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소년 1
이정명 지음 / 열림원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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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팩션 소설을 좋아하는 나에게 [바람의 화원], [뿌리깊은 나무 ]로 독자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은 이정명 작가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이다. 조선시대가 아닌 21세기의 탈북한 천재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어떤 이야기도 나를 매료시킬 것인지 기대를 하며 이책을 읽기시작했다.

뉴욕 퀸스 지역의 한 주택가에 북한 출신 망명자 스티븐 유가 총에 맞아 숨진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시체 주변에 피살자의 혈흔으로 쓴 데쓰 사인.. 복잡한 숫자들과 의문의 도형3개, 그리고 '나는 거짓말쟁이다'라는 하나의 문장...

정신을 잃은 채 살인 형장에서 현장에서 검거된 신원미상의 20대 초반의 용의자는 문신이 있는 몸에 총상과 여러개의 골절과 상처흔적이 가득했고 그의 배낭속의 위조된 9장의 여권과 항해 수첩한권, 낡은 노트 한권이 발견된다.

그는 누구일까? 22살의 안길모.. 정신연령이 여섯 살 정도의 자폐증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인 용의자는 인터폴의 수배자에 명단이 올라와 있는 국제 범죄자이며 테러리스트 용의자였다.

안길모는 상대방의 말을 곧이곧대로 알아 듣거나 거짓말을 하지 못하는 아스퍼거 환자로 오직 수로 세상을 읽고 세상과 사람들과 소통하는 아이,,그런 길모가 국제 범죄자이며 이제는 살인용의자로 CIA 조사를 받고 있다, 과연 그가 범인일까?

이책 2권의 책은 길모가 CIA의 조사를 받는 7일 동안 길모와 같은 방식으로 수를 통해 생각할수 있는 병감 담당 간호사 안젤라를 통해 왜 길모가 그 살해현장에 용의자로 있게 되었는지 안길모의 현제와 과거시점을 오가면서 그간 10년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람들이 바보라고 부르는 아이, 타인의 마음을 받아 들이지 못하고 타인과 관계를 맺지 못하고 머릿속에 돌아다니는 숫자와 수식들로 놀며 수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길모는 수학천재였다. 인민학교도 다니지 못하던 길모를 그 천재성으로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피아드>에 출전하고자 평양 제1 중학생이 되면서 본격적인 길모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최초의 친구 재하와 함께한 시간속에서 1968년 북한에 나포된 정찰선 푸에블로호의 노획물 속에서 찾아낸 나이트 미처씨의 항해수첩을 본인에게 전해주겠다는 의지도 다져보지만 지하 기독교란 것이 발각된 아버지로 인해 정치범과 불온분자들을 수용하는 교화소로 아버지와 함께 오게 되면서 재하와는 영영 이별하게 된다.

길모의 수학천재성을 발견한 수용소에 만난 강씨 아저씨와 그의 딸 영애와 친해지면서 수와 그들만의 언어로 교감을 나누게 되지만, 아버지의 죽음, 강씨 아저씨의 죽음으로 ' 과오를 저지른 당사자가 죽으면 다른 가족들은 교화소를 나갈수 있다는' 원칙에 따라 영애는 수용소를 떠나 길모의 곁을 떠나게 된다. 길모의 천재성이 발목을 잡아 수용소를 떠나지 못한 길모는 " 영애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가서 영애를 보살피겠다"는 아저씨와의 약속을 떠올리고 아저씨가 남긴 비밀장부를 영애에게 배달하기 위해 수용소를 탈출하는데,,,



"난 배달부예요. 난 죽음을 배달해야 하고, 나이트 미처 씨의 항해일지를 달해야 하고, 그리고 또 영애에게 아저씨의 장부를 전해야 해요 ." (1권 181)

이후 북한의 정치범에서 상하이 최고조직의 수장의 여인으로, 마카오 프리마 호텔의 클럽의 가수로, 서울에선 위장 탈북 여간첩이였다가 미국으로 간 불법이민자에서 골든투자은행의 수석 펀드매니저의 정부였다가 마지막으로 한 남자의 아내까지 된 영애의 행적을 추적해 따라가면서 길모 또한 꽃제비, 중국 최대폭력 조직 '맹룡회' 행동대원 혐의, 기업형 마약조직인 쿤룬기업의 자금 관리와 돈세탁에 관여한 혐의, 카지노 사기도박과 불법도박 살인사건 용의자, 수억대의 거액 사기 범죄와 스파이 혐의, 멕시코 불법입국자, 스시 레스토랑의 초밥 요리사에서 마지막 길모가 붙잡힌 스티브 유 살인용자에 이르기까지 ~ 연길, 상하이, 마카오, 한국, 멕시코, 뉴욕, 스위스 베른에 이르기까지 지난 10년간 길모가 거쳐온 길들, 행해온 일들을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1권이 가난, 끊없는 굼주림과 배고품, 가족들까지 의심하고 밀고하는 공산주의 체제를 비판했다면 2권은 총과 칼보다 무서운 돈이 지배하는 자본주의의 비정함과 부폐로 가득한 세상을 보여준다.



길모에게 영애는 배은망덕하고 교활하고 악했지만 영애의 고통과 외로움 , 천진함을 아는 길모는 한여자를 10년간이나 놓치 않고 추적해 따라가며 그녀를 돕고 구하면서 그녀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었다.

시체옆의 데쓰 사인,,, " 나는 거짓말쟁이다" 라는 문장은 참이든 거짓이든 항상 모순된 결과를 낳는 패러독스임을 독자들에게 들려줌으로써 길모가 한 말이 모두 사실일까? 거짓말일까?라는 의문을 제시하며 이전 길모가 한말 "중요한 것은 사실이냐 아니냐가 아니예요. 그것이 사실이라고 믿는 것이죠." (2권P184) 로 혼란과 작은 반전을 선사하지만 이후 속시원하게 모든 해답을 들려주어서 속이 시원하기도 했다
역시 기대되로 길모의 이야기에 몰입되어 책에 빠져들어 시간을 보냈다. 내가 몰랐던 북한의 암담한 현실과 그 끝없는 배고품이 너무 가슴았고 길모의 친구 날치의 죽음에 눈물도 흘렸다.

비록 책속의 이야기지만 길모와 영애가 이제는 그렇게 바라던 자유속에서 행복하기를 바란다,

이책은 한마디로 마법이, 기적이 존재한다고 믿는 순수한 영혼의 천재 소년이 운명에 절망하는 대신 마법과 기적을 만들어 가며 운명에 승리한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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