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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옹 혹은 라이스에는 소금을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이 나왔다고 하길래 꼭 읽어보고 싶었네요
책제목부터 독특해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고 소개글의- 3세대, 100년에 걸친 ‘언뜻 보면 행복한’ 가족 이야기- 라니~~ 일본의 가족이야기가 궁금하여 그리고 에쿠니 가오리가 그려놓은 그녀의 글이 궁금하여 읽어보게 되었네요..
1982년 가을.. 한 집안에 3대가 모여 살고 있는 야나기시마 일가의 8살 차녀 리쿠코가 화자가 초등학교에 가야한다는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일이 떨어진 3남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학교에 가는 것이 왜 그리 충격적인 일이냐고요?
남들의 시선에서 보면 조금은 별종으로 보이는 이 가족에게는 상당히 특이한 사건일수밖에 없네요,,
이 집은 앞서 말했듯 3대가 모여살고 있는데요. 일본인 할아버지에 러시아인 할머니, 그 사이에 태어난 3자녀( 엄마와 이모 그리고 외삼촌), 거기에 처가살이하고 있는 아빠와 노조미(큰언니), 고이치(오빠,12살), 리쿠코(나8살), 막내 남동생 6살 우즈키.. 이렇게 모두 한집에 살고 있다는것, 거기다 라쿠코 형제구성원들도 특이하게도 네 아이 중 둘이 아빠 혹은 엄마가 다르다는것, 대학입학 전까진 학교에 보내지 않고 가정교사를 불러 교육시킨다는 것. 남들이 보기에 좀 별스러운 가족들이 지은지 70년 가까이 되는 낡고 넓은 집에서 모두 살고 있다는 것이 이 가족들의 특이할 점이죠.
교육은 가정에서 한다는 부모님의 방침아래 학교에는 다니지 않는 네 형제들이 큰언니 노조미만 빼고 3남매가 학교에 다닌 3개월동안의 일어난 작은 변화와 안 좋은 사건을 이야기하고 있네요.
남들과는 조금 색다른 그들 가족의 이야기를 8살 아이의 이야기로 듣는 재미가 색다르고 재미있었네요,,별스럽게 다가오지 않고 꼭 학교라는 틀안에 갇혀 일률적인 교육을 받아야 하나?는 의문이 들게 하면서 학교를 그만다니기로 결론을 내릴때 전 오히려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정도였네요,,
이어지는 책장은 어랏! 1968년 늦봄으로 시간은 거슬러 갔고 이야기를 하는 화자또한 차녀 리쿠코가 아니네요.
바로 앞선 이야기에서 궁금했던 - 네 아이 중 둘이 아빠 혹은 엄마가 다르다는것-에 대한 첫 이야기 큰언니가 리쿠코와 다른 아빠를 가지게 된 사연,,그러니깐 그들의 엄마가 왜 아빠가 다른 아이를 가지게 되었는지 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책장을 남겨보면 매 챕터마다 시간과 계절을 넘나들면서 말하는 화자도 매번 바뀌는데요, 1960년부터 2006년 까지 3대에 걸친 야나기시마 일가의 가족구성원들의 인생, 삶이야기가 있습니다.
상당히 잔잔하면서 담담하게 들려주는 그들의 삶이야기, ,, 기쿠노(엄마)의 가출, 유리(이모)의 갑작스런 결혼과 이혼, 엄마가 다른 막내남동생 우즈키, 기리노스케가 조카들에게 보여준 따뜻한 사랑, 그리고 러시아인 할머니의 비밀까지..그들의 드러나지 않은 과거와 비밀이 차츰차츰 베일이 벗겨집니다.
첵을 읽다보면 군데군데 마음이 찡하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돋는 곳도 여러곳이 있었는데요,,
가부장적인 고집을 내세웠던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화장터에서 할아버지의 작은 뼈조각을 훔쳐내어 평소 할아버지가 쓰시던 빈 담배함에 넣어 집안의 비밀 장소에 숨겨 놓은 우즈키와 리쿠코,,어린 그들이 손안에 작고 확실한 할아버지를 간직한 방법에 눈물이 핑 돌았네요.
1960년에서 2006년 까지 누군가는 세상을 떠나고 또 누군가는 뜻하지 않게 너무 일찍 떠나버렸고 누군가는 외국에 살게 되고 또 누군가는 독립을 했으며 이제는 그 거대한 늙은 저택에 두명의 연금 생활자와 언제까지고 어린아이 같은 독신녀 리쿠코가 살고 있는 3대, 100년에 걸친 언뜻 보면 행복한 그들의 가족 이야기가 이책 속에 있습니다.
작은 글씨에 600페이지에 가까운 긴 이야기가 전혀 지루함이 없이 술술 읽혀집니다..
[포옹, 혹은 라이스에는 소금을] ,,,,이라는 책제목도 왜 그렇게 지어졌는지 책속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거예요
에쿠니 가오리가 이렇게 긴 장편을 쓰는 작가는 아닌데 하는 의문이 뒤쪽에서 해결되었네요,,바로 여성 월간지에 4년에 넘게 연재되었던 글을 책으로 묶어낸 것이라고 합니다,,전 참으로 잔잔하면서 감성이 묻어나는 글에 푹 빠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평범하지 않은 것 같은 구성원을 가진 가족들이지만 행복했던 그들의 이야기가 책속에 있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