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정체성 - 경복궁에서 세종과 함께 찾는
박석희 외 지음 / 미다스북스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검소하나 누추하지 않게, 화려하나 사치하지 말라!"

부산에 살고 있는 나는 아직 경복궁을 구경해보지 못했다. 티비 1박 2일을 통해서 유홍준 박사가 1박2일 맴버들과 함께 견학한 경복궁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경험했고 또 책을 통해서 조금 아는 정도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책은 여느 궁궐안내서와는 달리 내가 경복궁을 조선의 법궁으로 자리매김하고 수많은 창조물을 탄생시킨 세종대왕이 되어 600년전 임금 세종의 시각으로 경복궁의 주인이 되어 둘러보면서 조선의 정체성과 역사를 재구성해 보는 책이였다.

내가 역사를 좋아해서 인지 한마디로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였다.

 

경복궁은 조선의 정체성을 간직한 곳이다.

경복궁을 만든 사람을 태조 이성계였지만 경복궁이 법궁다워진 것은 세종이 즉위한 이후부터이다.

세종이후 문종과 단종 무렵까지는 경복궁이 법궁의 면모를 유지했지만 세조이후 창덕궁 쪽이 임금들의 주된 거주지가 되었고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이 불타 사라져버렸다. 고중을 대신해 섭정했던 흥선대원군이 임진왜란으로 소실된지 무려 273년년 만에 경복궁을 중창해서 3년 3개월만에 경복궁이 복원이 되었었지만 그후 다시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홍례문과 행각의 벽을 헐어내 조선총독부 청사를 짓는다고 일대를 철거하는 등으로 결국 겨우 10분의 1 정도만 남은 형상의 조선의 심장부인것이다 .. 이런 역사를 통해서 소실되어져간 우리문화를 접할때마다 너무 가슴아프다,,그나마 현재 경복궁 복원공사를 하고 있지만..

조선왕조 전체를 통틀어 경복궁이 사용된 짧은 시간속에서 가장 빛났던 시기는 역시 세종이 경복궁 속에는 수많은 신하들과 한민족의 역사 이래 가장 많은 창조를 했던 시기가 아닐런지,,,그래서 이책은 한글이 탄생한 이곳 경복궁에서 세종대왕과 학자들이 한글을 만들어내기까지의 이야기가 담긴 곳과,왕족들의 내밀한 일화도 소개하고 거기에 얽인 사연들도 궁궐건물과 함께 소개하고 있어서 훨씬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아주 작은 일화를 소개하자면 세종대왕은 육식을 좋아해 고기반찬이 빠지지 않았고 운동부족과 편식으로 비만과 다양한 질병에 시달렸단다,,그래서 스님처럼 먹는 채식다이어트에 도전해 보기도 했으나 신하들이 몰려와 다시 육식을 하기를 권했다고 하니 어쩌면 내가 추측하건데 세종대왕이 다이어트로 짜증을 많이 냈을듯,,,,ㅋㅋ 그러니깐 신하들이 몰려와 다시 육식하라고 권하지 ~~~~

암튼 또 음식이야기가 나오니 '대장금'이 활동했던 조선 최고의 주방인 <소주방>이 떠오르는데 소주방은 2011년 10월에 복원공사에 들어가 2014년에 그 모습을 볼수가 있단다.. 어서 복원되어 훗날 경복궁 견학할때 꼭 소주방 보고 싶다.

이책의 첫이야기는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 동상부터 광화문을 향해 천천히 접근하는 것이 경복궁 첫인상을제대로 만날수 있는 답사코스부터 시작된다. 광화문 주작은 경복궁의 남쪽을 지키는 수호신이며, 궁궐의 뒤를 지키는 신무문의 후현무, 궁궐의 우측을 지키는 영추문의 우백호, 궁궐의 좌측을 지키는 건춘문의 좌청룡의 수호신 석축부터 자연질서에 순응하고 문무를 모두 숭상하는 정치를 펴야 한다는 유교적 이상주의를 표방한 경복궁의 설계, 궁궐건물 배치나 건물의 명칭등 경복궁 속의 엄숙하고 위엄있는 건물설계와 미의식,음양오행과 풍수개념, 민본사상과 유머까지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기하학적 구도속에 근정전, 사정전, 강년전까지의 3조 공간은 좌우대칭을 추구하고 교태전에서 변화를 시도하여 집현전과 경회루 공간에서 대칭을 깨면서 원칙을 지키되 변화와 융통성을 살린 창의적 사고를 발휘한 궁궐의 내부 구조와 또하나 너무 재미있는 점은 엄숙하고 위엄있는 공간속에서 곳곳에서 파격적으로 숨어있는 경복궁 디자인에서 발휘되어 있는 유머감각이다,, 혀를 빼물고 있는 금천교 부근의 천록석상, 근정전 월대 모서리 멍엣돌의 서수 두마리와 목에 메달린 새끼 서수 등등 알면 알수록 재미있고 멋진 공간일수 없다

책을 보면서 이책의 원래 취지대로 '내가 세종이다' 라는 생각으로 경복궁의 건축물의 모양, 궁궐 곳곳의 문양과 디자인을 눈과 마음에 담으면서 책을 보았다.

조선의 수도가 지금의 위치로 정해진 이유? 경복궁 건물이 그리 크지 않게 작게 지은 멋진 이유? 한반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창조자 세종대왕의 철학, 고뇌가 섞인 일화 등등 읽을 거리가 너무 많고 유익해서 즐겁게 읽은 책이였다.

이다음에 이책을 들고 경복궁이 많이 복원이 되면 부산에서 KTX를 타고 올라가 꼭꼭 견학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