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우동, 사랑으로 죽다 김별아 조선 여인 3부작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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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김별아님의 [영영 이별 영이별 ]을 읽고선 눈물,콧물을 쏙뺐던 기억이 있다. 역시 김별아!~~ 라는 생각이 들었고 작가님의 후속작을 기다리고 있던 차에 어우동의 삶을 그린 이책 [ 어우동, 사랑으로 죽다]가 나왔다길래 냉큼 읽어내렸다.

이책은 조선 여자 3부작의 마무리작으로 ,,조선 양반가 간통사건을 다룬 유씨의 이야기인 < 불의 꽃>, <조선왕조실록>에 유일한 왕실 동성애 사건의 주인공인 손빈 봉씨의 이야기를 다룬 <채홍>에 이어 <조선왕조실록>에 희대미문의 음녀로 이름을 남긴 어우동의 삶을 그려놓고 있다.

 

그동안 역사를 배우면서 그저 희대미문의 탕녀로 언급된 어우동의 좀더 세세한 이야기가 상당히 궁금했었는데 이책을 통해서 좀더 어우동을 깊이 알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가 많이 되었다. 정4품의 혜인의 봉작을 받은 외명부의 여인이 어찌하여 희대미문의 탕녀이자 음녀라고 기록되어지게 되었는지 그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저와 함께 ~~~

 

고관대작의 딸로 태어난 어우동은 겉으로는 부유한 양반가의 여식으로 부러울 것이 없어보이지만 실상 그 가정사를 보면 부부간의 싸움과 어머님의 외도로 인해 늘상 고성의 싸움이 오가는 곳에서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듯 보인다.

17살때 영천군( 세조대왕의 백부이신 효령대군의 5째아들)의 서자로 16살이 된 태강수 이동과 혼사가 이루어지지만 기생첩에 미친 이동에게  소박을 맞고 두살배기 딸아이와 함께 내쳐짐을 당한다,

완전히 감옥에 갇힌 죄수와 같이 답답한 생활을 견디가 못해 여종의 옷과 바꿔입고 몰래 바깥나들이를 한 것이 들키고 의심을 사게 되어 화냥질을 했다는 누명을 쓰고 소박맞게 된 것이다.

친정으로 돌아와 우울증에 빠진 어우동은 오랜 우울증에서 벗어나면서 뭔가를 깨닫게 되는데,,,,

 

" 넌 불쌍하지 않아, 넌 못난이가 아니야.... 어여쁘고 향기로워,

넌 불행하지 않아, 더이상 불행하지 않을 거야. 남들이 쳐놓은 어둠의 그물에 갇혀 있지 않을 테니까. 누더기 먹옷 같은 기억 따윈 벗어버려. 너는 이제 까지의 어우동이 아니야."

?지금 이 순간부터 네 이름은 현비야." - 49

 

집안 깊숙히 박혀 죽은 듯이 살아도 그녀를 향한 추문은 계속해서 만들어져서 퍼지는데,,,그래! 이리살아도 저리살아도 한인생,,,기왕사는것 구속됨이 없이 자유롭게 살아보자는 어우동은  신분이나 직함을 따져서 가려 사내를 만나지 않고 오는 발길이 머물면 사랑하는 자유로운 사랑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녀는 사랑이 영원하다고 믿었다. 영원해야 마땅하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녀는 사랑의 영원을 믿되, 사랑의 대상은 무엇으로도 변할 수 있다는 모순의 진실 또한 믿었다. - P69


이 말만큼 많은 그녀를 잘 표현한 말이 없을 듯하다... 소박맞은 이휴의 그녀의 삶은 정말 이랬다.

사헌부 도리 오종년을 시작으로 해서 태강수 이동과 팔촌뻘인 방산수 이난과 육촌뻘인 수산수 이기, 광포한 난봉꾼 김칭, 전의감에서 의학을 공부하는 생도 박강창 등등 조선왕조실록에서는 16명의 간부들이라고 기록되어 있는 사내들과의 욕망의 끝을 향해 달리는 그녀의 호기심과 모험심 가득한 관계들이 이어져간다.

스스로 기생 현비로 분하여 기생행세를 하면서 여러 남정네를 만나는 어우동의 모습에서 어우동의 난봉은 스스로가 만들어낸 의도된 난봉임으로 보여진다.

신분이나 직함을 따져 만나지도 않고 왕족부터 노비까지 가리지 않고 만남과 관계를 가진 어우동이 살짝 이해하기 힘들기도 하지만 그녀 나름대로 어릴적부터 사랑받아본 기억도 없고 또 혼인후에도 내침을 받은 어우동이 그녀만의 상처를 그렇게 표현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우동의 남자들 중에서 유일하게 어우동의 슬픔과 허허로운 마음을 이해하고 상처받은 마음까지 사랑한 ,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한 첫 뻔째 남자였던 방산수 이난...그와는 육체적으로 맞지 않고 어우동이 차버린 경우인데,,,모든 사실들이 드러나고 추국을 받을때 모든 사내들이 그녀를 모른다 하고 만난 적도 없다고 했지만 이난은 그녀와의 통정을 사랑을 인정한 유일한 사녀였다.

이 남자의 순정이 참 가슴아프게 다가왔던,,,,, 이난에게 안주하며 살았다면 참 좋았을 것을,,,,

세조 → 의경세자 예종 → 자을산대군 (성종) 으로 이어지는 시대적인 배경의 이야기가 함께 펼쳐져  어우동이 살고 있는 시대를 이해하면서 그녀의 삶을 엿보니 좀더 이해가 가기도 했다.

모든 것이 억압받던 삶속에서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세상을 희롱하며 자유롭게 살다간 어우동의 삶을 엿보았다.

( 근데 이책 분명 19금이다.. 청소년들이 읽다 허걱! 할수 있을듯,,,나도 읽으면서 내내 충격으로 읽어내렸다.

좀더 아련하고 어우동의 내면의 깊숙한 이야기를 원했는데 너무 몸의 대화를 많이 다루고 있어서 좀 충격적이였다 )

 

 

-- 놀라지 마세요. 예정된 시간이 지금인가 보죠. 나는 .....후회도 미련도 없어요. 내 뜻을 숨기고 내 마음을 속이며 목숨을 부지하려는 마음은 애당초 품지 않았던걸요. 그곳에 가면 저와 같은 옥살이를 견디지 못해 먼저 떠난 장미가 나를 맞아줄 거예요. 어린 날 그때처럼 소꼽장난도 하고 풀각시놀이도 하자고....

-- 어찌 후회가 없을까? 이럴 줄 알았다면 참고 살 것을. 기어이 남들처럼 살아야 할 것을!

-- 슬퍼 마세요. 세상의 밑바닥을 기어도 나는 한바탕 권력을 누렸던걸요. 내 몸뚱이, 내 웃음, 내 사랑이 나의 권력이었지요. 절정의 기쁨은 삶의 노린내와 죽음의 공팡낼ㄹ 지우고 나를 올올이 살아 있게 만들었던걸요.

-- 허망하지 않은가? 찰나의 쾌락에 목숨을 걸다니!

-- 그 찰나가 내겐 영원이었어요. 몸과 몸이 섞일 때에만 느길 수 있었죠. 아무에게도 훼손당할 수 없는 나, 조롱당할 수 없는 나, 학대당할 수 없는 나,,,,,,,,,, 오직 나뿐인 나.  - 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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