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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홀 - 도시를 삼키는 거대한 구멍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1년 7월
평점 :
이재익의 [ 압구정 소년들]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었다.(http://blog.naver.com/sophie307/130098604909)
그후로 그의 작품이 관심이 가서 <미스터 문라이트>도 전자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는데 역시 내 스타일라서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이번소설은 좀더 색다른 소재로 한국 최초의 블록버스터 재난소설이라고 하니 관심이 마구 생긴다
현재 -두시탈출 컬투쇼- 라디오PD이면서도 꾸준하게 책도 쓰고 영화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한 그의 소설적 상상력으로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이번 책도 기대하면서 읽었다,..자 그럼 이 책속으로 고고~~
시저스 타워는 지상 123층, 지하 7층의 초고층 빌딩이었다. 사업부지 30만평에 총공사비 2조 3천억원이 든 이 건물을 환경주의자들은 '한국의 바벨탑'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시저스 타워의 개장식 카운트 다운이 막 끝나는 순간, 하늘이 무너졌다. 땅이 꺼졌다. 정확히 자정이 막 지나는 순간 굉음이 들리고 땅이 울렸다. 땅이 꺼지고 562미터의 123층의 건물이 구멍속으로 사라졌다.
한마디로 무려 1000미터 깊이의 서울 한복판이 꺼져버리면서 함께 시저스 타워를 삼켜버린것이다,,물론 그 건물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말이다..이것이 가능한 일일까? 이것이 바로 싱크홀이다
싱크홀: 지하 암석이 용해되거나 기존의 동굴이 붕괴되면서 땅이 꺼지는 현상을 말한다.
그렇다면 싱크홀은 석회암 지역에서 생기는데 왜 편마암 일대의 반포일대에서 이런일이 발생했을까?최근 몇년사이에 도시 집적화현상으로 석회암 지역이 아닌곳에서도 싱크홀이 발생했으며 또 시저스 타워의 엄청난 크기와 무게로 지반이 구조물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서 내려 앉은 경우다.
땅속으로 꺼져버린 시저스 타워속에는 각각의 사연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있다,,어떤이는 누군가의 사랑하는 사람이며 ,소중한 딸,아들이였으면 또 부모였을것이다. 그리고 그 수많은 사람중에는 범죄자도 섞여 있었다.
정치권에는 구조 작업을 놓고 갑론을박이 치열했고 언론에서는 자극적인 소재로 관심을 모으는데 혈안이 되어있었는데 며칠이 지나도 지지부진한 구조작업에 한 산악인이 인터뷰를 통한 절규가 들린다
" 매 순간 딸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딸아이가 아빠를 부르고 있습니다.천 미터 땅 밑에서요. 이대로 아이를 잃는다면 저는 평생 제 자신도, 이 나라도 용서하지 못합니다. 저는 내려가야 합니다. 꼭 내려가야 합니다." - 240
그 산악인의 이름은 혁,,그는 젊은시절 등반동호회에서 아내를 만나 어린 나이에 아이의 아빠가 되었고. 평생 산을 타다보니 가정생활에 소홀하고 아이와 아내를 돌보지 못했다. 그러다가 작년 함께 산을 탄지 10년.. 헤아리기 힘든 위협과 고난을 함께 이겨낸 형제보다 더 형제 같은 사이인 처남인 영준을 낭가파르바트 절벽에서 죽음으로 보낸뒤 아내와는 떨어져지내며 은둔자 생활을 했다. 그런 그의 딸과 아내가 바로 그 시저스 타워 주차장에 갇혀있다,,그는 내려가야 한다.
혁과 함께 3인의 구조대의 또 한명인 정형외과의사 33세의 동호..이 건물은 그의 어머니의 것이며, 우연히 반복되어 운명이 된 서민주(플로리스트)와 막 시작하는 사랑을 갖은 그에게 지하 1층에 있는 그녀를 구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 구조대원 산악인 소희.. 단 한번도 밖으로 마음을 내 보인 적 없지만 혁을 향한 깊어만 가는 사랑,,그가 가니 나도 가야 한다.. 과연 이들은 사랑하는 이들을 구할수 있을까?
재난은 또한 평소에 감추어진 인간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주는 계기가 되는것일까? 시저스 타워속의 수많은 사람들속의 범죄자는 상상속에서나 그리던 무질서와 파멸의 세계의 한복판에서 짜릿한 흥분을 느끼며 더욱더 잔인해지고 , 차마 사람이 할수 없는 잔인한 행동에 참으로 씁쓸했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존쟁받는 인격자들도 그런 위기의 순간에는 이기적이고 비겁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 또 언제나 그렇듯 뜻밖의 인물들이 먼저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고, 영웅적인 행동을 하기도 하는데,, 책을 읽으면서 나는 그 상황이 된다면 어떻게 대처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책을 읽는 내내 동호가 정말 멋지게 보였다,,엄청난 재벌의 유일한 상속자이면서도 자신만의 신념으로 생활하고 또 이제 막 시작한 연인을 위해서 평범한 의사가 붕괴직전의 1000미터 깊이의 암흑속으로 내려갈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어쩌면 소설속이나 가능한 인물일수도 있지만 나는 믿고싶다,,분명 그런 멋진 사람이 있을거라고 ㅎㅎ
책을 들고 읽자마자 쉽고 재미있게 읽게되는 이재익만의 글솜씨에 순식간에 한권을 뚝딱 읽었다
한마디로 <싱크홀>은 건물 붕괴라는 대재난 모티브를 통해 다양한 인간군상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다양한 사랑과 위기의 순간에 발하는 희생정신도 보여주면서 삶과 죽음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자본에 대한 인간의 탐욕에 자연의 경고를 보았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