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어 수강일지
우마루내 지음 / 나무옆의자 / 2016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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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크게 저의 관심을 끌지 못했으나 ' 모든 것은 낚시가게 아저씨 엉덩이에서 시작됐다.' 라는 문구가 저를 확 이책을 읽게 만들었습니다.. 아니 왜? 낚시가게 아저씨 엉덩이는 뭔가 특별한가? 지나치게 섹시해서? 아저씬데? ㅎㅎ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제가 예상하고 상상했던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었던 이책,,,, 온통 저는 혼란스럽고 산만하게 만들었던 이야기 속으로 저와 함께 고고 ~~~


이책을 이끌어가는 화자는 열다섯 살의 '나' 입니다,,이책에는 실명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네요.

열다섯 살의 중학생인 '나'는 존나 카와이(정말 귀여운? )라는 인터넷상의 한 친목모임의 회원입니다. 세계 곳곳에 거점을 두고 있는 이 그룹은 가입조건이 상당히 까다로운 이상한 그룹인데요,,,오로지 지인 추천제로만 맵버를 영입하며 총 100명으로만 맞춰진 정예맵버구성이지요.. 이 그룹의 특이할 점은 그들이 사용하는 독특한 단어인데요..

바로 모임 이름과 같은 '존나 카와이' 라는 표현을 소통 수단으로 쓰고 있는데,,예를 들자면 웃기면 ‘존카ㅋㅋ’, 슬프면 ‘존카ㅜㅜ’, 놀라우면 ‘오 존카’, 아쉬우면 ‘아 존카’, 당황스러우면 ‘존카;;’ 하는 식이죠..

사실 '나'는 은따, 왕따를 당하지 않을려고 '존나 카와이'그룹에 발을 들려놓았고 친구들과 그럭저럭 소통하면서 학교생활을 하고 있죠,,,

그런 '나'에게 친구들에게도 말못할 나만의 비밀이 생기고 맙니다,,,바로 저를 그렇게 이책을 읽게 만들었던 바로 그 낚시가게 아저씨의 엉덩이인데요,,

거뭇거뭇해진 추리닝 엉덩이부분과 하도 움직여서 툭 튀어나온 무릎과 팔꿈치, 나잇살이 불어 늘어진 엉덩이 사이로 구멍난 곳으로 비춰지는 호피무늬 팬티, 입으로 흥얼거리는 리듬에 맞추어 들썩이는 낚시가게 아저씨의 늘어진 엉덩이가 어느날 15살의 나의 가슴에 그만 쾅!~~~하고 와닿게 되는데요,,,책을 읽으면서 아니 왜? 하는 전혀 공감안가는 ... 15살의 나도 도저히 이해할수 없는 떨림을 느꼈기에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첫 비밀이 생겨버리지요,,친구들에게 말했다가는 일생을 따라다니면서 놀림거리가 될 것임을 알기에 가슴속에 꽁꽁 묻어두고 비밀을 간직하려니 속이 타고 답답하고,,,

이 비밀을 누군가와 이야기 하고 싶은 , 소통하고 싶은 욕구에 몸부림치던차 친구들이 모두 잠들었을 시간에 <존나 카와이> 카페에 들어갔더니 그룹 내부에서 무시당하고 있는 한스 요아임 마르세유 라는 닉넴을 가진 그를 발견하고,,,아,,,그에게라면 어떤 말을 해도 괜찮을 거라는 느낌적이 느낌에 그만 며칠간 내내 고민해왔던 낚시가게 아저씨의 엉덩이에 관한 이야기를 다짜고짜 털어놓고 마는데요,,,

처음엔 홀가분했으니 이것도 시간이 지나니 괜히 말했나? 한스 요아임 마르세유가 게시판에 이 이야기를 말해버리면 어쩌지?하는 불안감에 또 쌓여가던차 ..

"누구에게든 무엇이든 관심을 갖거나 하는 정서는 당연한 거고, 그걸 표현하려는 것도 당연한 거니까.

 네가 누굴 사랑하거나 뭐를 종하하거나 그건 당연한 거야. 그것들을 그런 정서를 왜 품게 되었나 하는 분석 없이도 료현할 수 있는 것들이야. "(68) 이런 말을 그를 통해서 듣게 되지요,,


그리고 한스 요아임 마르세유의 권유로 < 메신저 비행히 전투 게임>를 시작하게 되고 게임속에서 터키 219번과 동맹을 맺고 관심을 가지게 되기도 하고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넘어 내 정서와 어울리는 - 존나 카와이 외에 - 다른 표현들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새로운 표현이라면 터키어라도 배울 준비가 되어 있어~~라며 책 제목인 터키 수강일지,,,그러니깐 낚시가게 아저씨의 엉덩이로 부터 시작해 15살의 나가 터키 문화원에서 찾아가기 까지 영향을 미쳤던 많은 이야기들이 두서없이 펼쳐지네요,,

( 왜 하필 터키어? 하시겠죠? 사실 '나'는 낚시가게 아저씨 이전에 첫사랑을 한번 겪었으니 바로 이태원 거리에서 케밥장사를 하고 있는 잘생겼다는 표현으로 표현이 안될 정도로 잘생겼던 그 터키 청년을 짝사랑했던 경험과 함께 마침 딱 터키문화원 간판이 보였달까요? )

그리고 그곳 터키문화원의 터키어 수강에서 뜻밖의 인물을 만나게 됩니다


하!~~~ 이렇게 산만하고 두서없이 많은 이야기들이 펼쳐지다니,, 마치 이 글은 책속의 15살의 나 처럼 질풍노도기에 이리저리 방황하고 흔들리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중학생들의 정신세계를 보는듯 했습니다.

애초에 예상했던 스토리와는 전혀 색다른 책한권이였습니다,, 제가 중학교 시절을 지나온 것이 너무나 까마득한 옛날이라서 그런지 이 아이들의 정신세계를 도저히 따라 갈수가 없더라구요,, 요즘 아이들은 이 시기에 이런 일과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이 시기를 또 자아를 찾아가고 자기표현을 찾아가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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