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프로이트의 여동생
고체 스밀레프스키 지음, 문희경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어릴적 10대시절에 꿈과 심리학에 관심이 많이 있었다. 그래서 프로이트의 [ 꿈의 해석]이란 책을 사서 읽어보기도 했었고 심리학에 관심도 가졌지만 결국 관심으로 끝나버렸다.
그렇지만 정신분석학의 창시자로 프로이트에 늘 관심이 많았는데, 프로이트는 왜 누이들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저버렸을까? 출판사 소개문구를 보고 이책을 꼭 읽어보고 싶어졌다.
이 소설은 사실을 바탕으로 쓰여졌다.(4) 1938년 나치가 쳐들어온 사회적 배경이나 프로이트에겐 누이가 4명이 있었고, 망명하는 상황에서 키우는 강아지까지 데려가면서 같이 데려갈 가까운 사람들 명단에 4명의 누이의 이름이 없었다는 사실과 그후 누이들이 결국 어떻게 되었는지 사실을 두고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져서 한편의 소설이 되었다.
역사의 그늘속에서 사라졌던 프로이트의 누이들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왜 프로이트는 누이동생들을 데려가지 않았을까?
결국 프로이트의 여동생들 안나, 마리, 아돌피나, 파울리나는 강제수용소 가스실에서 생을 마감하는데 그 순간부터 아돌피나의 시선으로 어린시절부터 사랑과 광기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우리들에게 들려준다.
내 삶이 시작되는 순간에 사랑과 미움이 있었다.(48) 어린지설 유난히 병약했던 아돌피나는 가족들을 돌보며 일을 해야 하는 엄마의 커다란 짐이였고 고단함이 너무나 커질때 엄마는 그녀에게 ' 널 낳지 않았으면 좋았을 걸' 이라는 말을 내 뱉는다.
그말이 처음엔 엄마의 사랑에서 시작되었음을 알고는 있지만 아돌피나에게는 커다른 상처로 남게 되고 이후 엄마는 싸늘한 표정과 험한 말들 , 습관처럼 내 뱉는 말이 되어 버렸다. 이렇게 첫 기억에 보존된 고통은 엄마가 준 사랑과 미음이였다
유난히 다른 동생들보다도 아돌피나를 이뻐했던 프로이트는 아돌피나와 특별한 애정의 시간을 보내지만, 여동생과 오빠의 친밀한 관계가 끝나게 된 사건이 발생하면서 서먹한 사이가 되어 버렸고 더욱더 안으로 숨은 9살의 아돌피나는 슬픈 눈을 가진 무기력에 빠져있는 두살아래 라이너를 만나 서로의 상처로 인해 더욱더 가까워지며 애틋한 감정도 키우지만 이별을 맞는다.
그후 10대 후반의 아돌피나는 성적 표현은 자유로 가는 길이라고 이야기하고 행동하는 동갑의 구스타프 클림트도 만나게 되고 그의 누나인 클라라, 그리고 친구 사라를 통해 그 시대 여성들의 삶을 보여준다
특히 그시대 여성들에게 허락되지 않는 권리에 대해서 목소리 높혀 저항하고 운동하며 남자들과 동등한 권리를 챙취하게 위한 투쟁을 하던 클라라라는 강한 여성이 너무 멋져 보였고 이후 그녀의 무너짐과 안타까운 삶이 너무나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성인이 되어서 만난 라이너와의 사랑과 배신, 그 시대 여성으로써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을 수 밖에 없던 사건은 여성으로써의 크나큰 상처과 죄책감으로 정신병동으로 도피하게 만들었고..이렇게 아돌피나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특히 느껴지는 것이 그 시대 여성들의 삶이 참 가슴아프게 다가왔다
각 장이 시작될때마다 첫페이지 나와있는 뒤러 < 멜랑콜리아 > 동판화..
아돌피나의 큰 상실과 상처, 죄책감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던 7년의 시간안에 밑에 그림 뒤러[ 멜랑콜리아]의 동판화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부분이 있다.
어떻게 살고 무엇을 짓든 결국 완성되지 못한 채 헛되이 끝나고 말 삶을 의미하는 허무주의.. 판화에서 그늘 속에 파묻혀 흰자위를 반짝이며 얼굴에 떠오른 질문...살아야 하나? 죽어야 하나? 는 질문은 아돌피나에게 자신의 존재를 묻는 질문으로 다가온다.
프로이트는 여동생에게 어떤 오빠였을까?
프로이트는 아돌피나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책도 읽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며 좋은 모습의 오빠를 보여주었다. 다른 가족들에겐 잊혀진 존재였지만 프로이트는 아돌피나를 잊지않고 찾아주었다, 그런데 정말 필요하고 결정적인 순간엔 왜 동생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을까?
이책을 읽다가 몇번 훌쩍였다. 엄마에 대한 사랑과 학대, 오빠 지그문트에 대한 여러 감정들, 연인과의 사랑과 배신으로 인한 상처로 점철된 그녀의 삶을 보면서 가슴 아파 먹먹하기도 했었다.
또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이나 인간 무의식, 광기, 죽음,,등 심리학이나 철학적인 이야기도 많이 접하게 되어 강렬하고 감동적인 이야기와 철학적이고 사유적인 이야기를 함께 만나 볼수 있어서 참 좋았다.
모처럼 아주 깊이 있는 책을 읽었고, 왜 주제 사라마구 이후 가장 강렬한 작가의 유럽연합 문학상을 수상했는지 그 이유를 알것 같다.
아는 사람들에게 강력추천 해 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