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라디오
모자 지음, 민효인 그림 / 첫눈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책 편식이 심한 제가 오랜만에 에세이 한편을 읽었습니다,,,

제목부터 뭔가가 공감가고 정감가는 방구석 라디오~~~ ㅎㅎ

한때 정말 라디오를 즐겨 듣고 엽서를 쓰거나 사연을 보내본 적도 있는데요,,,그리고 소소하게 사연이 당첨이 되어서 작은 선물도 받기도 했었던 돌이켜보면 라디오가 나에게 친구였던 적이 있었건만 요즘은 통 라디오를 들은 기억이 없네요.

책제목때문에 아련하게 추억속을 들여다보게 되네요 ㅎㅎ


이책 [ 방구석 라디오 ] 는 삼십대에 접어든  여느 직장인이 자신의 이야기와 생각을  조곤조건 들려주는 에세이입니다.

갖고 싶었던 장난감을 엄마를 졸라 샀다가 아버지에게 혼날까봐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마당에서 서성거렸던 여섯 살의 어느 여름날의 이야기부터 컴퓨터 게임에 빠져있었던 열세 살, 아버지에게 대들다 따귀를 맞고 집을 튀쳐나갔던 열일곱의 여름, 스물, 스물일곱을 거쳐, 어릴땐 부모님처럼 살게 될까 봐 걱정하던 아이가 이제는 부모님처럼 살 수 없을까 봐 걱정하는 서른을 넘긴 직장이 되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제목답게 이야기의 각 챕터마다 PLAY, REST, REPLAY, STOP, SHUFFLE, REPEAT 제목으로 분류를 해 놓았는데 요런것도 참 재미있게 다가오네요,,

어린시절 저자에게 라디오는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 나오는 초콜릿 상자처럼 설렘과 실망을 반갈아 주었다고 하네요,,

그럴것이 원하는 노래가 나오면 설렘을 주고 싫어하는 노래나 장르가 나오면 실망감을 주니깐요

엄마와 함께 안방에 누워 함께 라디오를 들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던 추억도 간직하고 있군요,,저는 엄마와 이런 추억을 만들지 못해서 좀 아쉽게 다가옵니다

 

 

책은 이렇게 한면은 일러스트가 가득하고 한쪽은 저자의 글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어떤 글은 공감도 가고 또 어떤글은 아~~ 하는 생각도 들게 하는 글들이 가득하네요.

우리 인생도 가끔 바람을 빼주어야 하는 풍선처럼 가끔은 멈춰 서서 바람을 빼주듯 인생의 바람도 빼주면서 쉬어도 좋다는 글도 좋았구요,,가끔은 멀리서 바로보기만 하는 것이 더 좋을 때가 있다는 글도 좋았네요.


사진


언제부턴가 여행을 떠나면

사진을 남기는 게 중요한 일이 되었다.

기억하고 싶은 장소

추억하고 싶은 사람들

근사한 저녁과 달콤한 군것질

잊고 싶지 않아 연신 사진을 남기지만

시간이 지나면 추억이 되는 건

사진에서 볼 수 없는 다른 기억들


너에게


서두를 필요 없어

아직 너만의 폼이 완성되지 않아서 그런거야

마라톤을 달리는데

앞사람이 스퍼트 한다고 휘말릴 필요 없어

그러면 그 사람 페이스에 말려들게 되지

인생의 마라톤에선

특정 구간을

더 빨리 뛰는 사람보다

늦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뛰는 사람이

몇 배는 더 대단한 거거든   - 166


에세이는 이래서 좋은 것 같아요,,,한편한편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읽고 다시 한번 더 읽고,,,

긴호흡으로 천천히  여유롭게 읽으면서 생각을 할수 있다는거요,,

이책의 이야기중에서 저자가 들려주는 아버지의 일기장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요,,

저자는 어릴적에 일기를 쓰시는 아버지의 일기장을 누나와 함께 훔쳐보는 것을 즐겼다고 하네요,,평소 무뚝뚝했던 아버지가 일기장에서만큼은 거침없이 누나와 자신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던 글을 훔쳐보던 아버지의 사랑을 느끼기도 하구요.

언젠가 펼쳐본 일기장에서 사는 것이 힘이 드는 아버지의 글을 읽었을때, 그리고 이제는 자신이 '사는 것이 외롭고 힘들다. 그래도 살아야 한다,,,아버지의 일기장이 그런다',,라고 하는 이야기가 참 뭉클하더라구요

이 책에선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그저 특별하지 않은 지극히 평번한 우리들의 일상의 기억들을 담아 놓았는데 평범한 일상이라서 더 좋으네요,,우리네 다같이 평범한 사람들이 적당히 힘빼고 적당히 살아가는 이야기라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