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시간 사계절 1318 문고 61
지크프리트 렌츠 지음, 박종대 옮김 / 사계절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그녀가 죽었다. 순간, 우리 두 사람을 둘러싼 모든 시간이 입을 다물었다.

 

고등학교 13학년 19살의 남학생과 아름다운 미모의 영어 선생님의 사랑이라,,이 정도의 조건은 그동안 숱하게 보아왔던 드라마 속에서나 영화속에서 많이 보아왔던 소재이다.
그런데 이 책 <침묵의 시간>은 책을 읽고 난 지금,,,여태 내가 보았던 그렇고 그런 사제시간의 사랑과는 좀더 다른 느낌을 주었다.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나 또한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그리고 너와 내가 왜 이루어질수 없는지,,왜 안되는지,,,이런 이야기들이 한번 쯤 나올만도 하고 대체로 그렇게 진행되건만 이 책에는 각각 서로의 입을 통해서 그런 이야기를 하지는 않는다,
왜? 왜냐구? 왜냐하면은 사제기간의 들켜서도 발설해서도 안되는 금단의 사랑의 절정에 다다랐을때 불의의 사고로 그녀가 죽었기때문이다.
이 책은 바로 선생님을 사랑한 19세의 남학생이 강당에서 슈텔라 선생님의 추모식이 진행되는 중 그녀에 대한 회상과 추모식의 현실을 오가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그러니깐 그 남학생의 입을 통해서 그들의 사랑을 들을 수가 있는데, 순수하고 애절하고 절절하기까지 한 사랑이야기를 참으로 차분하고 절제된 감정표현으로 그려 나가고 있다.
어쩌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침묵 속에 머물로 지켜져야 할지 모릅니다. (153)

 

발트해 연안의 한 작은 도시,,그해 여름..마을 축제..햇살이 내리쬐는 해변,, 수영,,요트 ,,그녀와의 추억들은 가득하다.
그녀는 누구나 반할 정도의 아름다운 외모에 고운 마음씨와 유머러스한 면을 갖추었고, 순박함과 고집스러움도 동시에 지녔으며, 사랑스럽고 인자한 미소에 학생들을 진정 이해해주는 그런 여인이였다.
나이어린 제자를 사랑하게 된 선생님의 복잡한 마음속의 갈등은 우리들은 잘 알지 못한다,,그녀의 관점에서 써지지 않았으니 오직 어린 남학생이 추억을 더듬어 그녀를 ,,그들의 사랑을 추억하면서 적은 글이므로,,,그러나 미루어 짐작하건데,,그녀는 정말 마음의 갈등을 많이 겪었으리라,,
선생님과의 미래를 꿈꾸며 앞으로 다가올 앞날을 상상하고 있던 학생에게 뜻밖의 사고로 사랑하는 이를 잃었을때 그는 오직 혼자서 몰래  눈물을 흘리고 침묵할수 밖에 없었으리라..
그렇게 둘만의 순수하고 애절한 사랑은 침묵으로 지켜야  할 둘만의 비밀스러운 영역으로 남게 될것이다.


'순간 , 나는 깨달았다.
저기 떠나는 꽃들이 내 젊음의 영원한 비극으로 기억되는 동시에 상실의 아픔을 보듬는 크나큰 위안이 되리라는 것을...( 148)

 

격렬한 문체로 사랑을 표현하지도 않았고 오고가는 대화들속에서도 그렇게 강렬하지 않다
지크프리트 렌츠의 점잖고 담담한 문체로 그려진 책속에서 어린 소년의 담담하고 슬픔이 베어난 애틋한 사랑과 사랑의 상처와 상실감에 대해서 이야기 듣고 있노라면 어느새 나에게도 잔잔하게 그 아픔이 다가온다
누구나 가슴속에 묻어 놓은 사랑하나는 있을 것이다,,
그 사랑이 어떻게 시작이 되었던 또 어떻게 끝이 났던 간에,,우리를 진정 행복하게 만들었던 그 순간, 걷잡을 수 없이 격렬한 감정에  빠져 있던 그 순간들,,
나는 이 책이 다시금 우리들 각자의 묻어 두었던 아름답고 순수했던 과거의 그 사랑의 이야기 속으로 이끌어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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