 새로운 이야기와 엮여 빚어내는 이야기는 인생은 참 알 수 없다는 생각도, 인연이란..라는 생각도 이것이 진짜 인생일까? 라는 생각도 들게 만들었습니다.


마미가 이 저택에 들어오면서 그녀는 정말 처칠이였던건지,, 그녀의 마법의 고르케는 저택의 분위기를 묘한 활기로 가득차게 만들었는데 청소부, 식료품을 배달하는 사람, 정원사 그리고 30년 전에 헤어진 홀리씨의 전 남편과 아들까지,,, 새로운 인간관계가 이 고르케로인해 새롭게 형성되고 변화하는 것이 너무나 신기했는데,,,아 나도 저 고르케 먹고 싶다는 생각에 들게 만들었던 그 마법의 고르케의 맛이 너무 궁금했던 부분이네요.

이렇게 면면히 흐르는 세 여자와 그녀들을 둘러썬 인생 이야기가 잔잔한 여운으로 길게 남게 되네요.

과한 흥미를 끄는 사건사고가 있는 이야기는 아니였지만 그래서 더 좋았던 이야기였던 것 같아요

뭔가 신비롭기도 했고  지나온 내 삶의 이야기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던 소설이네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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