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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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작가와 정태련 화백,  이 두 작가가 여덟 번째로 함께 만든  신작 그림 에세이 [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 ] 이 나왔습니다.

그동안 몇편 읽어본 이외수 작가의 글은 저에게 늘 편안함을 주었고 늦은 시간 조용한 밤에 글 읽고 생각하는 즐거움을 주었는데, 이번 책에는 또 어떤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있을지 기대를 하면서 책을 펼쳤습니다.

 역시 글과 함께 어울러진 정태련 화백의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우선 눈을 즐겁게 만들어 주네요.


 

바위를 뚫는 뿌리의 아픔이 없다면, 절벽의 낙락장송이 저토록 멋있는 자태를 보여 줄 수가 있었겠는가. 나 태어나 이 강산에 작가가 되어, 꽃 피고 눈 내리기 어언 칠십 년, 쉽게 쓰여지는 글은 한 번도 없었다. - 31



 

전체 7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이외수 작가님의 삶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머니는 두 살때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전쟁통에 행방불명되어 늙으신 할머니와 동냥밥을 얻어먹거나 이삭을 주우면서 끼니를 연명했다는 어린시절의 이야기부터 위암으로 1년 넘도록 병원 신세를 지며 암과 사투를 벌였던 일 그리고 현재 몸은 안정기에 접어들었지만 좀처럼 체중이 늘지 않는다는 푸념과 함께 나라걱정 젊은이들 걱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나이가 곧 지혜가 되지는 않는다.

더러는 실수도 하고 더러는 망발도 한다.

맞다. 아직 완성본이 아니다.



 

세상에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추앙받기도 하고 억울하게 누명을 써 욕도 먹었던 일,  위암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던 동안 일절 생활비를 벌 수 없어서 경제적인 문제들과 그로 인해 정말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인간관계까지 ,, 독자들이 평소에 알지 못했던 일들을 마치 일기를 쓰듯 적어놓으신 글을 읽으면서 아!~~ 이런 일들도 겪으셨구나~~하며 새삼 놀랍기도 하고 인생살이가 누구에게나 결코 쉽기가 않다는 것을 느꼈네요.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삶의 철학으로 인해 때로는 상처도 받기도 하지만 강한 자가 약한 자에게 손을 내밀어 일으켜 세워 목적지까지 함께 동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외수 작가님만의 인생철학도 많이 엿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글 여기저기에서 보이는 현 시점의 대한민국에 대한 걱정과 젊은이들의 지친 영혼과 고달픈 육신을 걱정하는 모습도 이 시대의 어른으로써 이런 걱정이 참 고맙게 다가오기도 했구요

 

 

 

 

 

문학, 내게는 온 생애와 목숨을 바쳐도 아깝지 않은, 거룩하고도 아름다운 영혼의 안식처 -75


글 여기저기에서 보여지는 이외수 작가가 얼마나 글쓰기를 사랑하는지 , 글 쓰는 사람은 지적 허영과 잘 쓰겠다는 악습을 경계해야 한다는 말씀도 그에게 있어 문학란 무엇인지 , 그리고 작가에게 필수적이라 할수 있는 외로움과 고독이라는 적요가 얼마나 큰 두려움인지도 글을 통해서 알수 있었습니다.

이외수 작가가 매일의 일과를 보내며 개인적인 일들을  적은 이 책은 자극적이거나 큰 흥미를 유발하지는 않지만 정태련 화백의 그림과 만나 독자들에게 참으로 편안한 시간을 줍니다

그래서 책 제목인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 이 참으로 잘 어울린다고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느껴지네요.

강원도 감성마을에 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칠 십의 노 작가의 삶을 엿보고 그의 생각도 엿보고 또 그의 생각들도 배우고 깨닫기도 하면서 내 스스로의 외로움도 달래고 마음도 정화되는 편안한 책 읽기 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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