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마지막으로 사람을 죽인 것은 벌써 25년 전, 아니 26년 전인가, 하여튼 그쯤의 일이다. (4) 로 시작하는 이 책은 시작부터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며 극중 화자는 1인칭 전직 연쇄살인자라는 것을 알게 된다.

예전 살인을 즐겨 할때는 자신이 느낀 희열과 인타까움, 다음에는 더 완벽한 살인을 위해 살인의 모든 과정과 느낌을 기록하는 일지를 썼다는 전직 연쇄살인범 김병수는 이제 칠십줄에 들어서 알츠하이머에 걸리면서 불확실한 기억을 보완하기 위해 일지와 녹음기를 몸에 지니고 있는 신세가 되었다.

한마디로 이책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의 일기(기록)쯤으로 봐도 될듯하다.

열여섯 살에 시작한 어쩔수 없었던 첫 살인부터 마지막 살인을 하던 해 마흔 다섯까지 ,,, 연쇄살인이라는 용어조차 생경하던 시절부터 시작된 살인은 지금 입양해 키우고 있는 스물여덟 살의 딸 은희 엄마를 마지막 제물로 끝이 났다.

그러나 최근 잇따라 여자 셋을 죽인 연쇄살인사건이 벌어지면서 혹시 나였을까? 자신의 알리바이를 짚어 보는 전직 연쇄살인마 김병수는 우연히 지프차를 박는 가벼운 접촉사고로 삼십대 초반의 박태주를 최근 일어나는 연쇄살인마로 알아보는데,,,

서로를 알아본 살인자들이라~~~ 동류는 서로 통하는 것일까?

집주변과 자신의 동정을 감시하는 눈길을 느끼고 놈이 은희를 노릴까 불안하기만 한 김병수,,,

은희가 살해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37)

책뒤쪽 해설부분에 문학평론가는 눈에 띄는 이책의 단점이 있다면 이 소설이 ' 너무' 잘 읽힌다는 것이라 ~~라고 말했다.

그렇다 이책은 정말 술술 잘 읽힌다..아주 간결하게 압축된 문장으로 쓰여있어서 속도감 있게 술술 잘 읽힌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렇게 간결한 문장일수 밖에 없는 것이 이책은 기본적으로 치매에 걸린 70대 노인의 일지이다,,

기억도 가물가물 어휘력도 떨어지고 얼른 기억이 남아있을때 기록을 해야 하니 간결하고 압축된 문장일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대숲이 있는 임야를 사들이고 그 아래 묻은 수많은 자신이 죽인 자들을 생각하며 아침이면 그곳으로 산책을 한다는 연쇄살인마는 섬뜩하기도 했지만 치매에 걸린 70세 노인이 딸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기억과 일지, 녹음된 목소리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도 했다.

새롭게 등장한 연쇄살인마로 이야기는 급물살을 타면서 속도감있게 진행되는 이야기는 ,,,미해결 사건을 아직도 조사하며 은희와 김병수를 쫓는 안형사, 박태주(살인범)를 사랑하게 된 딸 은희와 딸을 노리는 박태주로 부터 은희를 지켜낼수 있을까? 에 몰입해 있던 나에게,,,

마지막 몇페이지 남겨놓고 대혼란을 선사하시는 작가님~~~ㅎㅎ

반전이라면 반전일까? 애초에 치매라는데,,,ㅎㅎ 대혼란속에 의미심장한 말씀만을 남겨놓고 책은 마무리되고,,

270페이지의 나머지 40페이지 정도는 책에 대한 문학평론가의 해설이 되겠다.

해설을 읽으니 더 혼란스럽기도 하지만 아!! 역시 심도있게 다가가시는 구나~~ 하는 생각도,,

술술 잘 읽히지만 예사롭지 않은 문장들이 있어 단말기로 메모와 책갈피를 끼우면서 읽었던 책,,,

책중 전직살인마 김병수가 한말을 떠 올려본다.

과거 기억을 상실하면 내가 누구인지를 알 수 없게 되고 미래 기억을 못 하면 나는 영원히 현재에만 머무르게 된다. 과거와 미래가 없다면 현재는 무슨 의미일까.

무서운 건 악이 아니오. 시간이지. 아무도 그걸 이길 수가 없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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