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하는 벽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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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인이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에 선정된 [태백산맥]의 작가 조정래의  [ 외면하는 벽]을 이번에 읽어보게 되었다.
[외면하는 벽]은 1977년부터 1979년까지 조정래 작가가 문예지에 발표한 8개 작품을 수록한 것으로 1970년대 말 우리 부모세대들의 힘들었던 삶을 보여주는 듯 하여 읽는 내내 70년대 말의 상황을 상상하면서 읽어가면서 안타깝고 답답하고 찹찹한 마음으로 이책을 읽었다.
1970년대 말이라고 하면은 유신의 정치적인 탄압은 가혹해져 평범한 사람들도 사상범으로 잡혀 들어가 반병신이나 죽어서 돌아온다던지

, 또 급속한 근대화가 만들어낸 소통의 단절과 서로를 버리고 외면하며 몰인정한 세상으로 변해가는 사회상등 급속하게 변해가는 세상이였다.
조정재 작가는 이책을 통해서 그런  시대와 사회에 대한 비판적 인식과 예리한 시선으로 자본주의적 근대화의 허구성에 대한 비판과 유신 체제에 대한 비판, 그리고 밑바닥 민중들의 아픔을 예리하게 파헤쳐 고발하는듯 하다.
비둘기/ 우리들의 흔적/ 진화론/ 한, 그 그늘의 자리/ 마술의 손/ 외면하는 벽/ 미운 오리 새끼/ 두 개의 얼굴 ....이렇게 총 8개의 단편이다.

1년전 새벽녘에 서너 명의 비바리코트 사내들에게  사상범으로 붙들린 순간부터 어딘지 모를 곳에서 심문을 받고 법정에 출두하고, 여러곳의 감방이 바뀌어가면서 세 차례의 되풀이 된 무기징역의 판결의 결과로 결국 백골섬이라고 불리우는 섬 전체가 바위투성이의 섬으로 오게 된다. 돌덩어리 속에 들어가 있는 감방, 창문도 없는 지하 바위덩어리속에 갇혀 버린 갈데 없는 무덤같은 감방에 유일한 빛은 복도 벽의 호롱볼이다. 밤과 낮이 없는 석굴속에서 시간을 견디다 못해 미치게 만들고 , 미치다 못해 스스로 죽어가게 만드는 감방속에서도 버리지 않았던 희망을 잃지 않았던 자의 절망을 다룬 <비둘기>는 그 시대가 빚어낸 아픔이였고 책 읽는 내내 참 씁쓸하고 마지막은 가슴아팠다.


 입사 5년차의 지각 한번 없었던 모범사원 미스 김은 평범한 생김새, 무던한 성격으로 낙천적인 성격은 아니였지만 그렇다고 비관적인 성격은 더군다나 아니였는데 미스김은 전화도 없이 결근하는 날 ,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자살을 했단다.
같이 일한 사무실 동료들은 알다가도 모를 일로 마치 거짓말 같은 일로 다가온다,,돌이켜보면 같이 일단 직장생활 몇년이지만 미스김과는 단 한순간도 사람이 정이 담긴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 그렇게 살아오면서도 다들 어색함도 불편함도 없이 당연시 되는 생활들,..
미스김이 왜 자살을 했을까? 관심도 새로운 직원이 오면 사라질 며칠만의 궁금증일뿐인<우리들의 흔적>과 급속한 근대화로 도시의 상징화로 막지어지기 시작한 아파트,,벽 하나를 사이에 놓고 위아래, 양 옆으로 사람들이 사는 아파트라는 공간속에서 초상이 났다.
이웃 노부부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들려오는 할머니의 슬픈 곡소리, 시체를 이고 잠을 자고 , 밤을 먹을 수 없다는 이웃들의 강력한 항의에 곡소리도 입을 막으며 눈믈 삼키고 하루만에 상을 치르게 되는 우리전통의 장례문화가 붕괴되는 시기를 그린 작품인 이책의 제목과 같은 <외면하는 벽> 은 근대화가 초래한 의사소통의 단절과 서로를 외면하며 몰인정하게 변해가는 세상을 보는듯해 씁쓸했다.


아버지는 전쟁터에 나가고 엄마와 여동생 셋과 피난가다 폭격맞고 나만 살아 고아원 원생이되었으나 입양된 덕에 착실하게 성장해 의사가 된 태섭과 고아원에서 굶주린 동생을 먹이겠다는 일념으로 묵인된 성적행위의 고통의 결말이 현재엔 임신 6개월의 첩이 된 경희의 모습을 보여주는 <한, 그 그늘의 자리>,,70년대 미군기지촌의 소위 '튀기'라고 불리워졌던 혼혈아들의  고민과 갈등을 다룬 밑바닥 민중에 대한 깊은 관심이 녹아있는 < 미운 오리 새끼>등등 단편들을 읽으면서 어느 한편 가슴답답하고 아프지 않은 글이 없었다.
그 당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 겪었을 서로가 서로를 버리고 외면한 우리들의 삶,,

지금 3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우리는 어떠한가?에 대해서 책을 읽으면서 많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시간은 흘렀고 좀더 살 만한 세상은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 우리' 보다는 '내,또는 나'의 생각이 깊어져 서로 서로를 버리고 외면하는 몰인정한 세상은 어쩌면 더 짙어지지 않았을까?
사회가 발전 할수록 더 깊이 발생하는 문제들인만큼 우리 모두 이 책을 읽어보면서 우리는 인간다운 대접을 받으며 인간답게 잘 살고 있는지? 살만한 세상인지? 우리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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