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괴담 : 두 번째 아이는 사라진다 ㅣ 문학동네 청소년 13
방미진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7월
평점 :
여름철 나의 독서량은 많이 줄어든다. 찌는듯한 더위에 엄청난 두께를 차지하는 책이나 심각한 내용의 책은 읽기가 두렵다.
책읽기가 두려운 계절이지만 이담때 읽지않고 그냥 지나치면 섭섭한 책이 바로 이런 괴담류 소설이다.
제목부터 떡하니 [괴담] 이고 두 번째 아이는 사라진다,,,라니,,,흠~~ 어떤류의 괴담일지 상당히 궁금하다.
이책의 괴담류 종류를 굳이 따지자면 학교괴담 정도가 될듯하다,,,누구나 자신이 다닌 학교에 따른 전설,비화,괴담 정도는 하나씩 알고 있을 듯한데.. 지금 생각해도 웃기는 내가 알고 있는 우리학교 괴담은 밤이 되면 신사임당 동상이 움직인다라던지,,,학교터가 원래 공동묘지 터라서 비가 오면 이상한 울음소리나 들린다,,라는 정도였는데 이책속에도 어김없이 학교 뒷편에 있는 연못에 전해져 내려오는 괴담이 있다. 문제는 그 괴담이 단순한 괴담이 아니라는 것인데,,,,
이른 시간 급하게 언덕길을 올라 학교로 가는 소녀는 얼마뒤 그 문제의 괴담속의 연못 위로 시체가 되어 떠오른다.
그 소녀는 성악을 전공하기를 원하는 합창반 서인주,,,서인주는 어디 하나 예븐 구석이라고는 없는 못생긴 여학생이였다.
그러나 온 몸이 떨릴 정도로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는 부드러움과 힘이 어우러진 목소리의 독특한 음색, 그리고 무대를 장악하는 힘,,인주는 노래를 부를때면 전혀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는 아이였으며, 심지어 못생겼던 얼굴마저 정말 예뻐보였던 그런 아이였다.
인주는 정말 자살을 했던것일까? 아니면 누군가 일부러 떠민 건 아니었을까? 최초로 목격하고 신고를 한 사람은 누구일까?
인주의 죽음으로 인해서 연못을 둘러싼 괴담들의 소문은 더 떠돌고 그속에 주인공들은 항상 인주와 삼총사로 다니던 같은 합창반의 연두와 지연이다.
연못 위에서 형제가 사진을 찍으면 둘째가 사라진다,
연못 위에서 일 등과 이 등이 사진을 찍으면 이 등이 사라진다.
연못 위에서 첫 번째 아이와 두 번째 아이가 사진을 찍히면 두 번째 아이가 사라진다,,, - P 40
3총사로 같이 다니긴 했지만 연두와 지연은 일부러 상처주고 싶어서 인주의 외모를 애기하며 키득거리곤 하면서 둘이서 인주를 따돌리며 놀이는 식으로 함께한 그런 사이였다.
그러면서도 인주의 노래에 감동하면서도 질투하며 미워한 사이인 그들은 인주의 죽음에도 슬퍼하는 기색없이 무덤덤하다.
특히 지연은 아이들 사이에서 인주를 죽였다는 소문에 이어 별 괴소문이 다 돌고 있는데, 연두가 보기에 지연은 인주가 죽은 뒤부터 서서히 망가지고 있다.
질투와 경쟁의 묘한 3총사 사이에 본격적으로 서로를 질투하고 미워하게 만든 계기는 <휴먼 다큐 프로그램>으로 정규방송에다 시청률도 상당히 높았고, 그 방송에 출연했던 여고생은 일약 스타덤에 올라서 부와 인기를 차지했다.
그 프로가 이 학교에서 주인공이 될 학생으로 인주,연두,지연 중에서 다음주인공이 나올 상황에서 서인주의 죽음으로써 경쟁자가 줄긴 했지만 오히려 더 큰 긴장감과 경쟁으로 연두와 지연에게 찾아왔다.
친한척 하지만 속으로는 질투와 시기 미음으로 가득한 친구, 남자 하나에 여자 둘이라는 '트리플'의 야릇한 연인 관계를 즐기는 보영,미래, 치한...제자를 이상할 정도로 미워하고 질투하는 음악선생님, 좋아하는 여학생을 몰래 훔쳐보는 스토커, 천재라는 타이틀이 가진 독특한 그림세계를 가진 유한, 언니를 질투하는 동생, 동생이 걸림돌이라고 생각하는 언니, 자식에게 맹목적인 투자와 자신의 욕망을 풀 매개체라 생각하는 부모들,,,책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평범한것 같지만 그 행동들과 생각들은 그릇된 욕망으로 가득차서 두렵기까지 하다.
" 괴담이란 그 괴담이 필요로 하는 아이에게 찾아와 마치 귀신처럼. 살아 움직이는 거야. 그렇게 주인공이 될 아이의 귀에 슬며시 흘러드는 거지, 지금처럼 말이야." - 179
사람은 누구나 주목받는 생, 첫번째가 되길 바란다. ,
이 책을 보다보면 그런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낳는지 보여주는것 같다.
요즘 넘쳐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특히 10대 청소년들이 주인공인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를 볼때면 어린나이에 1등이 되지못하는 상실김과 패배감, 지나친 경쟁으로 시기와 질투심,,,이런 지나친 갈망과 욕심이 사람을 무섭게 만들고 잔인하게 만드는 원인인것 같다.
첫번째가 되기위해 친구가 죽고 형제가 죽어도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고 모두 덤덤하다,,
친구를 잃은 슬픔보다 경쟁자가 없어진 안도감,,형제가 사라져도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 할수 있다는 안도감이 먼저인.. 섬뜩하면서도 씁쓸한 이야기가 이책속에 있다.
더운 여름날 한번에 뚝딱 읽을 수 있는 책이였지만 괴담의 공포스런 상황보다 읽고 난후에 씁쓸함의 여운이 많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