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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여신 정이 1 - MBC 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 원작 소설
권순규 지음 / 황금가지 / 2013년 6월
평점 :

[무사 백동수]의 권순규 작가가 이번에는 일본 도자기의 어머니로 추앙받는 조선 최초의 여성 사기장 백파선의 일대기를 다룬 소설책을 내 놓았다. 그동안 우리는 장금이를 통해서 궁중 수랏간 나인과 내의녀를 <이산>의 송연을 통해 도화원 다모로써의 궁중에서의 여인들의 삶을 엿보았었다.
이젠 분원(조선시대 사기제조장)에서 소경이 눈을 뜨는 것보다 여자가 사기장이 되는 것이 더욱더 불가하다는 상황에서 조선 최초 여자 사기장이 된 정이의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서 엿볼수 있었다.
어떻게 정이가 조선 최초의 여성 사기장이 될수 있었으며 또 일본 아리타의 은인이며 수호신이 되어 일본 도자기의 어머미로 추앙받는지 그 내력이 상당히 궁금하다.
지금 MBC 월화 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 >가 방영되고 있고 이 소설이 드라마의 원작 소설이라고 하니 내용은 같은지 ? 드라마보다 한발 앞서 정이의 이야기가 궁금하여 책을 먼저 읽었다

16세기 후반 조선, 선조는 이레가 넘도록 악몽에 시달려 무언가 불안하고 쉬이 잠을 청하지 못한다. 그때 변수 유을담의 봉족인 초선은 가마신의 요변에서 탄생한다는 신비의 색인 자색의 화병을 만들었으나, 한낱 봉족 그것도 여인에게서 자색이 태었다는 것과 완전한 자색이 아닌 반자색 화병이라는 점에서 분원이 온통 소란스럽다.
목을 죄어오는 악몽의 엄습과 여기에 국무의 거짓말에 집착하여 반자색 화병을 화근으로 생각하며 선조는 제물로 초선을 죽이라 명한다.
한편 수토감관의 자리를 두고 경합을 앞두고 있는 을담과 이강천은 오랜 지기였으나 서로 신념이 다른 인물이였다.
명품의 잔 하나의 가치가 전답 열 필에 이르는 위정자들의 주머니를 채워주는 화수분인 분원의 세계는 조정의 축소판이였다.
육대에 걸쳐 수토감관을 지닌 양반 자기명가의 후손인 이강천은 조정의 실세인 최충헌과 공빈마마의 줄을 타고 수토감관이 되어 부와 권력을 손에 쥐고자 하지만 을담은 부과 권력, 위정자들의 흥망성쇠에 관심이 없는 인물이다.
조정의 간신배들과 작당한 강천은 간괴로 수토감관의 자리를 차지하고 을담은 지금까지의 공을 참작해 삭탈관직되고 분원에서 내쳐지는데 그때 선조의 명으로 죽음을 목전에 둔 초선을 용가마 안에서 만나게 되고 강천의 아기를 낳은 초선으로 부터 정이를 받아 친딸로 키운다.
15년후, 선조가 목숨과 같이 귀이 여긴다는 조선의 안녕을 담은 그릇인 태조발원문자기가 파지 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이를 감쪽같이 복원되는 과정에 을담과 정이라 참여하면서 을담은 참형에 처할 위기에 놓이게 된다.
모든 걸 내던져서라도 아비를 살리려는 정이의 당찬모습에 선조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릇을 만들어 온다면 모든 죄를 사해 줄것이라고 명하고 이에 정이는 투박하나 어미와 아비의 사랑을 담은 자기를 손주 빚어 영리하고 영특함으로 아비를 살리게 되지만 자객으로 인해 결국 을담을 목숨을 잃게 된다.
처음 역사팩션소설이고 또 광해군과 정이 사이에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이야기에 도공으로써의 정이의 삶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이책속엔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다.
궁안에선 아홉 후궁사이에 열 세명의 왕자를 둔 선조, 죽은 공빈 슬하에 장남 임해군과 차남 광해군, 승선군을 세자에 책봉하려는 인빈세력의 무리와 열명의 왕자들이 후사를 두고 치열하게 벌어지는 암투와 사사건건 대립하고 싸우는 붕당정치의 서인과 동인 ,궁밖으로는 돌림병과 왜구의 습격과 약탈로 무고한 백성들의 목숨이 끊어지고 간신들의 부채질에 눈문 선조는 백성의 안위는 생각에도 없다.
선비 천명의 목숨을 앗아간 <기축사화>의 끝에 방황하던 광해가 2년만에 정이와 운명처럼 해후하게 되고 한번도 잊은 적 없는 정이에 대한 광해의 애틋한 마음은 피어난다.
방국한 명나라 사신는 교룡(전설속의 신수)의 껍질을 갈아 만들었다는 청자차완으로 선조를 우롱하고 이에 청자차완에 버금가는 차완을 만들어여 하는 정이의 앞날에 시련이 끊임없이 이어져 오는데,,,
드라마와 책의 내용은 80%만 일치하는것 같다,,책이 드라마 보다 훨씬 탄탄한 스토리의 개연성을 가지고 있었다.
정이는 명민하고 영리했으며 영특하고 아름다웠다. 여자는 사기장이 될수 없다는 아니되고 불가능한 꿈을 이루려는 정이를 적대시하고 비아냥과 냉대하는 부조리와 편견의 벽을 넘으려는 정이의 노력과 재능에 응원하며 책을 읽어내렸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정이의 수호천사임을 자처하는 태도오라버니와 정이를 향한 연심을 숨길수 없는 광해, 하나를 넘으면 또 다른 벽이 앞을 막는 정이의 도자기와 얽히 이야기가 참으로 재미있었다.
2권에서 도공으로써의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으면서 끝나는 이야기는 앞으로 이어질 정이의 이야기가 너무나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