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사랑 - 김하인 장편소설
김하인 지음 / 북인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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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대 지고지순한 순수한 사랑으로 많은 여심을 울렸던 [ 국화꽃 향기]의 작가 김하인의 신감성소설이 나왔다니 아니 읽어볼수가 없다.

게다가 순수 서정소설로 많은 사랑을 받은 작가가 언제고 때가 되면 깨끗한 성애소설을 써보고 싶었다는 고백과 함께 이책의 줄거리인 2대의 남자는 40대 중반의 한 여자를 미치도록 사랑하고, 그런 남자를 그 여자의 딸이 오랫토록 애절하고 간절하게 사모해 온 ,,남자, 여자 그리고 그 딸의 세 가지 사랑이야기라고 하니 얼마나 쇼킹한가?

책을 읽기전 내가 가진 상식과 정도의 선에서 19살의 나이차이는 또 그렇다치고 딸이 가슴 절절히 사랑하는 남자를 그 엄마가 사랑한다니~~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이며 3사람 모두에게 얼마나 가혹한 현실인지,,,,처음에는 이렇게 시작한 책읽기가 책장을 다 덮고 났을때는 참으로 먹먹하다..

 

남편의 사업실패후 내연의 여자의 경제력에 안주하며 이혼을 요구하는 남편과 이혼한 혜연(46살)은 혼자가 되어 홀아버지와 두 아이를 키워온지 10년째 되는 싱글맘이다. 지금은 군청의 계약직 행정보조직으로 일하고 있지만 나이는 점점 들어가고 여자 혼자서 맞서야 하는 세상과 삶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함으로 하루하루 별수 없다는 심정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이런 그녀에겐 지난 2년간 하루도 빠짐 없이 아침과 저녁에 전화로 안부를 물어오고 경제적인 부분도 간간히 챙겨주며 위로해 주는 내연의 남자, 2년동안 간헐적으로 만나온 유부남 박현식이라는 남자가 있어 그동안 위로를 받아오고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부모의 이혼으로 침울해 하고 제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딸이 처음으로 많이 좋아하는 남자라고 소개시킨 남자 김승모(27살) 는 혜연에게 가슴절절한 사랑을 고백해 온다.

이제 겨우 나이 스물 일곱의 청년이 엄마뻘 되는 마흔여섯인 여자를 사랑한다니,,그것도 미친듯이,,처음 책을 읽을때.. 말이돼? 이 남자에게 무슨 트라우마가 있는 것은 아닐까? 세상에 존재하는 상식과 정도라는 선에서 볼때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의 사랑이 좀처럼 이해되지는 못할듯하다,,게다가 그 남자 누가 봐도 키크고 잘생긴 외모에 성격도 진중해서 주변 모든 이쁘고 어린 여자들에게 열렬한 구애를 한껏 받는 남자가 말이다,,,

그런데 책을 읽으내려 가고 그 남자의 절절한 가슴의 고백 부분을 읽을때는 ,,이 남자 진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나는 당신에 관해 쉼 없이 혼자 이런저런 많은 생각을 합니다. 많은 장면을 떠올려봅니다. 예컨데 나없이.....,말입니다. 당신이란 여자가 훗날, 나중에, 나 없이 혼자서 쓸쓸하게 늙어가는 것까지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면......네, 이 가슴이.....내 가슴이 정말 미어질 정도로 아픕니다. 나도 왜 이렇게까지나 당신을 사랑하는지, 사랑하게 돼버렸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P126)

 

거부했지만 결국 승모의 사랑을 받아들인 혜연은 세상사람들 모르게 둘만의 사랑을 키워가게되고 승모를 만나 몸을 나누면서 자기 나이를 점차 잊어가는 혜연은 일상에 지쳐 그동안 잊어버리고 살았던 자신이 여자로 되돌아간 느낌을 가진다.

세상에 비밀은 없듯 모텔을 드나들던 승모와 혜연은 그 장면을 딸에게 들켜버리고 자신이 얼마나 승모를 좋아하는지 잘아는 엄마가 자기딸이 좋아하는 남자와 어떻게 그럴수가 있는지 딸은 심한 배신과 분노의 감정을 느낀다.

 

3/2 까지는 승모와 혜연의 입장에서 그려져서 인지 점점 그들을 이해하는 마음을 가졌는데 뒤늦게 딸의 감정이 소개되고 내 마음이 딸의 마음이 되다보니 정말 그 관계가 너무 가슴아프게 다가왔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우울하고 침울했던 딸에게 삶과 방향과 살아가는 목적이 되어버린 7년간의 그 가슴 절절하고 애절한 승모를 향한 사랑이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이 소개한 엄마로 인해서 깨어져 버린 상황,,

시간과 관계의 엇갈림 속에서 혜연에게 버려진 박현식의 상처 또한 결코 작은 것이 아니였고 , 무엇보다 그 딸 인영의 마음은 정말 가슴아프게 다가왔다.

순수(승모)와 열정(혜연) 그리고 분노(인영).. 세 가지 사랑이 모두 상처받지 않고 보상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듯...

처음에 책을 읽을때 승모와 혜연의 10년뒤 20년뒤의 그들의 관계가 상상 되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책을 덮고 난뒤에는 그들의 10년뒤 20년뒤의 이야기가 상상되어진다,,,혜연이 늙고 이쁘지 않아도 아마도 승모는 그런 혜연의 곁에서 여전이 이쁘고 젊다고 말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순수 서정소설에서 벗어난 파격적인 이야기는 읽는 내내 상당히 성애스럽고 쇼킹했지만 세 사람의 각자의 그 절절한 마음만은 순수하고 열정적이였다고 말하고 싶다.

한번 잡자마자 빠져들어서 순식간에 읽어내려간 가독성 있는 이야기였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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