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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마이너스
손아람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12월
평점 :

얼마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던 [소수의견]의 작가 손아람님의 책이 나왔다. [ 디 마이너스]..
디 마이너스,,라!~~~ 무슨 뜻이지? 아하,,,책을 몇장 넘기니 막바로 알게 된다,,학점이다,,ㅋㅋ 낙제를 간신히 넘긴 학점 디 마이너스,,,,이야기의 시작은 오랜세월이 흐른뒤 대학때 친구인 진우를 다시 만나는 약속을 하면서 나(박태의)는 진우에게 용서받을 수 있는지, 어쩌면 죄는 용서해도 사람은 용서할수 없을지도 모른다며 걱정하는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태의는 진우에게 어떤 잘못을 저질렀길래,,,,,??? 궁금해진다,
그러면서 시간은 거슬러 박태의가 서울대 미학과에 입학하면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는 총 154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있다.
인문대학 전체에서 절대적으로 사랑받던 존재이며 태의가 오랫동안 짝사랑했던 존재인 2학년 선배인 미쥬(미주)를 따라 철학연구학회에 몸 담으면서 찬란했던 청춘 20대를 불같히 휩싸르게 했던 이들을 만나게 되는데,,,
1990년대에 학생운동을 퇴역한 시와 노래를 달고 다녔던 현승 선배, '전학협(전국학생회협의회)'이라 불리는 학생운동정파에 속했던 대석 형(미쥬의 남자친구), 철학연구학회로 들어온 과묵하고 우직한 공대 새내기 양진우, 후배인 민효와 수리,,,이들과 함께했던 대학생활의 사랑와 낭만, 캠퍼스 에피소드들과 군사정권이 막을 내리고 문민 정부가 들어서고 노동자와 농민에 대한 공권력의 진압이 있었던 시대적 흐름에 따라 대학생들의 항거, 대공분실에 끌려가 시위를 주동한 세력을 색출하려는 고문에 의해 배신과 죄책감, 용서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져 있다.
사실 작가는 나보다 몇살 어리다,,그래서 나도 그 당시에 대학을 다닌 세대인데,,나는 여대를 다녀서인지 책속에 등장하는 대학새활의 여려 재미있는 요소들을 겪어보지 못했었다,
농활을 하면서 겪은 사건과 인구 마흔이 겨우인 마을에까지 침슴한 권력의 이야기, 과외 아르바이트, 축제,스타크레프트에 빠진 진우, 학생회장 선거, 교내를 배회하면서 살고 있는 미친남자 이야기,거기에 길고양이, 개 등등.... 캠퍼스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나의 학창시절로 돌아간듯 즐겁게 책을 읽어내려가다,,,,역시나 1900년에서 2000년대로 넘어가는 그 격동하는 시대의 사건들 ...대우자동차의 부도와 김대중 정부의 해외 매각, 이에 따라 해고에 반대하며 파업하는 노동자들의 시위,, 전투 경찰로 진압 개시가 되고 노동자들을 위해 싸우는 대학생 시위대 속에 있는 태의와 미쥬, 대석 형 ,진우, 현승,, 민효, 수리..가 어떻게 그 시대에 휩쓸려 무슨 일을 겪게 되는지를 들려준다.
권력의 폭력을 싫어하고 상대적인 약자의 편에 서서 논쟁하고 항의했던 대학생이였던 이들이, 대공분실에 끌려야 선배들의 친구들의 이름을 요구받게 되었을때,,,침묵을 지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무섭고 두려웠을 것이다,,,아직은 어린 20대초반의 그들,,,나라도 충분히 그러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태의를 밀고한 대석 형과 진우를 밀고한 태의,,,끝까지 고집스럽게 침묵했던 진우의 형집행...그렇게 누구는 감옥에 가고 누구는 도망치듯 군대에 들어가고 누구는 유학을 떠나고 누구는 졸업을 하고,,,,그렇게 이들을 둘러썬 세상은 무너져 내렸다.
태의의 이야기를 통해서 다시 듣게 되는 1990년대와 2000년대,,그 속엔 우리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2002월드컵 이야기도 있었고 미군들에의해 죽어간 '미선이효순이'사건도 있었고 또 대우장도차의 무도와 해외매각, 학생운동, 양심을 팔은 배신 등등
그 시대에 운동권으로 학생운동에 참여했던 그들의 이야기가 이 책속에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나의 대학시절로 돌아가보기도 했고 뉴스를 통해서 들었던 사건속으로 들어가보게 되는 경험도 했고, 한 청춘이자 한 시대의 일지를 기록하고 싶었다.(책띠지 문구)는 작가의 말이 이해가 간다.
느슨하게 말하자면 이 이야기는 수십 명의 사람들에 의해 쓰였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이 이야기는 결코 소설이 아니다.(책띠지 속의 작가의 말)이 그제서야 모두 이해가고 공감간다,,,
나와 같은 시절에 대학을 다니던 어떤 청춘들은 이렇게 권력의 폭력에 항거하면서 뜨겁게 살아갔구나! 를 느끼게 해준 책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