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주
안소영 지음 / 창비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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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하면 학창시절에 배웠던 <서시>,나 < 별헤는 밤> 정도가 다였다. 부끄럽게도 말이다.

올해가 시인 윤동주가 일본 감옥에서 세상을 떠난 지 70주년이 되는 해란다,,,그래서 창비에서 윤동주를 기리고 추모하는 의미에서 그의 삶을 다시 찾아보는 책 한권이 나왔다,, 바로 < 시인 동주 > 이다..


책의 시작은 1938년 18살의 윤동주와 스물 두 살 동갑내기 사촌간인 송몽규가 연희 전문학교에 진학하기 위하여 북간도 시골 마을 명동촌에서 여러번 기차를 갈아타고 경성에 도착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연희 전문학교 신입생의 동주와 몽규의 학교생활이야기부터 새로 사귄 학창시절의 동무들, 그리고 그들을 가르쳤던 교수들의 이야기들을 들려주는데,,,조선총독에 의해 전국 중등학교에서 일본어와 일본 역사 교육이 강화되고 조선어 교육이 폐지된 현실에서 보통학교의 수업은 대부분 일본어로 진행되었고 조선어가 천대받고 있는 현실이 가슴아프다,

연희 전문학교 또한 틀리지 않았으니 일본 경찰이 학교까지 들어와 교수들을 연행해 가기도 하고 그렇게 붙잡혀간 교수들은 다시 학생들을 가르칠 수가 없었단다.

중일 전쟁이 길어지면서 조선은 전쟁터로 보내는 물자를 제공하는  터전으로 산이고 강이고 거치적 거리는 것은 마구 걷어버리고 치워버리는 일로 가난하고 헐벗은 노동자들은 끊임없이 현장에서 노동을 해야 하는 현실과 조선 문인들에게는 '검열'과 '허가'를 무기로 압박해 들어오는 이야기들이 낯설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다시 윤동주 시인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이야기들을 통해 다시 접하니 분노가 일어난다..

묵묵히 시를 써운 윤동주의 시가 책 중간중간 나오는데,,,내가 몰랐던 시를 새롭게 읽어보니 참으로 감성적으로 다가오면서 그 시대상황과 처에 있는 상황에 연관이 되니 또다르게 다가온다,,


도쿄로 유학을 온 동주와 몽규.. 도쿄 도시샤 대학 영문과에 다니면서도 윤동주는 계속해서 아무에게도 보여 줄 수 없고 아무도 보려하지 않는 시를 계속해서 썼다,, 일본은 전쟁이 길어지면서 국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지고 불만이 터져 나오자, 징병제 실시를 앞두고 조선인들에게 반대 여론이 일어나지 않도록 시찰과 정탐을 강화하고 대학에서 조선인 학생들을 적국의 스파이로 의심하며 몰아가는 분위기 속에서 조선 학생들끼리 다니던 동주와 몽규를 감시의 시선으로 보다 결국 <치안 유지법 위반>으로 기소 되어 징형형에 처해지는데 그렇게 형무소에 가게 된 윤동주는 모진 매질과 고문속에서  독립운동 관련 조선인 사상법들을 대상으로 하는 생체실험까지 당하다 결국 29살의 꽃다운 나이로 해방이 되기 6개월 전 짧은생을 마감하게 된다.


가슴아프다,,,특히 나의 외할아버지가 독립운동가로써 붙잡혀 고문끝에 돌아가셨기때문에 더 가슴아프게 다가온다.

이전에 형무소에서 하늘의 별을 보고 지었다던 < 별 헤는밤>이 책을 읽으면서 그 상황에서 윤동주의 심정을 알면서 읽게 되니 더 가슴아프고 찡하다,,,아! 마지막 그 어머니~~ 라는 단어가 눈물나게 다가온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작은 철장 밖으로 보이는 시디도록 맑은 밤하늘,,그 속의 별 하나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 그립고 사랑하는 이를 불러보다 숨을 거둔 윤동주 시인의 모습이 떠올라 .... ㅠ.ㅠ

생전에는 시인이라 불리지 못하고 무명의 시간을 보내야 했던 윤동주 시인 서거 70주년을 맞아 청년 윤동주의 삶과 문학 을 접할수

있어서 참 좋은 시간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인상깊게 읽은  윤동주님의 < 쉽게 씌여진 시 >라는 시를 옮겨본다.


쉽게 씌여진 시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 내 포근히 품 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 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를 들어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들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를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세대처럼 울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후의 악수 .


- 1942.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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