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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여신 백파선
이경희 지음 / 문이당 / 2013년 6월
평점 :

비슷한 시기에 조선 최초의 여자 사기장 백파선 이라는 인물을 다룬 두 소설을 동시에 읽었다.
한권은 지금 MBC 에서 방영중인 <불의 여신 정이>의 원작소설이고 두번째 읽은 책이 바로 [불의 여신 백파선] 이라는 이책이다.
불의 여신 정이가 일본의 아리타로 끌려가기전의 연산군과의 로맨스를 포함해 여성이 사기장이 되기까지의 꿈을 이루려는 정이의 열정과 사랑을 담은 이야기라면 이책 [불의 여신 백파선]은 백파선이 두 아이 홍기와 홍주, 남편 상근을 따라 임진왜란 직후 조선에서 일본의 아리타로 끌려간 다음 왜국에서 갖은 고초를 겪으면서 아리타의 은인, 수호신이 되어 추앙받기 까지의 이야기가 있었다.
거기서 로맨스를 살짝 가미해서 무사 다다오와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더해져 마지막 부분에선 가슴이 짠해져왔다.
두 소설의 차이점을 알고 읽는다면 각기 다른 매력으로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백파선의 후손으로 추정되는 현제를 살아가는 '나'가 남편과의 사별후 위자료를 받기 위해 시아버지가 욕심내는 보물인 막사발..그러니깐 400년전 백파선이 조선에서 가지고 간 진주의 흙으로 만든 세개의 막사발 중에서 그녀의 연인에게 준 막사발을 찾으러 아리타로 떠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야기는 400년전으로 넘어가 왜구의 압력으로 살고자 어쩔수 없는 남편 상근의 선택으로 가맛골 식구들을 이끌로 배를 타고 아리타로 떠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죽지 않기위한 선택이였고 시게마사 영주의 말을 믿고 선택한 왜로의 길이였지만 아리타에서의 생활은 애초 시게마사 영주와의 약속과 틀렸다.
가마 사람들은 서로 의지하지 않으면 굶어 죽거나 다다오의 칼에 죽거나 둘중 하나였다.
상근은 가마의 모든 일을 파선과 상의하고 결정했으며 파선이 직접 참여하지 못한 가마 일은 하나도 빼놓지 않고 설명해주며 파선에게 상당히 많이 의지를 했었다. 그것은 아마도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던 지병이 왜에서의 3년의 생활동안 건강은 점점 악화되어 자신의 죽음을 예감했었기때문인지도 모른다.
결국 남편 상근의 죽음으로 그녀는 이제 홍기 어미도 파선도 아닌 가맛골을 책임져야 하는 대장이면서 도공이 되었다.
남편 상근이 바다를 건너오면서까지 지고왔던 진주의 흙가마니 속에서 발견된 상근의 족보속엔 다섯장의 낡은 한지에 도자기를 만드는 비법이 있었고 파선은 그 속에 있는 신비한 흙과 유약과 불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새로운 도자기를 만드는 비밀을 알게 되었다.
한편 파선의 마음속에서 새롭게 피어나는 마음한켠,, 문득문득 다다오를 떠올리며 자신의 마음속에 죽은 상근보다 다다오가 더 크게 자리하게 된 것을 알게 되고 , 다다오 또한 영주를 위해 살아가야 하는 무사이지만 파선앞에선 한없이 따뜻해지고 부드러워지는 한 여자를 사랑하는 한 남자가 되고 만다.
결국 그녀의 재주가 독이였을까? 가맛골 사람들을 위한 파선의 선택과 한 여자를 끊없이 사랑하는 무사 다다오의 죽음을 초월한 사랑은 책을 덮으면서 마음이 짠해져 온다.
이 소설을 통해서 임진왜란 직후 왜로 끌려갔을 도공들의 삶을 엿보았고 마음이 많이 아팠다,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 고향을 기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들과 원숙어미가 안나가 되기까지의 사연을 가졌을 조선 여인들 ,그리고 백파선의 파란만장 한 삶의 일부도 볼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좀 아쉬웠던 점이라면 기록에 따르면 96세까지 왕성한 활동으로 명품 백자기를 만들었다던 백파선의 이야기가 짧은 소설 한권으로 급하게 마무리를 지어서 뒷 이야기가 궁금하게 다가온다는 점이다.
이책은 28살 정도까지의 이야기니 그 후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이 더운 여름날에도 책 읽기는 수훨했다. 군더더기 없는 짧고 간결한 문체와 절제된 감정 표현이 책장을 쉽게 넘길수 있게 했지만 그렇게 죽음을 초월할 정도의 다다오의 파선을 향한 사랑이 너무 절제되어 표현되어 독자로썬 좀더 애절하게 길게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이 책에 독자들의 아쉽다는 이야기가 많지만 난 재미있게 읽었고 나름 또 다른 백파선의 이야기만큼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