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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혜영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몇년전 미나토 가나에의 데뷔작인 [ 고백 ]을 읽고 얼마나 충격에 빠졌었는지 모른다.
6개의 고백과 6개의 반전의 이야기는 나를 눈물로 시작되어 충격과 반전으로 마무리 하면서 완전 미나토 가나에의 팬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후 나에게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책을 읽어봐야할 리스트에 올라간 미나토 가나에의 신작이 나왔다.
게다가 ' 이 작품 이후 작가를 그만 두어도 좋다고 생각하고 쓴 소설이다." 라는 그녀의 말에 더 읽고 싶다는 생각이 더했다.
도대체 또 얼마나 충격적인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선사할지,,더군다나 제목이 [모성]이라니!
불이 나던 그날, 아무래도 딸을 구하지 말 걸 그랬습니다.
세상에! 어떤 엄마가 딸을 구하지 말 걸 그랬다는 말을 할 수가 있을까? 엄마라면 자식을 구하러 불 구덩이 속으로 뛰어 들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아니던가! 세상 그 어느것보다도 위대한 것이 엄마의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나로써는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는 말이다..아! 그녀는 또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 줄 것인지,,벌써부터 흥분되면서도 조금은 긴장된 마음으로 책장을 펼쳤다.
Y현 Y시 Y초 4층 다세대 주택에서 떨어진 것으로 보여진 17세 여고생의 기사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사고인지 자살인지 불분명한 이 사건을 두고 엄마는 "금지옥엽으로 소중하게 기른 딸이 이렇게 되다니 믿을 수 없다" 고 망설이지 않고 말한다. 그렇지만 "왜 그런가요" 라는 신부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못하는데,,
책의 진행은 엄마의 고백과 딸의 회상이 번갈아 가면서 같은 사건과 일상을 각각의 시각으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외할머니로부터 지극한 사랑을 받고 자란 엄마는 자신의 모든 일은 오직 엄마를 위해서 , 엄마를 기쁘게 해 드리고 싶어서 행동했고 결혼 또한 할지 말지 확신도 없었는데 엄마의 말 한마디에 결혼을 결심했고, 끊없는 엄마의 사랑과 관심, 격려로 가정을 이루고 자신도 딸을 낳아 엄마가 되었다.
딸을 낳은 그날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인 동시에 불행의 시작이였다고 말하는 엄마때문에 나는 책 읽으면서 좀 이해를 할수가 없었다,,자신이 그렇게 내리 사랑을 많이 받았다면 그 받은 사랑만큼 왜 딸에게 완전하게 되돌려 주지 못할까? 자신도 엄마가 되었으면서 아직도 자신의 엄마에게 끝없는 사랑을 여전히 갈구하고 외할머니에게 사랑받는 자신의 딸도 질투 할 정도이니,,,,
언제나 무한한 사랑으로 자신을 살펴주는 엄마가 있고, 무둑뚝하지만 가정적인 남편과 사랑스러운 딸,,나름 행복한 삶에
불행이 닥쳐왔다,, 태풍으로 뒷산이 무너져 흙더미가 집으로 밀어닥쳐 집이 무너져 장롱아래 깔려버린 자신의 엄마와 딸,,한명을 구해내면 남은 쪽으로 무게가 더 쏠려 무너질 상황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집안에 불까지 난 상황이다,,엄마는 자신의 엄마를 구할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딸을 구할 것인가?라는 선택의 순간을 맞이한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엄마, 자식은 또 낳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그녀는 엄마를 구할려고 하지만, 자신이 사는 것보다 내 생명이 미래로 이어지는 것이 더 기쁘다며 손녀를 구하라는 엄마의 말씀을 따라 결국 딸을 구하게 되는데,,이때부터 엄마와 딸의 관계는 어긋나기 시작한다.
집이 남김없이 불에 타버려 어쩔수 없이 시댁으로 들어가게 되고, 시댁에서의 삶은 한마디로 엄마에겐 자유시간이 전혀 없는 고된 시집살이였고 어린 딸은 그런 엄마가 안쓰럽고 그래서 엄마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어떻게 하면 기뻐하실까? 그런 생각에만 골몰하지만 엄마는 고달픈 생활로 인해 딸의 마음을 전혀 몰라주고 서로 어긋나기만 하는데,,,
책을 읽으면서 참으로 마음이 답답해져왔다. 태풍으로 인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니면 시댁으로 들어가지 않고 친정엄마가 살던 집으로 들어갔다면 어땠을까? 그 모진 시집살이 하며 고된 노동, 정작 신경써야할 딸아이에겐 사고난 날로부터 4년이 지난후에 손을 내미는 엄마,,,안타깝다.
후반으로 갈수록 자살할 정도까지의 사건이 궁금했는데 몇십페이지를 남겨두고 아버지의 비밀과 외할머니의 죽음에 얽힌 진상이 밝혀지면서 난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
역시 미나토 가나에엿다. 그냥저냥 마무리되면 그녀가 아니지,,,마지막 충격과 반전은 이책에도 있었다. 그리고 애초에 첫페이지에서 독자를 착각하게 만들었던 사건도,,,
이야기는 정말 훅~~읽힌다. 그리고 그녀의 책 답게 독자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여성이 자기가 낳은 자식을 보살피며 키워내려고 하는 어머니로써의 본능적인 성질이라는 모성이 우리는 그동안 너무 당연시 생각했던 것은 아닌지,,,
작가 미나토 가나에가 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이말이 아니였을까..
"아이를 낳은 여자가 전부 어머니가 되는 건 아니에요. 모성이란 게, 여자라면 누구나 갖게 태어나는 성질도 아니고 , 모성이 없어도 아이는 낳을 수 있으니까요. 아이가 태어나고 시간이 조금 흐른 후에 모성애가 싹트는 사람도 있을 게 분명하고요. 거꾸로 모성이 있으면서도 누군가의 딸이고 싶고, 보호를 받는 입장이고 싶은 마음이 강하면 무의식중에 자기 안의 모성을 배제하는 여성도 있어요." - 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