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무사리 숲의 느긋한 나날
미우라 시온 지음, 오세웅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요시모토 바나나 이후 가장 참신한 작가로 불리는 미우라 시온의 전작 [고구레 빌라 연애 소동]을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다.
성에 관한 이야기를 심각하지 않게 너무나 유쾌하게 풀어가면서 평범하지 않은 독특하고 재미있는 그들만의 이야기에 작가의 독특함과 참신한글솜씨에 반해 버려서 이번 책 {가무사리 숲의 느긋한 나날]도 작가 이름만으로도 읽고 싶게 만들었다.
이야기 소재 또한 독특하다. 임업이라니!~ 도시 청년이 시골마을로 들어가 임업을 하면서 겪는 좌충우돌 시골 적응기라니~~아! 신선해라.
NHK 라디오 드라마 방송 화제작이였고, 2010년 시점대상 후보작이라는 타이틀만 봐도 마구마구 읽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다.
이 책 첫장을 펼쳐 읽으면서 나는 풋!~~하면서 빵 터졌다. 아!~ 정겹기도 하지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된 유키(19세)는 엄마의 계략과 담임 선생님의 추천으로 반강제적으로 집에서 쫓겨나서 가무사리 마을로 일하러 오게 된다. 정부에서 보조금을 내주는 '녹색 고용'제도에 자신도 모르게 접수 되어 입원연수생으로 가혹한 임업 현장에 와있다.
생각해보라!~~피끓는 19살의 남자아이가 휴대폰도 터지지 않고 수십채의 집이 띄엄띄엄 떨어져 있는 인구 100명정도의 산으로 둘러싸인 작은 부락마을에 오게 된다면 과연 탈출하지 않고 견딜수 있을까? 거기다 주민 대부분은 60세이상이다.
물론 유키군도 기회를 틈타 세 번 정도 탈출을 시도했지만 그때마다 잡혀 다시 끌려왔고, 한시라도 빨리 도망치고 싶지만 기차역이 너무 멀다.ㅋㅋ
유키는 요키의 집( 그의 아내 미키, 할머니 시게,그리고 강아지 노키)에서 기거하면서 산과 나무, 그리고 산마을 사람들과 함께 임업을 배우기 시작한다.
요키, 나카무라 사장, 사부로 할아버지, 이와오 아저씨와 한조를 이루면서 나무를 키우는 임업을 하면서 겪게 되는 여러가지 일들과 또 마을과 사람들사이에서 벌어지는 아기자기 한 사건과 미스테리한 사건을 겪게 된다.
나는 임업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나무는 사람의 손보다는 그저 산이, 자연이 그냥 키워주는 일이 더 많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책을 읽으면서 한그루의 나무가 키워지는 일이 정말 보통 일이 아니며 정성과 위험 일색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유키가 가무사리 마을에 처음 왔을때는 겨울이였는데 겨울철의 눈털기 작업( 눈을 털어내 가지가 똑바로 서도록 고정하는 작업), 방풍림작업(나무타고 올라가 쓸모없는 가지치기), 묘목심기, 땅고르기, 모두베기(어떤 지역에 자라는 나무를 한꺼번에 모두 베어버리는 작업), 말아내기 작업, 솎아베기, 잡초베기 등등 각 계절마다 매일매일 엄청 힘들고 손이 많이 가는 위험한 일의 일색이였다.
봄이 되어 날마다 초록을 더해가는 산 그리고 강 수면이 시골 나름의 풍부한 정취를 맛볼수 있게 해준다면은 엄청나게 날리는 꽃가루때문에 꽃가루 알러지도 몸져 누울 정도이고 기온과 습도가 오르는 여름의 산은 위험 일색이며 거기다 산진드기와 나무그늘과 계곡 근처의 어둠침침한 곳의 거머리등 산속 생활은 도시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더불어유키를 힘들게 하는 골치거리도 상당히 많았다.
처음엔 엄마와 담임선생님의 덫에 걸려 가무사리 까지 왔을뿐 나한텐 임업은 맞지않는다, 별로 하고 싶지 않다라고 생각하며 도망칠 궁리를 하던 유키는 가무사리 마을에서 보낸 1년을 보내면서 가무사리 마을에 살게 되어서 오히려 잘 됐다고 생각하게 된다. 일만의 후회도 없다.
왜냐하면 시골 나름의 계절에 따른 풍부한 정취와 마을 사람들의 소박하고 정감넘치는 따뜻한 마음들, 그리고 각각 개성 넘치는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그저 따뜻하기만 하다.
거기다 마을의 다양한 축제와 산신의 존재, 그리고 상당한 미스테리한 사건들을 겪으면서 아직은 어리다고 생각될 도시 청년 유키의 마음과 몸의 성장이 참으로 보기좋다.
한마디 참으로 따뜻하고 아기자기하고 유쾌하고 마음을 편안하고 해주는 소설같다.
앞서 내가 첫장 부터 풋!터져버린 이유는 가무사리 마을 사람들이 사용하는 가무사리 사투리때문이다.
말끝에'나'를 붙여 -나아나아-를 그들은 늘 즐겨 사용했는데 이를테면 우리나라 전라도 사투리의 -거시기-와 비슷하다고나 할까?
- 천천히 하자, 혹은 한가로이- 정도의 늬앙스라는데 '오늘 진짜 나아나아해' , ' 진짜 나아하지?' 이렇게 나아나아를 즐겨 사용하는 사투리가 정말 정겹게 다가오면서 소박한 생활과 개성 있는 캐릭터들에게 빠져버려 어릴적 시골에 살았던 기억이 새삼 떠오르면서 시종일관 유쾌하게 미소지으면서 읽고만 소설이다.
미우라 시온 그만의 맛깔나는 재미있는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